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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오른 설악(귀떼기~12선녀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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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오른 설악(귀떼기~12선녀탕)



그리운 산

“설악”이란 말을 듣게 되면 옛 고향을 생각하듯 그리움이 밀려온다.

희미한 헤드램프에 비치는 길과 언뜻언뜻 비치는 잎사귀들
새벽의 특유한 향기

긴장감이 서려있는 사람들의 체취와 숲이 숨쉬는 체취가 썩인듯한 묘한 향의 느낌이다.

이곳은 어디로 가나 돌길이 많고 작은 발로 셀 수 없이 움직여야 한다.

이곳은 시간의 개념이 다르다.

3시간 하면 웬만한 산은 60~70%는 지났다고 생각하지만 워밍업단계이다.

다리가 아파도 되돌아 가질 않는 이상은 올라온 시간보다 두 배 세배이상은 걸어야 한다.

어떤 때는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주다가
또 어떤 때는 주위는 보이질 않고 힘들게 바닥만 보고 걸어야 하는 고행길이 되기도 한다.

설악산은 아름다운 산이다. 발 품을 팔고 고난의 행군이 있기에 더욱 아름다워지는 건 아닌가 ~
만약 휘~이 경치만 구경한다면 어떨까?



몸소 그곳에 동화되어 느끼는 그 감정은 아주 오래도록 가는가 싶다.
산을 생각하면 그리움이 밀려오는 곳이기도 하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하는 일 없이 바쁜 날이다. 운동을 하러 가거나 아니면 산으로 가야 하기에 그렇다.

출발 전 낮에는 잔디에서 놀았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자살소식에 놀라게 되고 마치고는 집으로 와서는 약 두 시간의 준비를 하고는 피곤한 몸을 끌고는 설악산 가기 위하여 21시30분 정도에 시민회관 앞으로 갔다.

28인승의 리무진버스에는 열명이나 결원이 생겼다. 예약을 해놓고는 전화도 받지를 않고 소식불통이라 출발하였다. 한심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무척 피곤하여 웬만하면 집에서 푹 쉬고 쉽지만 약속한 터라 가야 하는 길이 멀기만 하다. 설악의 한계령 도착 때까지 푹 잠이 들지도 않는다.
약간은 찬 기운이 돌기도 하는 한계령 휴게소에 내리자 3시가 넘었다. 주위는 깜깜한 새벽의 온통 안개로 자욱하다.

오랜만에 무박산행을 하다 보니 헤드램프도 잊어먹고는 두고 왔다. 한 시간만 어정거리면 밝아지고 어두운 길을 다니는 데는 익숙한 터라 별 걱정은 하질 않는데도 앞서가는 분들의 불빛을 쉽게 따라오라고 자신들의 발 쪽으로 비치자 전혀 어려움은 없었다.

어디선가 삐~이 하는 가냘픈 소리를 내는 새가 운다. 어릴 때 동트기 전에 많이 들었던 새소리다.

자욱이 덥힌 안개 때문에 주위는 볼 수가 없어서 예전에 지나온 길이 아주 생소해 보였다.

기억나는 거라곤 길옆에 있는 커다란 바위들이다.

귀떼기청봉 오르는 길의 험한 돌길은 넘어질까 무서워서 조심하는데 조망 좋은 곳을 찾다가 이끼가 있는 바위를 밟아서 미끄러졌다. 24-105의 렌즈후드가 날아가고 부셔졌나 싶지만 살아있다. 사람이 가질 않는 곳은 함부로 다니는 건 아니다.

바람에 날려가는 안개를 본다.
천만 다행으로 주위의 경치를 열었다.
오늘 내내 열었으면 좋으련만 ~

삼각대를 세우고 파노라마촬영을 하였다. 하루 종일 지고 다닐 것에 본전이라도 뽑을 심산이다.

사진만 찍으러 온 분들도 보인다.

모두다 올라가고 혼자만 남았다. 헐레벌떡 따라가야 보조를 맞출 수가 있다.

빠른 걸음은 이내 무릎근육의 마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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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김밥이면 천천히 걸으며 먹을 수 있지만 도시락이라서 어디든지 앉아서 먹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설악산의 길중에 한계령에서 대승령의 길은 참으로 험하다. 거의 돌길인데다가 축축하면 미끄럽기에 조심을 많이 하여야 한다.

한번 주위를 보여주더니 온통 안개로 덮었다.
그래도 맨 꽁지에서 걸어가지만 후미의 승민씨가 있어서 편하다.

험한 길은 정비를 많이 하였다.
위험했던 바위 길은 철 계단을 만들어서 언제 그랬냐는 듯 편하게 갈수가 있었다.


