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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130 Gunship의 아프간 폭격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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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게임'인가 실전인가?
폭격속에 사라지는 살아있는 흰 점들
AC-130 Gunship의 아프간 폭격 장면


























































제목

AC-130 Gunship의 아프간 공격 장면(07' 24")
적외선 카메라에 잡힌 목표물을 향해 비행기가 조용히 접근한다. 승무원들의 은밀한 교신이 이어지고 얼마 후 지상의 움직임을 확인한 Gunship은 불을 토해내며 지상의 모든 생명체를 초토화 시킨다.

해설

평온한 밤, 지상의 한 목표물을 항해 비행기가 조용히 접근한다.

“정사각형 건물과 북서쪽의 직사각형 건물이 보이는가?”
“정사각형 건물과 북서쪽의 직사각형 건물이 보인다”

두 건물의 지붕을 선회하는 승무원들은 은밀한 교신을 추가로 주고받는다.

“사원은 공격하지 말라”
“무엇이 사원인가”
“직사각형 건물이 사원이다”

한편 지상은 깊은 잠에 빠진 듯 사람들과 차량들의 움직임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 순간 차량 한 대가 조용히 운행을 시작한다.

“사원 동남쪽으로 차량 한 대가 움직인다”
“아직 공격하지 말고 움직임을 주시하라”
“로저”

이어 차량이 멈추고 차에서 내린 한 사람이 다른 이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나눈다.

“장전됐다”
“공격을 허가한다”

공격 명령이 떨어진 후 잠시 침묵이 흐르고, 어느 순간 차량 바로 옆으로 몇 차례에 걸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다. 그리고 이어지는 승무원이 교신.

“잡았다”

지난 아프가니스탄 전에서 미군의 실전상황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국내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져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그 참혹한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ac130a.jpg

Lockheed AC-130A "Spectre" Gunship의 모습


제목 : AC-130 Gunship Targeting video, Afghanistan> <제작일 : 2002년 12월 6일> <만든 이 : Curt>

이 짧막한 정보가 지금까지 확인된 이 영상에 대한 정보다.

미 공군의 AC-130 Gunship 비행기가 야간을 이용, 아프가니스탄의 알 카에다 진지를 공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영상은 조종사들간에 이뤄지는 생생한 현장음이 담겨있어 놀라움을 주지만 특히 미군의 목표물에 대한 실제 폭격 장면과 무엇보다도 움직이는 모든 물체를 끝까지 추격, 포격을 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폭격을 받은 지상의 사람들은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황급히 달아나다 결국 미 공군기의 폭격에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짐으로써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평화 네트워크의 김치관 간사는 “미국은 걸프전 이후로 대개 크루즈 미사일이나 스텔스 전폭기를 통해 레이더망과 방공망을 파괴한 뒤 이후 전투기 공격에 이어 지상군이 투입되는 일정한 작전 패턴을 보여 왔다”며 이번 이라크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AC-130 Gunship의 경우 상공에서 적진의 남은 잔여병력에게 포사격을 가함으로써 지상군의 진입로를 확보하는 하늘의 포병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한 뒤 “영상에 드러난 형태로 봤을 때 AC-130의 실제 작전장면이 맞을 가능성이 크다” 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대개 이러한 영상은 미 국방부의 엄격한 통제로 관리되지만 때로는 성공적인 작전수행의 홍보차원에서 일부가 제한적으로 공개되기도 한다”며 영상의 진위와 관련해 사실쪽에 무게를 두었다. 하지만 이 영상이 아프가니스탄 전에 대한 것인지는 판단을 유보했다.

영상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자문을 얻기 위해 찾은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의 이용 기장은 “일단 승무원들의 교신이 전문화된 암구어가 아니라 공격의 목표물을 찾고 이를 확인하는 일반적인 대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교신 내용에 대해 보다 진전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는 기장이 있다”며 현재 한국 민간항공조종사협회에서 국제협력이사로 있는 정인재 기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미 공군사관학교 졸업후 7년간 미 공군에서 근무한 정인재 기장은 걸프전에도 참전해 공중급유기를 조종한 독특한 이력의 기장이다. 이후 군을 제대해 대한항공으로 직장을 옮긴 뒤 지난 조종사 파업에서 강제 해직되어 지금은 복직투쟁중이기도 하다.

