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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넓은 지리산을 찾아(만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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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엄청난 크기로 마음에 들어온다. 마냥 차를 타고 성삼재를 넘어간다면 와~ 이런 곳도 있구나 하는 느낌을 가질지 모르지만, 그 속에서 걸어가며 힘들고 또 기쁨을 느끼게 될 때는 갖가지의 작은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한다.


지리산의 주 능선에서 하산하기 위해서는 몇 시간을 걸어야 한다.
어떤 때는 오를 때보다 하산길이 무척 지루하고 피로하여 발걸음이 무거울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지리산의 동서로 잊는 길다란 주 능선으로 또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동에서 서로 서에서 동으로 산행을 하였다면 이번에는 고리봉에서 성삼재로 북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타는 지리산 산행이다. 백두대간의 한 구간의 시작점이라는데 정확한 것은 모르겠다.


크다란 산은 주변의 수십 킬로 밖에서도 그 위용을 자랑하며 나타난다. 내 고향의 580m의 달음산만 하여도 그 주위의 웬만한 곳에서는 다 볼 수가 있다. 금정산에서도, 해운대 장산에서도 심지어는 울산의 방어진에서도 또는 천성산이나 날씨가 아주 좋다면 영남알프스에서도 또 다른 곳에서도 시야만 확보된다면 볼 수가 獵. 남한의 두 번째로 높은 지리산의 천왕봉이야 말할 필요도 없다.


덕유산 종주 때의 시야에 들어오는 구름 속에서 지리산의 주능의 불쑥불쑥 나와있는 봉우리들을 보는 기분은 새로운 감회로 닦아 왔었던 적이 있어서 지금도 자주 연관 지어지곤 한다.


이곳을 택하여 산행을 한 이유는 눈꽃도 아니고 뭔가 새로움이 있는 곳을 택한 기쁨을 더 느끼게 하는지도 모른다.


가마득히 보이는 지리산의 천왕봉, 고리봉에서 고리봉까지의 산행 내내 좌측 편으로 보게 되는 반야봉, 가는 길은 평이한 길이지만 “제발 놀러들 자주 오시와요~, 외로워요, 반가워요~” 하는 듯 잡아 끄는 길가의 잔 나무들의 몸부림에 많이 실 킬 것 같기도 하여 평소에는 렌즈 캡을 빼고 다니지만 단단히 닫아야 하는 길이기도 하다.


고기리-고리봉-정령치-만복대-고리봉-성삼재


집에서 달려 시민회관까지 이번만큼 빠른 속도로 가본적은 없었다. 헐레벌떡 차에 오르자 두 좌석이 비어있는 곳에 몸을 싣자 허기도 약간 든다. 이쁜 아가씨가 총무 대행을 하고 잠을 자려고 청하다가 가끔씩 크게 젖혀지는 머리가 목에 충격이 가서 놀라 깨기도 하다가 실내의 온도가 너무 더워서 땀을 흘리기도 하다 산청휴게소에 도착하였다.

점심거리를 사갈까 하다가 정령치휴게소에서 사먹으면 될 것 같아서 오댕 한 사발 사서는 들고 가다 같은 차에 탄 친구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이제서야 만난다.

산행시작점에 가까워지자 속이 울렁거리고 멀미가 날것 같았다.

아주 포근한 산행하기에 좋은 봄 날씨 같다.

적당히 썩여서 올라가자 어여쁜 아가씨 삼총사 앞에서 가게 되었다. 유난히도 눈에 띄는 색의 옷을 입은 아가씨를 기준하기로 한다. 색의 정확한 표현을 할 줄 몰라서 아주 부드러운 푸러무리한 색깔이다.

나같이 어정거림이 많은 사람에게는 꼬마나 혹은 눈에 띄는 사람을 표적을 삼아서 걸어간다. 그래야만 보조를 맞추며 피사체에 집중을 할 수가 있다.


{FILE:1}


수북한 솔 갈비가 뿌려진 솔밭 길
스틱으로 툭툭 두드리자 응달이라서 그런지 얼어있다.
모두 말 한마디 없이 씩씩하게 한참 동안 그렇게 간다.

꼭대기까지 마냥 흙을 밟으며 가리라는 기대는 중턱까지 올라가자 상황이 변한다.

빙판길이 나오기 시작하여 아이젠을 차자 뒤에 따르든 사람들도 따라 한다.

집에서 나올 때는 스페치를 빼고는 날씨가 너무 따뜻하여 아이젠이 필요 없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였었다. 아이젠을 가지고 오지 않은 사람도 있다. 무척 조심스럽고 힘들 거라는 생각을 한다.

단단한 얼음은 아이젠도 미끌린다. 뾰쪽한 쇠가 닭은 모양이다. 스틱도 얼음을 찍어보지만 마찬가지로 미끄러진다. 이게 다 돈 달라는 징조로 생각한다.


조그만 가파른 바위에 올라가기 위하여 매달리자 카메라의 렌즈의 후드가 바위에 툭툭 소리 내며 긁혀서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FIL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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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5}



첫 번째 고리봉(1305m)에 도착한다.
북쪽으로 바래봉이 보이는 것이 신비롭다. 아~하 이곳으로 연결되어있구나 하는 깨달은 ~

천왕봉과 반야봉의 산들이 들어온다.

가야 할 우측 편에는 덕유산이 있다는데 부연해서 보이지는 않는다.


정령치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기에 휴게소에서 먹을 거리를 사러 가자 문을 닫았다.

길은 통제되어 차 한대도 보이질 않는다.

허~참
굶게 생겼지만
걱정은 되질 않는다.

