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지리산에서 불던 바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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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빗속을 뚫고 2박 3일 일정으로 가족종주를 한번 한 이후로 여름 방학이면 지리산종주를 하자는 약속을 했었다. 그런데 작년엔 1박2일 성삼재 - 대원사 코스로 정해져서 애들에겐 무리일 것 같아 우리 둘만 했었다. 올해 방학이 되자마자 휴가기간 정하고 1박2일 예정으로 대피소 예약까지 마쳤다. 지리산 만나러 갈 날을 기다리는 동안 산정의 무박 종주 산행 안내를 보고 세 남자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산정하고 같이 가자!!
자신 없는데...... 아이들이 힘들어 하지 않을까?... 해낼 수 있을까?....
삼구동성으로 할 수 있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산행 신청을 했다.
산행 신청 후에도 무모한 계획이라 이리저리 궁리를 하다가 가다가 힘들면 세석에서 1박을 하기로 하고 준비를 했다.
드디어 8월 13일
아이들은 밤에 집을 나서는 것이 무척이나 좋은가 보다. 날씨가 좋을 것 같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시간 여유를 두고 갔는데도 차안에 앉아 계신 많은 분들을 보고 벌써부터 기가 팍 죽는다. 차가 떠나고 잠을 자려고 하는데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
8월 14일 새벽
성삼재에 도착하여 매표소 앞에 가니 전사들 출정식 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또 한 번 기가 팍.
엄마의 심정도 모르고 아이들은 신났다. 랜턴, 스틱으로 장난을 치면서.
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
매표소를 통과하자마자 우러러 앞으로 몰려나간다 대열에서 이탈하면 절대 안 될 것 같은 비장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항상 산행 시작 1시간이 고비인 돌쇠 2 힘들다. 힘들다...벌써 이러면 어떡하지..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하여 한숨 돌리고 노고단 도착. 어둠속에서 지도를 보며
돌쇠 1. "여기서 천왕봉까지 25 Km. 세석까지만 가면 천왕봉은 쉬운데”
임걸령까지 가볍게 갔다. 식수가 충분했으나 새 물을 받고 ..바람이 많이 불어 오래 머물 수가 없어 초코렛 하나씩 입에 물고 출발.
화개 재에 도착하니 천왕봉까지 남은구간이 19Km...
돌쇠 1 "이제 한라산 오르는 거리만큼만 가면 된다”
헬기장 주변은 시내에 있는 공원에 온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텐트에 취사에...
연하천 도착 ....아침 식사를 하고 벽소령을 향해 출발
밥을 먹고 나니 새로운 힘이 솟는지 돌쇠2도 앞장서서 걷기 시작한다. 기온이 높아 땀을 많이 흘렸지만 한 고개 돌아갈 때 마다 불어오는 자연 에어콘 ..아 이 맛이야~
벽소령이 눈앞에 성큼 다가서고 이곳에서 비장의 선물....얼린 골드키위 주스
“지난번 종주 때는 이곳에서 야간산행을 시작했지?”
돌쇠들은 2년 전의 추억을 더듬으며 잘도 걸어간다
“좀 쉬어가자”
“엄마 조금만 더 가서 쉬어요” “다른 사람 가요 우리도 빨리가요”
돌쇠1은 거의 사이보그다.
선비샘 -이곳도 사람들로 복잡하다. 취사나 야영 금지 팻말주위에서도 버젓이 버너 불을 붙이고 있다.
돌쇠1“ 저기 적혀 있는 번호로 전화하세요. 신고 해야 해요 ”
난감했다. 이럴 땐 신고를 해야 하는 게 정당한 건데 묵살하는 내가 부끄러웠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가서 충고도 못하고..에구
선비샘에서 세석으로
제일 힘든 구간을 걸어가면서도 아이들은 희망에 차 있다 이제 세석이 목표다. 그곳에만 가면 천왕봉은 더욱 가까워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힘겨운 오름길에서도
“우리가 제일 힘든 길을 걷고 있다. 이곳을 이렇게 잘 걷다니 너희들은 정말 대단하다”
서로 자신감을 부추기면서 함께 갔다
드디어 영신봉..정말 반가운 세석
세석에서 점심 먹자~!!
돌쇠1“ 엄마 촛대봉에서 점심 먹어요 여기서 식사하면 올라가기 힘들어요”
어유...번번이 아들한테 당한다
둘은 벌써 촛대봉을 향해 뛰어 올라가버리고 아빠는 물 받으러가고 혼자 힘들게 촛대봉을 오른다. 다음부턴 절대 당일종주는 안해야지!!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면서 촛대봉에 도착하니 돌쇠들은 바위에 앉아 다리를 흔들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위에 자리를 펴고 맛있는 점심..
갑자기 구름이 드리우고 바람이 거세진다.
노고단부터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던 서울에서 오신 남자분들의 칭찬과 농담 덕분에 우리아이들이 더 힘을 얻는다.
장터목까지 가는길은 너무 아름답고 멋졌다.