철 계단을 가면서 지나간 추억들이 진하게 떠올랐다.
힘들어 하며 어렵게 지나갔던 길~~~~




대승령에 이러자 무릎근육에 근육통이 온다.
스틱에 몸을 기대어 다리에 집중하는 하중을 분산시키자 덜하다.
평지나 내리막은 아무렇지도 않는데 오르막만 되면 그렇다.

몸의 에너지는 넘치는데 근육만이 고통스러운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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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리다 보니 빼먹고 갈뻔한 것이 있다.
귀떼기에서 대승령까지의 길은 습한지 야생화들이 많이 피어있었다.
늘 보는 앵초 벌깨덩굴 또 백작약 등등, 소백산 국망봉에서 정상까지의 본 것들과 똑같이 분포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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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지선녀탕계곡으로 하산하는 길고 긴 길이다.

차라리 나무꾼이었다면 재미가 있었을 터인데 ~

계곡에는 지난날의 홍수에 많이 훼손이 되어있었다.

험한 길에는 걷기가 편하게 철재 길을 만들었다.

설악산 어디든지 산행길의 정비는 거의 끝난 듯 보인다.

바짓가랑이에는 흙이 잔뜩 묻어 멍청이 같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조금만 한눈 팔면 넘어져서 조금은 아찔하기도 하였다.

하산완료하자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쨍 한 하늘이다.

부산으로 출발하여 대장님의 멘트를 위하여 마이크 잡고 10초 정도 지났나 싶은데 그대로 잠들어서 두 시간 만에 깨었다.


몹시도 피곤하였던 모양이다.


2009.05.23 토요일

22:00 시민회관 출발


2009.5.24 일요일

03:35정도 산행시작

05:04 삼거리(귀떼기와 끝청가는 갈림길)

05:31~06시 귀떼기 오르기 전의 바위가 많은 곳에서 안개가 걷혀서 사진 찍느라 머무름

이후 앞을 분갈 할 수 없는 안개 속을 걸어감

06:25 귀떼기청봉(1578m)-아침식사

한계령 대피소에서 3.9km 올라왔고, 대승령까지는 6km 남은 거리

09:50 정도부터 안개가 많이 걷힘

10:23 대승령(1219m), 하산지점 남교리까지 8.6km 남음

14:37 주차장 하산완료

15:10 정도 부산으로 출발



20시 하고 10분 지났을 시간 시민회관 도착








* 요즘은 무척 바빠서 정신이 없네요~

모두다 즐거운 날 되세요~~~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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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매래치님 정말 바쁘신가 봅니다,
보통때 산행기는 신속 하셨는데....
설악 귀때기청~십이선녀탕 고행의 길이 였지만 능선의 고산 식물 들의 싱그르움
해맑은 야생화 철쭉과 진달래 점봉산 가리봉 서쪽 산 자락을 휘감는 역동의 운해
지금 문득 그 싱그러움이 애타게 그립습니다.
감사합니다,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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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대장님의 댓글

감자대장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매래치님 정말 많이 바쁜신가봐요 요즘 대변에 매래치 많이 잡히던데...ㅎㅎㅎ
요즘 바쁘면 일이 많이 있는다는것인데 좋은 현상입니다..
잊지 않고 산행기 올려주시고 좋은 글 좋은 사진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되시구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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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민님의 댓글

조승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먼저 글, 사진 참 좋습니다.
매래치님 글, 사진을 보니 그 날의 산행이 순서대로 떠오르네요.
오랜만에 뵈어서 반가웠고, 산행내내 함께해서 더 좋았습니다.
산행 자주 하셔서 좋은 사진 많이 올려주세요. 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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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님의 댓글

다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매래치님의 사진은 안타까움이 묻어 납니다...늘....
그래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매래치님의 사진에서 얼마 동안은 시선을 뗄 수가 없습니다.
정말 마음이 아플만큼
사진이
사진 같지 않고 전달되는 어떤 마음입니다.

대장님의 말씀 중...
"싱그러움이 애타게 그립다'
그 마음 빽프로 이해가 되고
저 또한 그러합니다.

감사합니다...저 또한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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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석님의 댓글

정의석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수고 하셨습니다.  안개속에서 피어 오르는 햇살과 너무나 너무나 깨끗한 푸르름의 물길과 정말 좋네요, 항상 아쉬움이 오네요. 다음에는 꼭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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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대장님의 댓글

민대장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사진이 설악홍보사진 맹쿠로  좋습니다.  ' 너무 아름다워 그것이 슬픔으로 다가오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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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대장님의 댓글

민대장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상략...... 지나보면 세상사 다 ~그립듯 돌아 보이는 능선길  그기 즐거움이거등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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