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눈맞으며 오른 치악산 비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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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 슨 산 ? : 치악산(1288m)
- 언 제 ? : 2005년 12월 18일(일)
- 어 디 로 ? : 황골 - 입석사 - 비로봉 - 사다리병창 - 세렴폭포 - 구룡사
- 누 구 랑 ? : 산정산악회랑(37명)
- 얼 마 나 ? : 4시간 50분(구룡사 매표소까지)
.... 치악산이 여느 산과는 달리 매우 가파르고 험하다고 송년회 때 많은 선배들이 이 놈에게 경고성(?) 맨트를 날렸다. 산행 전날엔 계속되는 강풍을 동반한 폭설소식으로 매스컴이 떠들석하여 주위에서도 산행을 말리지만 이놈 특유의 똥고짐을 피우며 아무런 갈등없이 산행준비를 했다....
37인승 널찍하고 쾌적한 산정버스에 몸을 싣고 먼 거리로 달리다 강원도 원주 톨게이트에 도착하였다. 버스 기사님이 매표를 하려고 하니 얼어서 창문이 열리질 않는다. 강한 추위를 예감케 한다.
정오 정각에 버스에 내리니 새하얀 눈들이 온 하늘을 덮으며 우리를 반겼다.
예상과는 달리 바람도 많이 불지 않고 크게 춥지도 않았다.
모두들 산행준비를 하고, 12시 10분에 산행을 시작했다.
눈이 와서 얼어붙은 시멘트 도로를 따라 비로봉을 향하여 조심조심 걸었다.
갈수록 눈이 조금씩 더 많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얼마 후 입석사에 도착했다.
입석사 왼편 위에 입석대가 턱하니 버티고 서서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고놈 참 당돌하게 서있네...
모두들 여기서 아이젠을 착용하며 준비를 단단히 하였다.
난 그냥 귀찮아서 (귀차니스트 답게)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그냥 올랐다.
오르자마자 매우 미끄러운 등산로가 시작되었다.
경사 또한 만만찮았다. 눈대중으로 봐도 45도 이상은 돼 보였다.
발 밑은 미끄러운 눈길에 울퉁불퉁 제법 걷기가 까다로웠다.
껴입은 옷 때문에 땀이 나서 모자를 벗고 걸었더니 머리카락은 눈이 내려앉아 딱딱하게 얼었고, 그 위에 또 눈이 쌓이며 얼고...
산중턱으로 오름을 할 수록 잔잔했던 바람이 거세어져 조금씩 이놈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내리는 눈과 바람 때문에 모자를 덮어쓰면 갑갑하면서 덥고, 벗으면 춥고...
모자를 몇 번이고 쓰다 벗었다 반복을 하며 오름을 했다.
햇빛은 쬐지 않아 하늘은 다소 어두운 편이었다.
햇님만 비춰주면 더없이 좋으련만...
어디 자연이 내 뜻대로 되랴?
비로봉 2.5km, 비로봉 1.7km, 비로봉 1.2km...
이 푯말을 보면서 정상이 가까워지는 희망과 함께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드디어 우리의 식사장소인 비로봉 0.3km지점인 산불감시초소에 도착했다.
특이하게 치악산은 다른 산과는 달리 대피소는 없고 산불감시초소가 있었다.
근데 초소의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치악산 바람은 그런 사정을 모르는건지, 모르는 채 하는건지 인정없이 매몰차게 불어오고, 이놈은 속수무책으로 밉상스런 바람을 꼼짝없이 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적과의 동침?
손이 시려워 밥은 뭘로, 어디로, 어떻게 먹었는지조차 지금도 기억하기 싫을 만큼 악몽의 시간이었다.
왕성한 식욕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이놈이 밥 먹는게 이렇게 두려울 줄이야!
웬수같은 그놈을 (이 사랑스러운 밥을 웬수로 느끼다니...)입안으로 끌어넣기를 얼른 마치고 몰인정한 바람에게 설욕이나 하듯이 단숨에 비로봉을 정복했다.
정상에 올라서니 나도 모르게 함성이 터졌다.
고함인지, 비명인지, 독설인지, 아무래도... 성취감이겠지!
그렇게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우리의 하산 길인 사다리병창길로 발길을 옮겼다.
하산 길은 오르막보다 훨씬 더 미끄럽고 험했다.
군데군데 제법 위험한 곳도 많이 있었다.
더군다나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은 채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다보니 더 힘이 들었다.
까다로운 내림을 힘겹게 하다보니 어느새 세렴폭포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평탄한 등산로로 별 어려움 없이 구룡사에 도착했다.
추운 겨울이라 그런지 매우 한산했다.
몇몇 등산객들만이 띄엄띄엄 보였다.
구룡사 대웅전 아래에는 동지 때 팥죽을 위한 듯한 대형 솥 가마가 두 개 걸쳐 있었다. 그럴싸 한게 보기가 좋았는데 가스통과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실망을 했다.
구룡사를 뒤로하고 매표소에 도착하니 정각 5시를 가리켰다.
