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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되고 싶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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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다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자 다인 이름으로 검색
댓글 5건 조회 6,291회 작성일 2006-07-06 13:10:59

본문

1955년 12월 8일,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성잡지 엘르(Elle)의 편집장이며
준수한 외모와 화술로 프랑스 사교계를 풍미하던
43세의 장 도미니크 보비가 뇌졸증으로 쓰러졌습니다.

3주 후,
그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전신마비가 된 상태에서
유일하게 왼쪽 눈꺼풀만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그는 눈 깜박임 신호로 알파벳을 지정해 글 을 썼습니다.
때로는 한 문장 쓰는데 꼬박 하룻밤을 샜습니다.

그런식으로 대필자인 클로드 망디빌에게 20만번 이상 눈을 깜박여
15개월 만에 쓴 책이 "잠수복과 나비"입니다.

책 출간 8일 후,
그는 심장마비로 그토록 꿈꾸던 나비가 되었습니다.

그는 서문에 썼습니다.
"흘러내리는 침을 삼킬 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
*
*

어제 경주실버타운에 계시는 엄마한테 다녀 왔습니다.
우리엄마........
실버타운에 계십니다.

엄마와 같은 방에 계시는 할머니께 인사를 합니다.
"할머니 많이 이뻐지셨어요."
'그렇나? 살이 좀 빠졌나? 하시면서 웃으신다.
"네, 할머니"
또 말씀하신다.
"오늘 부터 기저귀을 하지 않아."하신다
그러면서
"얼마나 좋은지 날아 갈 것 같다"고 하신다.
얼마나 좋은지...
그 마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노쇠로 인한 불편함들을 다 잊으시고
얼마동안 하고 계시던 기저귀 착용을 하시지 않은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시는 할머니..

그 할머니의 말씀을 생각 하면서
장 도미니크 보비가 생각나 몇 자 적습니다.

할머니들 이지만 참 고우십니다.
비록 그들의 의지대로 되어지지 않아
밥알을 흘리고
국물을 흘리시지만
조신하게 식사하시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늙고 병들어
모습은 초라하고 보잘것 없으시지만

그 마음 속에는
아직 여자가 있고
소녀다움이 있습니다.

아직 수줍음이 있습니다.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가끔
인생의 허무와
세월의 무상함에 서글플때도 있지만
곧 그런 마음은 사라집니다.
이대로 좋으니까요.

한 생명으로 태어나
이제 그 생명 다 소진하고
다음 세상을 기다린다는 것은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죽음이 없다면 견딜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삶의 마감이 없다면
이 순간이 아름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니고
오늘 이 순간이 참으로 소중한 순간입니다.

엄마와 할머니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날에는
늘 다짐합니다.

정신이 맑을 때
내 스스로의 의지대로 죽음을 맞고 싶다고..

흐린날...
엄마한테 다녀온날...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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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래치님의 댓글

매래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힘 있고 건강하다고
자만에 빠지고, 그러는 것이 우리의 모습인 듯 합니다.
시건 없을 때는 부모가 왜 우리에겐 이렇게 밖에 못하나 하지만
세월이 지나
오히려 부모님이 존경스러워 집니다.
자신의 삶은 다를 것 같지만
세상의 이치가 자연이라
우리의 미래의 모습은 지금의 부모님의 모습인 것을
~
.
.
즐거운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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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람님의 댓글

산사람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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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찬탱자님의 댓글

당찬탱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음악도 글도 너무 젖어오네요 비가 와서 집도 젖엇는데

너무 적셔오네요

무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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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님의 댓글

화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많은걸 생각하게 하는 아침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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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우리도 언젠가는 할머님처럼 부모처럼 그렇게 가겠지요,

구르몽의 시 귀절이 생각 나는군요,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 되려니.....

유한한 우리의 삶
오늘 지금 의미 있고 즐겁고 행복한 나날이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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