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드는 지리산 반달곰… 날 따뜻해 겨울잠 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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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 탓에 지리산 반달곰들이 겨울잠을 못 이루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반달가슴곰팀은 2002년 겨울에는 12월 중순 동면에 들어갔던 방사곰 장군이가 예년보다 한달 늦은 최근까지도 겨울잠을 자지 않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땅을 파고 보호시설을 탈출한 반돌이 역시 최근 이동경로 추적 결과 동면하지 않고 계속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달가슴곰팀은 추적 중인 반돌이가 최근 경남 하동쪽 지리산 자락에 동면굴을 마련해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섣불리 접근했다가는 반돌이가 동면굴을 잃고 헤매다 굶주리거나 민가에 피해를 줄 것을 우려해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까지 두고보기로 했다. 반달곰들이 이렇게 한겨울에도 활동하는 이유는 올 겨울이 유난히 따뜻하기 때문이다. 지리산 일대에는 눈이 거의 쌓이지 않아 곰들이 아직까지 어렵지 않게 먹이를 구할 수 있다.
반달곰의 먹을거리인 도토리가 올해 지리산엔 유난히 많이 떨어져 있기도 하다. 반달가슴곰팀은 봄까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 반돌이와 장군이가 '겨울잠 없는 겨울'을 보내게 될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반달가슴곰팀 관계자는 "동면하지 않더라도 영양분만 충분히 섭취하면 곰의 건강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