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고 순결한 상고대비경.. 소백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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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순결한 상고대비경.. 소백산행기
- 일 자 : 2002.12.22(동지)
- 날 씨 : 포근한 겨울
- 인 원 : 산정회원30분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비로사∼비로봉∼제1연화봉∼천문대정상∼희방사∼희방사매표소
[전체 약 5시간50분, 식사/사진촬영시간 포함]
▷ 산행출발에 앞서....
겨울산행이 기다려진다... 역시 산의 깊은 맛은 겨울산행이 아닐까....누군가가 올겨울 가장 가고 싶은산이 어디냐고 물어오면 "그야 당연히 소백산이지요" 자신있게 말한다.. 비로봉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주목군락지의 설화... 그리고 주능선에 핀 깨끗한 상고대의 비경... 그 장쾌한 능선길을 걸어가고있는 내모습을 상상하며 올겨울산행의 중심에는 소백산이 있었다..
▷ 소백산은요?....
1987년 12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소백산국립공원은 충청북도 단양군과 경상북도 영주시 일원을 포함하여 총면적이 320.5k㎡에 이른다. 지리산(440.485㎢), 설악산(373㎢)에 이어 국립공원에서는 세 번째로 넓은 면적이다. 소백산(小白山)이라는 이름도 겨울철이면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 해서 붙여졌다. 물론 작을 소(小) 자는 1,400미터가 넘는 높이에도 불구하고 겸손한 표현을 쓰느라고 붙여진 이름일 터이고. 겨울 소백산은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전개되는 대설원의 부드러움과 장쾌함이 돋보이는 겨울산의 대명사이다
☞ 오늘도 안전운행...(07:28)
☞ 산정님을 기다리며....(07:38)
시민회관(08:05)∼경산휴게소(09:35)∼풍기T/G(11:13)∼비로사주차장(11:35)
전날 저녁늦게까지 인터넷에 소백산자료를 뒤적이다보니 조금 잠을 설쳤는데도 정확히 6시에 일어났다. 지난밤에 챙겼던 등산배낭에 혹시 빠뜨린 것이 있나 한번더 점검하고 집을 나섰는데, 온통 잿빛하늘이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다. 서부산T/G를 지나 동서고가로 접어들즘 비가 부슬부슬내린다. 어... 이게 왠 선물인가... 잘하면은 "화이트소백산"이 되는거아닌가??!
너무 기대감 때문에 생각이 앞섰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빗줄기는 가늘어지고 시민회관에 도착될쯤에는 비는 완전히 그친상태였다.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산행을 떠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지난주와 다른점은 대선이 끝난관계로 시끄러운 스피커소음이 없어졌다는것이다..
☞ 잠시쉬어가면서.. 경산휴게소(09:35)
☞ 비로사국립공원매표소...(11:30)
아침에 비가조금와서 그런지 경부고속도로는 휴일답지 않게 시원스럽게 열려있다. 경산휴게소에서 한번 숨을 고른후 금호분기점에서 중부고속도로로 방향을 잡았다. 칠곡을 지날즘 대구의 명산 팔공산자락이 희미하게 보인다.
풍기T/G 지나면서부터 차창 너머로 멀리 소백산이 바라보인다. 멀리서 봐도 스케일 큰 산이라 한눈에 명산임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그런데 겨울답지않은 날씨 때문인지 정상부분(8부능선)에만 눈이 보인다. 기대했던 러셀은 접어두더라도 스패츠를 착용할 만한 곳도 없을 것 같다. 제대로된 눈산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 오늘산행코스는... 라운드미팅(11:30)
☞ 산행장비를 다시점검하고....(11:35)
비로사주차장(11:40)∼비로사(12:02)∼점심식사(13:44∼14:00)∼비로봉정상(14:15)
풍기T/G에서 20여분을 달려 비로사주차장에 도착하니 생각보다는 한산해보였다. 소백산은 산행코스가 여러개로 열려있고, 산행을 시작하기에는 조금은 늦은시간이라서 그런가 보다......저마다 간단히 배낭을 최종점검후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서서 산행대장님으로부터 산행코스 및 구간별 시간소요예정등 개략적인 설명을 듣고 따뜻한 겨울햇살을 안고 비로사로 첫걸음을 옮겼다.
☞ 산행시작을 알리는 이정표...(11:38)
☞ 가벼운발걸음... 후미일행(11:40)
이번 산행의 들머리는 비로사로, 이코스는 주봉인 비로봉에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코스이다. 비로봉을 올라서면 장쾌한 주능선길을 달려 제1연화봉을 거쳐 천문대에서 희방사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일반적으로 소백산을 가장 쉽게 모든 것을 볼수있는 산행코스이기도 하다.. 비로사까지는 아스발트길로 꽤나 많은시간을 걸어야하는 인내를 요구한다.
