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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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엽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
스물 아홉살의 짧은 생을 살다간 천재 시인
시는 그의 목마름이며 또한 샘물이었다.
단 한권의 유고 시집 밖에쓰지 못했지만,
현대 시를 나눌 때 기형도 전과 기형도 후로 나눌 만큼
그는 현대 시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죽어서도 시를 쓰고 죽어서도 시집을 내는 그는, 지금
저 빈집을 향해 어디쯤 가고 있을까!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엽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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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아홉살의 짧은 생을 살다간 천재 시인
시는 그의 목마름이며 또한 샘물이었다.
단 한권의 유고 시집 밖에쓰지 못했지만,
현대 시를 나눌 때 기형도 전과 기형도 후로 나눌 만큼
그는 현대 시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죽어서도 시를 쓰고 죽어서도 시집을 내는 그는, 지금
저 빈집을 향해 어디쯤 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