그런데 산정님들이 보이지 않는다. 장터목에서 음료수를 하나씩 먹고 대장님께 전화를 했으나 상태가 안 좋다. 세석에 계신다는 것만 알아듣고 우리를 앞서간 분들이 몇 분 되지 않으니 뒤에 많이 따라 오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경사길을 오른다.
정말 포기 하고 싶은데 아이들 때문에 오른다. 아이들이 힘들어 그냥 내려가요 ...이 한마디만 했다면
돌쇠둘이 앞장서고 5미터쯤 뒤에 아빠가 따라가고 그 뒤 10미터쯤 뒤에 내가 따라간다. 가족 해체다. 저놈들은 산삼도 안먹였는데 어디서 힘이 나오는거야
그래도 걱정스러운지 가다가 기다려 준다. 통천문을 통과하자 눈앞에 다가온 천왕봉..
목표물이 보이자 둘은 더 신나는지 뛰어 오른다..천왕봉 정상에서
“엄마 꼴찌!!”
우리가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 보니 정말 아득하다. 과연 할 수 있을까 했던 일을 실재로 이루고 나니 정말 대견스럽다..그냥 꼬옥 안아준다
하산길--
로타리 대피소를 지나자 돌쇠 1-발가락이 아프다고 해서 신발을 벗겨보니 힘들까봐 새로 깔아준 신발밑창 때문에 양쪽 발가락에 물집이 생겼다. 그런데도 참고 걸었다니....대일 밴드 바르고 신발밑창 빼니 괜찮다고 한다
끝없이 이어진 돌계단... 돌쇠2도 이제는 힘들다고 자주자주 쉬자고 한다
내려오고 있는 산정님은 한분도 보이지 않고...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가야 할텐데..
돌쇠2를 아빠가 업고 내가 아빠 배낭을 메고 내 배낭은 돌쇠 1이 메고...내려가다가 칼바위 조금 못가서 대장님께 연락했더니 뒤에 내려오는 분이 있다고 하신다. 한결 맘은 놓이나 여기저기 구조대가 출동 하는 것을 보면서 한발 한발 조심해서 내려간다.
드디어 중산리
저녁 7시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걸었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택시를 타고 주차장으로 가서 아이스크림으로 우리의 성공적인 산행을 축하했다
어릴때 수없이 듣던말- 역시 인내는 쓰나 열매는 달다.
* 변명을 위한 변명- 출발시간을 알고 있었으나 뒤에오는사람들이 많을줄 알고 진행했습니다. 기다리신 분들 죄송합니다.
자신 없는데...... 아이들이 힘들어 하지 않을까?... 해낼 수 있을까?....
삼구동성으로 할 수 있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산행 신청을 했다.
산행 신청 후에도 무모한 계획이라 이리저리 궁리를 하다가 가다가 힘들면 세석에서 1박을 하기로 하고 준비를 했다.
드디어 8월 13일
아이들은 밤에 집을 나서는 것이 무척이나 좋은가 보다. 날씨가 좋을 것 같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시간 여유를 두고 갔는데도 차안에 앉아 계신 많은 분들을 보고 벌써부터 기가 팍 죽는다. 차가 떠나고 잠을 자려고 하는데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
8월 14일 새벽
성삼재에 도착하여 매표소 앞에 가니 전사들 출정식 하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또 한 번 기가 팍.
엄마의 심정도 모르고 아이들은 신났다. 랜턴, 스틱으로 장난을 치면서.
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
매표소를 통과하자마자 우러러 앞으로 몰려나간다 대열에서 이탈하면 절대 안 될 것 같은 비장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항상 산행 시작 1시간이 고비인 돌쇠 2 힘들다. 힘들다...벌써 이러면 어떡하지..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하여 한숨 돌리고 노고단 도착. 어둠속에서 지도를 보며
돌쇠 1. "여기서 천왕봉까지 25 Km. 세석까지만 가면 천왕봉은 쉬운데”
임걸령까지 가볍게 갔다. 식수가 충분했으나 새 물을 받고 ..바람이 많이 불어 오래 머물 수가 없어 초코렛 하나씩 입에 물고 출발.
화개 재에 도착하니 천왕봉까지 남은구간이 19Km...
돌쇠 1 "이제 한라산 오르는 거리만큼만 가면 된다”
헬기장 주변은 시내에 있는 공원에 온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텐트에 취사에...
연하천 도착 ....아침 식사를 하고 벽소령을 향해 출발
밥을 먹고 나니 새로운 힘이 솟는지 돌쇠2도 앞장서서 걷기 시작한다. 기온이 높아 땀을 많이 흘렸지만 한 고개 돌아갈 때 마다 불어오는 자연 에어콘 ..아 이 맛이야~
벽소령이 눈앞에 성큼 다가서고 이곳에서 비장의 선물....얼린 골드키위 주스
“지난번 종주 때는 이곳에서 야간산행을 시작했지?”
돌쇠들은 2년 전의 추억을 더듬으며 잘도 걸어간다
“좀 쉬어가자”
“엄마 조금만 더 가서 쉬어요” “다른 사람 가요 우리도 빨리가요”
돌쇠1은 거의 사이보그다.
선비샘 -이곳도 사람들로 복잡하다. 취사나 야영 금지 팻말주위에서도 버젓이 버너 불을 붙이고 있다.