영상을 살펴본 정 기장은 “AC-130기의 실전 장면임을 의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그 근거로 “미 공군에서 105mm 포를 흔히 ‘Haucher’라고 부른다. 교신 내용에서 이를 언급하는 것을 봐서도 그렇고 고공에서 오랜 시간을 선회하며 지상으로 포격을 가하는 상황을 봐서도 그렇고 AC-130이 확실하다”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현장이 아프가니스탄 전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선 “M.O.S.Q.U.E, ‘머스크’라고 승무원들이 교신을 주고 받는다. 이는 이슬람 사원을 가리킨다” 라면서 “초반엔 사원은 공격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후 ‘모든 것을 초토화하라’라는 교신을 주고받는다”며 아프간 실전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아프가니스탄 역시 회교국가임을 감안한다면 이슬람 사원에 대한 승무원들의 언급은 폭격 대상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고 이는 무엇보다 애초 영상을 제작한 ‘Curt’ 라는 인물이 제목 말미에 ‘Afghanistan’이란 제목을 입힌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에서 앞서 밝힌 AC-130기종의 야간 폭격작전을 담은 아프가니스탄 전의 한 장면이라는 추정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그는 이어 “AC-130은 주로 야간에 작전을 수행한다. 화면을 봐선 이미 제공권이 확실하게 구축된 상황이고 고도는 1,000ft(300m)내외로 보인다”며 공격 상황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내린 뒤 “이 비행기 위로는 일반적으로 ‘Cap’이라고 해서 전투기가 경계 비행을 한다”며 화면에선 드러나지 않는 작전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작전상황이 선명하게 확인이 됨에도 불구하고 ‘Drop the flare!’라며 조명탄을 던지라는 교신은 다소 의외이고 또한 도망가는 사람을 잡는데 포격까지 가하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혀를 찼다.

이와 관련해선 9.11테러에 대한 보복조치로 단행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테러의 배후로 드러난 탈레반 정권과 오사마 빈 라덴, 그리고 알 카에다 조직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영상에서 드러난 참혹한 공격은 미국의 입장을 충실히 따랐다고 볼 수 밖에 없었다.

한편 비행시뮬레이션 게임 프로그램을 전문으로 하는 <에이스알파> 사이트의 한 관계자는 “현재 게임 프로그램들은 실전에 가까운 기능들과 사실적인 화면을 갖춘 많은 제품들이 나와 있다”면서 “특히 팰콘 게임의 경우 적외선 화면으로 처리한 전투장면도 매우 사실적이어서 매니아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영상과 관련해선 “이건 실전으로 보인다”고 밝힌 뒤 그 이유로 “우선 교신내용이 기존 게임에선 들을 수 없는 내용이다. 교신 유틸리티가 많이 나와있지만 이 것과 비교했을 땐 장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람들의 움직임과 폭발장면의 화염 등 역시 기존 게임에선 아직 표현할 수 없는 장면이다”라며 역시 실전 영상임을 주장했다.

불명확함의 두터운 껍질에 싸여 인터넷을 떠돌던 영상은 관계 전문가들의 증언으로 조금은 진실의 속살을 드러냈지만 이를 확실하게 규명하는 방법은 역시 미 펜타곤이 직접 나서서 확인하는 길 밖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것은 현재로선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더욱 확인하기 어려운 점은 처참하게 죽어간 지상의 이름 모를 생명들이다. 흰 점으로 나타나 포탄의 밝은 화염속에서 어두운 점으로 변해버린 그들에 대해선 확인해 줄 사람도, 그럴 방법도 없다는 점에서 참혹함과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한편 정인재 기장은 이번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90년 걸프전 참전당시는 정당성이란 것을 의심해보지도 않았다. 교포사회가 그렇듯이 보수적 성격에 따라 공화당을 지지하는 입장이 많고 84년 공사 졸업식 때 레이건 대통령이 참석한 점에 대한 내 나름의 자부심도 컸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생활과 대한항공 근무, 그리고 지난 조종사 파업에 참여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어다고 밝힌 뒤 “미국의 이른바 군산복합체는 어린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다양하고 활발한 견학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나 자신도 어릴 적 록히드 사의 엔진 제조공장에 견학을 갔었고 그들은 때로는 부품도 기념으로 나눠주면서 환심을 산다”면서 “군산복합체의 이런 시도가 이라크 전에 대한 미국민들의 비판적 판단에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며 미국민들의 이라크 전에 대한 지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실제 부시 대통령의 지난 18일(한국시간) 생방송 담화를 통한 사실상의 이라크 선전포고 발표가 있은 뒤 미국민들의 전쟁 지지도는 90%에 달했다는 보도를 보면 정 기장이 제기한 구조적인 정서 문제도 일정부분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또 다른 보도에 따르면 지난 90년 걸프전과 비교해 미국은 이번 이라크 공격에 10배에 이르는 폭탄을 쏟아 부을 것이 예상된다고 한다. 전 세계의 반전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지만 부시 미 대통령은 전쟁 의지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 수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해 보이는 이번 전쟁의 비극은 나름의 상상을 통해 짐작할 수 있지만 이 영상은 결론적으로 그 상상을 보다 현실화시킨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전쟁의 참혹함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

김정훈 PD bielsko@ohmy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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