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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의 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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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인 봄.

봄 나라입니다.

여기 저기 가지가지에 꽃잎들이 웃음처럼 피어납니다.

뿌리 쪽 안간힘 보이지 않고 고운 웃음 평화로이 보여줍니다.

저 작고 여린 존재들도 제시간에 참 열심입니다.

꽃이 피기까지 삼백예순날 기다린

찬란한 슬픔의 봄을 그들은 그렇게 보여줍니다.

고마운 그들을 찾아 함께 봄을 앓아봅니다.

일단 이렇게라도 봄을 느끼고 나면

이제 겨울은 한동안 찾아오지 않습니다.

경제성과 효율성으로 따져보아 엉성한 삶이란 것에서

그나마 마음에 드는 것은

첫째 모든 것은 어쨌든 지나간다는 것,

둘째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것.

: 마음이 바빠집니다.

좋은 목수는 대패질을 하는 시간보다

그 날을 가는 데 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다 하는데,

정작 나 자신은 대패질에만 열심이지는 아니었는지…….

반성도 해 봅니다.

여기 놓인 이 자리에서

조금 더 열심히 참고 견디며 준비하여야 하겠습니다.

어쩌면 인생 전체의 시간이 대팻날을 가는 시간이 될지 몰라도…….

사소하고 보잘것없는 일일지라도

준비해야만 최선을 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삼백예순날 기다리고 준비하여

잠깐 피었다 지는 꽃잎들이 주는 말들입니다.

그리고 사랑해야겠습니다.

그 꽃잎이 찬란한 봄빛에 녹아 사라지듯,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 내 주변의 모든 것들…….

그 사라질 것을 상상하면

안타깝도록 모든 게 사랑스럽습니다.

: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의 오월.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

겨우내 묵어 두었던 마음들

봄 청소로 비워놓으시고,

그 빈 가운데 다시 사랑으로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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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님의 댓글

지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지난주 베란다 청소를 하다말고 앞산을 한참이나 바라보았었습니다~*서원효님의 글처럼 인내의 안간힘 쓴 보람으로 그렇게도 신비로운 연두빛 새싹들로 아름다운 숲을 만들고있지 뭐여요~*근래 대장님의 멘트중에서 **자연에 동화된 사람**이란 말씀이 생각납니다.굿이 자연뿐만이 아니라 순간 순간을 오롯한 마음으로 진실히 맞이하고 느낄줄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사랑이 넘치고 가득하리라 믿습니다^^그 어디라도 어느것에라도 동화된다는건 어쩌면 천진난만 아이의 마음처럼^^순수하고 밝고 맑은 마음일테죠^^그래서 또 더불어 아름다이 향기전해지구요~*느낌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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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눈 부시도록  찬란한 봄날 입니다,
장산이 선명하게 조망되고,
나무 가지에는 연녹의 잎 이샘솟고 꽃이 피어나는
이 화려한 봄은 우리에게 지나가면 두번다시 돌아오지 않겠지요.
이봄을 만끽하는 의미있는 나날 이 시길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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