주도酒道에도 단段이 있다--뉘라서 이 술잔 마다하리--술 시리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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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시인은 생전에 시인으로서 명성 못지 않게 호주가(豪酒家)
였던 탓에 술에 관한 명성도 자자했던 분이다. 시인의 종택(宗宅)은 370년을
내려오는 명문가로 지조있는 선비정신이 있다.
이것은 재물財과 인재人와 문장文을 남에게서 절대 빌리지 않는
다는 삼불차(三不借 ) 정신이다. 오늘은 조지훈 명문가의 이야기가
가 아니니까 다시 술이야기로 돌아가자.
흔히들 바둑에는 9단을 입신(入神)의 경지라고 한다 술에도 단이
있다면 술 9단의 경지가 그러할 진데 조지훈 시인은 주도유단(酒
道有段)이란 글에서 "주도에도 급이 있고 단이 있다"며 술을 마신
연륜이나 주력(酒力), 주력(酒歷)-- 같이 마신 친구들 ,또는 마시게
된 동기나 기회, 술 버릇등을 감안해서 9급에서 9단까지 18단계
로 나눴다.
9급:부주(不酒)라 하여 술을 아주 못 마시지는 않으나 잘 안 마시는사람을.
8급은 외주(畏酒)라 하여 술을 마시긴 마시나 겁을 내는 사람을.
7급은 민주(憫酒)라하여 술을 마실줄도 알고 겁을 내지도 않으나
취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을.
6급은 은주(隱酒)라 하여 술을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으며
취할줄도 알지만 돈이 아까워 잘 안 마시는 사람을.
5급은 상주(商酒)라 하여 술을 좋아하면서도 무슨 잇속이 있을
때만 마시는 사람을.
4급은 색주(色酒)라 하여 성생활을 즐기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을.
3급은 수주(睡酒)라 하여 잠이 오질 않아 술을 마시는 사람을.
2급은 반주(飯酒)라 하여 식욕을 돋구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1급은 학주(學酒)라 하여 술의 참다운 경지를 배우려는 사람을 일컫는다.
9급에서 2급까지는 술을 억지로 마시거나 목적을 위해서 마시는 단계로
소위 말하는 "술꾼"의 단계는 아니라고 했다. 1급인 학주(學酒)의 단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술꾼"에 입문을 할 수 있고 초단부터는 칭호가 내려진다.
초단을 주도(酒徒)라 하며 술에 서서히 취미가 붙게된 사람을.
2단을 주객(酒客)--퇴근무렵이 되면 술 친구를 기다리는 사람.
3단을 주호(酒豪)--술을 탐하는 사람을.
4단을 주광(酒狂)--2차 3차로 이어지며 상대방이 달아날 때까지
폭주하는 泳汰 일컫는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술꾼"의 모습이다. 이 이상으로 올라가면 술꾼의 경지를 벗어나 술이 몸을 먹든 몸이 술을 먹든 개의치 않고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고수(高手)라고 할 수 있다.
5단을 주선(酒仙)이라 하며 점심때도 마시고 저녁때도 마시는 그야말로 시 도 때도 없는 사람을.
6단을 주현(酒賢)이라 하며 술을 아끼고 마시는 사람간의 정을
아끼는 사람을.
7단을 주성(酒聖)이라 하며 술을 마셔도 그만이요 안 마셔도 그만인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사람을.
8단을 주종(酒宗)이라 하며 술을 보고 즐거워는 하되 이미 마실
수 없는 사람을.
마지막으로 9단은 술로 말미암아 다른 세상으로 떠나게 된 사람으로 "열반주 (涅槃酒)"란 칭호를 붙여준다.----9단이상은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니므로 품격을 매길 수가 없는 것이다.
조지훈 시인이 논한 주도(酒道)의 품격(品格)이 그렇다면 땡초 회장님(?)부터 시다바리(?)인 못난 박사(?)까지 우리 산정님들은 어느 경지에나 와 있을까??
<술시리즈를 1탄부터 재미로 옮겨 봅니다.재미로 읽어 주이소....ㅋㅋ>
참고자료:1.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조용헌 푸른역사.2002.)
2.뉘라서 이 술잔 마다하리(文酒會김암기外 한결미디어.2002.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