요즘은 한끼 굶어 지치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 때문이다. 첨에는 잔뜩 먹을 것을 매고 다녔지만 점점 먹는 량이 줄었다. 물도 1000cc는 기본으로 들고 다녔었는데 지금은 홀가분하게 휴게소에서 물병 하나 사가지고 다닌다.


친구가 불러서 가자 첨 온 분들의 푸짐한 음식을 아주 맛있게 먹고 머루주 한잔과 커피까지 마시는 진수성찬을 맛보자 고맙고 미안한 맘이 많이 든다.

4시간 반짜리 산행이라는 공지에 정령치 오면 다 온 줄 알았다. 삼총사 아가씨들이 얼마나 가면 되느냐기에 ㅋㅋ~ 쫌만 가면 된다고 하였는데, 지금까지 온 것 보다 훨씬 많이 걸어야 하는 것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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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목표점 만복대(1438.4m)에 도착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주위의 경치가 아주 아름다운 곳이다. 억세와 조망, 많이 쉬고 쉽지만 복잡하여 몇 컷 날리고는 뒤돌아 보자 푸르무리한 옷 색깔은 눈에 띄질 않는다. 무척 고생일거라는 생각을 하며 포근하고 평화가 흐르는 곳으로 내려간다.

따뜻하여 얼음이 녹아 뮐 길이 나오고 산죽의 푸르름이 받쳐주는 행복한 길도 나온다.

한가한 귀여운 까마귀들의 유영을 구경하기도 한다.

삼총사 아가씨 한 분은 저 앞으로 이미 가서 사라졌고 몇 고개 넘어가자 만복대 아래로 내려오는 푸르무리한 색깔이 보인다. 아주 천천히 놀아가며 가도 될 수 있기에 마음의 여유가 많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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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19}




두 번째 고리봉(1248m)에 올랐다. 다리를 괴롭게 하는 매고 온 삼각대를 두 번째로 폈다.


이 짓이라도 하질 않으면 아마도 산을 타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뭔가 한가지만을 하고 있으면 허전하고 하기에 딴 일에 더 몰두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올라갈 때나 내려올 때나 무게의 변화가 별로 없는 등짐에 사과 하나와 물병 하나만 비워도 엄청나게 가볍다.

작품 하나 없는 사람이 몇 년째 수만 장의 사진을 찍는다는 것, 그저 기록이며, 혼자 몰두할 수 있는 친구이기도 하며, 산에 갔다가 와서는 무려 4시간 이상의 시간을 소모할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사진 고르는데 두 시간 반 정도, 산행기 두드려서 사진 붙이는데 한 시간 반정도 어떤 때는 더 소요될 때도 있지만 보통 그렇다.

삼각대 세워서 파노라마 찍으면 사진을 자동으로 붙이는 데만 30분이 넘게 걸린다. 구동시켜두고는 딴 일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엄청난 시간을 보내게 되는 일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고리봉에서 삼각대를 접자 우리의 맨 후미가 아래로 지나치는 것이 보인다.


{FILE:20}


성삼재를 바라보자 행복하다.


다 왔다는 안도감과 아름다운 길을 걸었던 하루를 보내게 된 기쁨이다. 오랜만에 산을 오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2009.02.08 일요일 날씨는 좋았음.



07:35 시민회관출발
10:23 고기리 산행시작
12:10 고리봉
12:37 정령치(점심)
14:18 만복대
15:48 고리봉
16:26 성삼재
(위 시간은 카메라 시간이며 실제보다 몇 분 늦음)



산행기 올리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다. 배도 고프고 집에 가야만 하는데~~~ 모두다 즐거운 날 되시길~~~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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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대장님의 댓글

감자대장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매래치님 산행기 오랫많에 보네요.....잘 정리 되어 있는 사진과 설명 잘보고 갑니다
산행기 올리신다고 수고 하셨네요 식사 많이하시구요 힘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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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퇴근시간이 늦어 졌겠습니다,
나무들이 자주 오이소...푸르무리한 색깔....
매래치님의 감칠맛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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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님의 댓글

튼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오랜만에 등장한 매래치님의 산행기가 이 아침을 기분좋게 합니다.
겨울 서북능선에 저렇게 눈이 없으면 상당히 서운한 법인데 다른 시각으로 만족을 얻어셨다니 다행입니다.
이번 길은 대간 구간으로 보통 성삼재에서 시작하는데 대장님이 이번에는 산정님들 좀 더 걷는 맛을 보려고 해주신것 같네요.
어디 한 구석에 처박혀 있는 삼각대 있으면 무상방출이라는 아름다운 미풍양속을 실천하시어 아직도 손각대로 파노라마 샷을 하는 궁핍한 중생을 구제하시길 바랍니다.
따뜻한 봄이 오기전에 산행 한번 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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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님의 댓글

다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매리치님의 사진은 늘 좋습니다.
저도 매래치님이 포착한 풍경들을 몇 개 정도는 찍었는데.....
그 다음은 생략입니다~~~*^^*
산에서 본 그때의 그 시간과 풍경을 옮겨다 놓은듯 합니다.
감사히 읽고
감사히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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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래치님의 댓글

매래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감자대장님은 부지런도 하십니다.
다인님의 닉네임에 오래전의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대장님의 국제신문 산대장이 되신 걸 축하드리고요
튼튼님은 요즘 얼굴 보기가 어렵네요~, 처박혀 있는 삼각대 있습니다. 그중에서 제일로 좋은놈 하나 드릴테니 ~근데 좀 무거버서 산에 들고 다니기는~,  덤으로 호프도 사줄테니 가질러 오이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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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님의 댓글

튼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오예.예스예스!!! 꽁묵고알묵고,일합쌍출(?) 연락드리겠습니다.
카메라가 구려서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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