☞ 비로사입구... 비로봉은 이쪽으로(12:02)
☞ 드디어 급경는 시작되고....(12:18)
비로사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은 이제사 본격적인 산행로를 만난다.여기서부터 가파른 길이 시작되는데 비로봉까지 올라가는 최단거리코스라서 그런지 가파른 산길은 비로봉까지 계속된다. 20여분정도를 올랐을까.... 등산로 왼편에 울산에서 온듯한 산악회회원 중 한분이 마비증세 때문에 산행을 하지 못하고 누워있는 모습이 보인다. 날씨가 많이 춥지 않는것이 정말 다행스럽다. 아무쪼록 건강을 회복해서 다시 산을 찾을수있으시기를 바라며, 오늘은 모처럼 선두에 나섰다. 정확히 1시간정도를 꾸준한 오름길을 오르다보니 산행로옆에 잔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 첫 잔설.... 설경을 기대하며......(12:36)
☞ 비로사등산로 갈림길이정표.....(12:44)
비로사등산로갈림길이라는 이정표에 도착, 왼쪽으로 천문대까지 이어지는 주능선이 하얗게 옷을 입고 길게 늘어선 모습이 보인다. 여기가 정확히 해발1,000m다. 여기서부터 비로봉까지는 1.9㎞ 비로까지는 2.1㎞ 거의 절반을 올라온셈이다. 여기서 부터는 올라갈수록 산비탈에 눈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산행로는 그동안 내린눈이 따뜻한날씨에 녹은탓인지 질퍽거려 발길을 무겁게한다.
☞ 양반바위 이정표앞에서...(12:58)
☞ 모두모두 즐거운 점심식사......(13:44)
바람도 없는 포근한 날씨자만 고도를 높여올라갈수록 제법 쌀쌀해지는 것을 느낀다. 배낭에서 원드스토퍼를 꺼내입고 비로봉이 바로 눈앞에 보이는 장소에 점심식사를 했다.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적당히 숨이 찰쯤에 비로봉정상이 보이고 정상까지 닿아있는 나무계단을 만났다. 이제 몇걸음만 더 올라가면 소백의 최고봉인 비로봉....인터넷에서 볼 때 만큼의 설경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상을 만나는 설레임에 벌써 가슴은 방망이 치듯이 두근두근거린다..
☞ 드디어!! 비로봉정상점령...(14:15)
☞ 산정님들 모두 한자리에 모여...(14:17)
비로봉(14:15)∼천동갈림길(14:36)∼제1연화봉(16:06)∼천문대정상(16:10)
드디어!!! 비로봉정상(1439m)에 도착, 미끈하게 잘생긴 정상비석앞과 감격의 표옹(?)을 한후 정상을 둘러보니 꽤나 넓다. 조망또한 거침없이 열려있어 죽령. 비로봉.국망봉가는 등산로가 시원스럽게 보인다. 소백산(1,439m)'를 알리는 표지석 뒷면에는 서거정(徐巨正)이 지은 소백산이라는 한시가 눈에 들어온다.
"태백산에 이어진 소백산 / 백리에 구불구불 구름사이 솟았네 /
뚜렷이 동남의 경계를 그어 / 하늘 땅이 만든 형국 억척일세/
☞ 주능선으로 내려가는 나무계단(14:21)
☞ 여기는 소백산주목감시초소...(14:33)
시간적여유가 많이 없어서 비로봉과의 짧은만남을 뒤로한채 천문대쪽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천문대 방향은 인터넷에 가장 올려져있는 그 장소이다. 나무계단은 비로주목감시초소(비로대피소)까지 연결되어있다. 오르락 내리락하는 능선상에는 산을 보호하기위해서 나무계단이 많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소백산의 또하나의 색깔이다.
☞ 천동지구로 내려가는 갈림길...(14:36)
☞ 주능선에 설치되어있는 이정표..(14:48)
천문대까지 이어지는 주능선에는 상고대가 아름답게 피어있다. 처음에는 설화인지 알았는데, 가까이서 만져보니 설화는 아닌 것 같고 빙화도 아닌 것 같다. 멀리서 보면은 바닷속 산호섬같이 보이는 상고대는 깨끗함과 순결함을 자아낸다. 여러 잡목의 나뭇가지에도, 하얀 수정같이 매달려 보석처럼 햇볕을 받아 반짝인다. 그 깨끗함에 매료되어 한동안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였다.
☞ 추위에 얼어붙은 능선이정표...(14:59)
☞ 주능선에 핀 상고대의 절경...(15:15)
상고대의 모습에 넋을 잃고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선두에 가신분들하고 조금 거리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 천문대가는 능선에는 군데군데 이정표가 잘 세워져있는데 얼음이 얼어붙어있는 이정표가 소백의 추워를 말해주는듯하다. 제1연화봉에서부터는 아이젠을 착용해야할만큼 눈길이 얼어 딱딱하다. 건너편 천문대가 서서히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 제1연화봉정상에서...(16:06)
☞ 동화속 그림같은 천문대..(16:10)
천문대정상(16:15)∼희방깔닥재(16:53)∼희방사(17:11)∼희방사매표소(17:30)
천문대 정상(1380m)은 제1연화봉(1394m)과 죽령으로 넘어가는 제2연화봉(1357m)사이에 있는곳으로서 동화속에 나오는 궁전같은 모습이다. 조금만 걸어가면 될 것같은 거리지만 겨울철이라 해지기전에 하산을 할려면은 아쉽지만 다음기회로 미루어야할 것 같다. 천문대에서 희방사까지는 (2.4㎞) 걸음을 재촉해도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다. 하산길 군데 군데 아이젠을 착용할만큼 얼어붙은곳이 보인다.