이놈아 욕 마이 봤데이---
- 언 제 ? : 2005년 12월 18일(일)
- 어 디 로 ? : 황골 - 입석사 - 비로봉 - 사다리병창 - 세렴폭포 - 구룡사
- 누 구 랑 ? : 산정산악회랑(37명)
- 얼 마 나 ? : 4시간 50분(구룡사 매표소까지)
.... 치악산이 여느 산과는 달리 매우 가파르고 험하다고 송년회 때 많은 선배들이 이 놈에게 경고성(?) 맨트를 날렸다. 산행 전날엔 계속되는 강풍을 동반한 폭설소식으로 매스컴이 떠들석하여 주위에서도 산행을 말리지만 이놈 특유의 똥고짐을 피우며 아무런 갈등없이 산행준비를 했다....
37인승 널찍하고 쾌적한 산정버스에 몸을 싣고 먼 거리로 달리다 강원도 원주 톨게이트에 도착하였다. 버스 기사님이 매표를 하려고 하니 얼어서 창문이 열리질 않는다. 강한 추위를 예감케 한다.
정오 정각에 버스에 내리니 새하얀 눈들이 온 하늘을 덮으며 우리를 반겼다.
예상과는 달리 바람도 많이 불지 않고 크게 춥지도 않았다.
모두들 산행준비를 하고, 12시 10분에 산행을 시작했다.
눈이 와서 얼어붙은 시멘트 도로를 따라 비로봉을 향하여 조심조심 걸었다.
갈수록 눈이 조금씩 더 많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얼마 후 입석사에 도착했다.
입석사 왼편 위에 입석대가 턱하니 버티고 서서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고놈 참 당돌하게 서있네...
모두들 여기서 아이젠을 착용하며 준비를 단단히 하였다.
난 그냥 귀찮아서 (귀차니스트 답게)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그냥 올랐다.
오르자마자 매우 미끄러운 등산로가 시작되었다.
경사 또한 만만찮았다. 눈대중으로 봐도 45도 이상은 돼 보였다.
발 밑은 미끄러운 눈길에 울퉁불퉁 제법 걷기가 까다로웠다.
껴입은 옷 때문에 땀이 나서 모자를 벗고 걸었더니 머리카락은 눈이 내려앉아 딱딱하게 얼었고, 그 위에 또 눈이 쌓이며 얼고...
산중턱으로 오름을 할 수록 잔잔했던 바람이 거세어져 조금씩 이놈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내리는 눈과 바람 때문에 모자를 덮어쓰면 갑갑하면서 덥고, 벗으면 춥고...
모자를 몇 번이고 쓰다 벗었다 반복을 하며 오름을 했다.
햇빛은 쬐지 않아 하늘은 다소 어두운 편이었다.
햇님만 비춰주면 더없이 좋으련만...
어디 자연이 내 뜻대로 되랴?
비로봉 2.5km, 비로봉 1.7km, 비로봉 1.2km...
이 푯말을 보면서 정상이 가까워지는 희망과 함께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드디어 우리의 식사장소인 비로봉 0.3km지점인 산불감시초소에 도착했다.
특이하게 치악산은 다른 산과는 달리 대피소는 없고 산불감시초소가 있었다.
근데 초소의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치악산 바람은 그런 사정을 모르는건지, 모르는 채 하는건지 인정없이 매몰차게 불어오고, 이놈은 속수무책으로 밉상스런 바람을 꼼짝없이 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적과의 동침?
손이 시려워 밥은 뭘로, 어디로, 어떻게 먹었는지조차 지금도 기억하기 싫을 만큼 악몽의 시간이었다.
왕성한 식욕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이놈이 밥 먹는게 이렇게 두려울 줄이야!
웬수같은 그놈을 (이 사랑스러운 밥을 웬수로 느끼다니...)입안으로 끌어넣기를 얼른 마치고 몰인정한 바람에게 설욕이나 하듯이 단숨에 비로봉을 정복했다.
정상에 올라서니 나도 모르게 함성이 터졌다.
고함인지, 비명인지, 독설인지, 아무래도... 성취감이겠지!
그렇게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우리의 하산 길인 사다리병창길로 발길을 옮겼다.
하산 길은 오르막보다 훨씬 더 미끄럽고 험했다.
군데군데 제법 위험한 곳도 많이 있었다.
더군다나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은 채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애를 쓰다보니 더 힘이 들었다.
까다로운 내림을 힘겹게 하다보니 어느새 세렴폭포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평탄한 등산로로 별 어려움 없이 구룡사에 도착했다.
추운 겨울이라 그런지 매우 한산했다.
몇몇 등산객들만이 띄엄띄엄 보였다.
구룡사 대웅전 아래에는 동지 때 팥죽을 위한 듯한 대형 솥 가마가 두 개 걸쳐 있었다. 그럴싸 한게 보기가 좋았는데 가스통과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실망을 했다.
구룡사를 뒤로하고 매표소에 도착하니 정각 5시를 가리켰다.
이놈아 욕 마이 봤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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