돌쇠1“ 저기 적혀 있는 번호로 전화하세요. 신고 해야 해요 ”
난감했다. 이럴 땐 신고를 해야 하는 게 정당한 건데 묵살하는 내가 부끄러웠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가서 충고도 못하고..에구
선비샘에서 세석으로
제일 힘든 구간을 걸어가면서도 아이들은 희망에 차 있다 이제 세석이 목표다. 그곳에만 가면 천왕봉은 더욱 가까워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힘겨운 오름길에서도
“우리가 제일 힘든 길을 걷고 있다. 이곳을 이렇게 잘 걷다니 너희들은 정말 대단하다”
서로 자신감을 부추기면서 함께 갔다
드디어 영신봉..정말 반가운 세석
세석에서 점심 먹자~!!
돌쇠1“ 엄마 촛대봉에서 점심 먹어요 여기서 식사하면 올라가기 힘들어요”
어유...번번이 아들한테 당한다
둘은 벌써 촛대봉을 향해 뛰어 올라가버리고 아빠는 물 받으러가고 혼자 힘들게 촛대봉을 오른다. 다음부턴 절대 당일종주는 안해야지!!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면서 촛대봉에 도착하니 돌쇠들은 바위에 앉아 다리를 흔들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위에 자리를 펴고 맛있는 점심..
갑자기 구름이 드리우고 바람이 거세진다.
노고단부터 앞서거니 뒷서거니 가던 서울에서 오신 남자분들의 칭찬과 농담 덕분에 우리아이들이 더 힘을 얻는다.
장터목까지 가는길은 너무 아름답고 멋졌다.
그런데 산정님들이 보이지 않는다. 장터목에서 음료수를 하나씩 먹고 대장님께 전화를 했으나 상태가 안 좋다. 세석에 계신다는 것만 알아듣고 우리를 앞서간 분들이 몇 분 되지 않으니 뒤에 많이 따라 오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경사길을 오른다.
정말 포기 하고 싶은데 아이들 때문에 오른다. 아이들이 힘들어 그냥 내려가요 ...이 한마디만 했다면
돌쇠둘이 앞장서고 5미터쯤 뒤에 아빠가 따라가고 그 뒤 10미터쯤 뒤에 내가 따라간다. 가족 해체다. 저놈들은 산삼도 안먹였는데 어디서 힘이 나오는거야
그래도 걱정스러운지 가다가 기다려 준다. 통천문을 통과하자 눈앞에 다가온 천왕봉..
목표물이 보이자 둘은 더 신나는지 뛰어 오른다..천왕봉 정상에서
“엄마 꼴찌!!”
우리가 걸어왔던 길을 되짚어 보니 정말 아득하다. 과연 할 수 있을까 했던 일을 실재로 이루고 나니 정말 대견스럽다..그냥 꼬옥 안아준다
하산길--
로타리 대피소를 지나자 돌쇠 1-발가락이 아프다고 해서 신발을 벗겨보니 힘들까봐 새로 깔아준 신발밑창 때문에 양쪽 발가락에 물집이 생겼다. 그런데도 참고 걸었다니....대일 밴드 바르고 신발밑창 빼니 괜찮다고 한다
끝없이 이어진 돌계단... 돌쇠2도 이제는 힘들다고 자주자주 쉬자고 한다
내려오고 있는 산정님은 한분도 보이지 않고...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가야 할텐데..
돌쇠2를 아빠가 업고 내가 아빠 배낭을 메고 내 배낭은 돌쇠 1이 메고...내려가다가 칼바위 조금 못가서 대장님께 연락했더니 뒤에 내려오는 분이 있다고 하신다. 한결 맘은 놓이나 여기저기 구조대가 출동 하는 것을 보면서 한발 한발 조심해서 내려간다.
드디어 중산리
저녁 7시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걸었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택시를 타고 주차장으로 가서 아이스크림으로 우리의 성공적인 산행을 축하했다
어릴때 수없이 듣던말- 역시 인내는 쓰나 열매는 달다.
* 변명을 위한 변명- 출발시간을 알고 있었으나 뒤에오는사람들이 많을줄 알고 진행했습니다. 기다리신 분들 죄송합니다.
댓글목록





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우리의 돌쇠들 대단해요,돌쇠1 초대봉 가서 밥먹자고...영락 없는 어린이 산꾼이내,그 집념과 끈기는 어린이 이상 입니다, 엄마 아빠 에게서 가르침 받아,이번 지리종주 에선 선두 에서 엄마를 안내 하는 영특함 까지, 든든합니다,별이 쏫아 지는 지리능선.... 새벽에 불어오는 바람은 우리내 생활 에선 쉬 느낄수 없었던 감동이였습니다,촉박한 시간 설정 에도 불구 하고 완주를 하신 산정인 여러분 축하 드림니다,선두와 중간 후미,그리고 각기 다른 코스로의 하산...효과적 이고 매꺼럽지 못한 관리 였습니다,각성 하며 열정과 최선을 견주 하는 초심을 생각 하며 다음 산행에 임하겠습니다,기백산 에서 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