앞에는 산정님 두분이 다정히 하산을 하시는데 지난 천관산 산행때 한번 뵌분같다.부부가 같은 취미를 가지고 함께할 수 있다는것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쉼없이 부지런히 걷다보니 저만치 넓다란 공지에 도착해서 이정표를 보니 희방깔닥재라고 적혀있다. 많은사람들이 희방사에서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많이 힘이 들어서 붙은이름같다.
☞ 천문대정상에 있는 이정표(16:14)
☞ 하산길... 희방깔딱재이정표(16:53)
이제부터 희방사까지 가파른 하산길이다. 일명 희방사에서 오름길을 잡으면은 숨이 깔닥깔닥한다 해서 부터여진 고개이다. 돌계단이 아득히 밑이 보이질 않을정도로 경사가 가파르게 되어있는데 눈이얼어붙어 상당히 미끄럽게 보인다. 이런 돌계단은 특히 하산할적에 무릎에 충격이 가질않도록 조심해야한다. 지난여름 신불산에 갔다가 한번 무릎을 다친적이 있어 더욱 더 조심스럽다. 무릎보호대를 가지고 왔는데 착용을 할까 망설이다 귀찮아서 내려왔는데 정말 경사가 만만치않다.
희방사에 도착할즈음에 경내는 어둠이 서서히 깔리고 있다. 희방사(喜方寺)는 643년(신라 선덕여왕 12) 두운조사가 소백산 남쪽 기슭 해발고도 850m에 창건한 사찰이란다. 대웅전부근만 둘러보고 서둘러 하산을 하는데 어디선가 폭포물소리가 들린다.
☞ 희방사부근에 있는 이정표..(17:11)
☞ 이제 날은 저물어가고.....(17:13)
희방사 바로 밑에는 높이가 28m인 희방폭포가 있다. 한겨울 수은주가 뚝 떨어지면 폭포가 얼어붙는 장관을 연출하는곳이다. 많은 수량의 물이 힘차게 떨어지는 것이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희방폭포를 지나 주차장을 들어서면 차도와 탐방로 길이 두갈래로 나눠지는데 차도를 버리고 매표소로 내려가는 계곡길로 접어들었다.
여기서 희방사매표소까지는 20여분 걸린다. 희방사매표소에 도착할즈음에는 어둠이 완전히 찾아온뒤다. 먼저내려와서 기다리시는 분이 후미에서 오시는 분들이 많이 지치고 힘들어서 차가 희방사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차가 내려올동안 잠시 산행뒷이야기를 나누며 추위를 달래본다.
☞ 희방폭포로 내려가는길....(17:25)
☞ 야! 많이도 걸어왔네....(17:32)
매표소(18:15)∼군위휴게소(19:28)∼언양휴게서(21:10)∼시민회관(22:30)
조금늦은 시간이지만 다행히 모든 산정님들을 태운 차는 어둠속에서 소백산을 벗어나고 있다.조금 길었던 산행시간덕분인지 벌써 시장끼를 느낀다. 인정많게 보이시는 어르신한분이 김에 싸서 주먹밥을 주시면서 "세상에서 가장 맛이있는 반찬이 무엇이인지 아느냐고" 물어오신다.. 적당한 답을 구하지못해 머리를 끍적이고 있는데 어르신말씀이 세상에서 가장 맛이있는 음식은 "시장끼"라고 덕담을 하신다.. 정말 배가고픈 그때 먹었던 그 김밥맛이 얼마나 맛이있든지....^^
"젊은이 다음에 또 줄테니까 꼭 오게나......"
다정한 어르신의 말씀속에 산정은 산행대장님 혼자 이끌어가는 것이 이니고 산을 사랑하는 많은분들이 함께 꾸려나가는 진정한 만남의장인 것 같다.
☞ 잠시 휴식을... 군위휴게소..(19:28)
☞ 간단히 저녁식사를 마치고...(21:10)
디카(Digital camera)에 담은 소중한사진을 천천히 훌터보며 산행뒤에 찾아오는 피로감에 젖어본다. 어느새 군위휴게소와 진영휴게소에서 잠깐의 휴식을 취한후 곧바로 별다른 정체구간없는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생각보다 조금은 여유있는 밤10시 30분경에 시민회관에 도착했다.
오늘산행을 마무리해보면 .....
기대했던 화려한 설경을 볼 수 없어 아쉽지만, 그렇치만 고산지대에서만 볼 수 있는 깨끗하고 순수한 상고대의 아름다움은 오랜시간동안 가슴속에 남아있을 것같다... 산정님들 산행하신다고 수고 많이하셨구요.. 다음 태백산행 잘다녀오시길 바랍니다...
허접은글 끝까지 읽어주심에 감사드리며, 모든산정님들 새해복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