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주 2병과 맞바꾼 바래봉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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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주 2병과 맞바꾼 바래봉 정상
산행 들머리에서 산정회원들을 원형으로 나열한 뒤
김홍수 대장님은 단호한 어조로 강조하셨다.
하산 후 음주로 인한 출발지연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카랑카랑한 목소리, 꼭 다문 입술.....
감히 거역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넘쳐흘렀다.
지리산은 초행이다. 전국 어디를 가든 나는 초행이다.
도대체가 가 본 데가 없으니 가는 곳마다 처녀등산일 수밖에 없는 초보이다.
몇 년 전 관광버스로 성삼재에 도착, 노고단까지 걸어 가 본 적은 있지만
그게 무슨 산행 축에나 들까........
출발부터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10분도 안되어 선두는 저 멀리 앞서가고 있다.
걱정이 앞선다.
음주는 고사하고 열심히 따라붙어도 5시 30분까지 하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구나 동행이 중간승차지점에서 시간을 못 지킨 바람에
전체 회원들을 기다리게 한, 치명적인 전과를 안고 있다.
때문에 하산 시간을 어기면 그야말로 완전 매장될 운명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5시 30분까지 뉴부산관광버스에 올라야한다.
경사가 급한 등산로를 따라 숨을 헐떡이면서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헛된 상상은
원점회귀(이런 용어가 있는지....) 등산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였다.
힘에 부치면 언제든지 되돌아갈 수 있으련만.........
바래봉 철쭉을 보러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등산로가 능선에 이르자 인파가 끝없이 밀려왔다.
교행하느라 몇 번이나 서서 기다려야 하였다.
덕분에 헐떡이는 숨길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금쪽같은 시간은 사정없이 흐르고 있었다.
뜻밖에도 점심을 먹을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오히려 귀중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자리를 잡았다가 회원들이 다른 장소로 옮기는 틈을 타서
나는 잽싸게 김밥을 먹어치웠다.
그리곤 곧바로 출발하였다.
가다가보니 회원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이제 나는 예정에도 없던 선두가 되었다.
내 평생 선두는 처음이다.
때문에 몇 번이나 주저앉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려야만 하였다.
철쭉 군락지를 지나니 바래봉이 보였다.
갈등이 끓어올랐다.
대장님은 바래봉 정상에 반드시 올랐다가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하셨지만
내 처지는 그게 아니었다.
발바닥(족근염 비슷한 증세가 있다)과 종아리, 허리는
벌써부터 진통이 주기적으로 몰려왔고
입안은 갈증으로 바짝바짝 타고 있었다.
결코 물로는 달랠 수 없는 갈증이었다.
바래봉 정상과 시원한 맥주!
이 둘 중에서 택일해야만 하였다.
바래봉 정상에 오른다면 하산 후 목을 축일 시간은 없을 것이다.
바래봉을 단념할만한 명분을 찾아야만 하였다.
過猶不及!
그렇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평소 내 체력으로 보건대 이미 산행은 그 운동량이 넘친다.
바래봉 정상까지 넘보는 것은 지나침이다.
하산길도 만만치 않았다.
지름길이 있으련만 초행이라 큰길로만 갈 수밖에 없었다.
천신만고 끝에 주차장에 이르니
맥주는 동이 나고 동동주만 있었다.
꿩대신 닭이라, 동동주도 마실 만 하였다.
내 생애 술 마실 시간을 가장 힘들게 번 하루였다.
고백을 하고보니 일종의 커밍아웃이 되고 말았다.
산꾼이냐, 술꾼이냐.
담에 또 산행 신청을 하면 산정산악회에서 과연 받아주실지 의문이다.
대장님. 총무님.
그래도 시간하나는 잘 지키지 않습니까?
산행 들머리에서 산정회원들을 원형으로 나열한 뒤
김홍수 대장님은 단호한 어조로 강조하셨다.
하산 후 음주로 인한 출발지연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카랑카랑한 목소리, 꼭 다문 입술.....
감히 거역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넘쳐흘렀다.
지리산은 초행이다. 전국 어디를 가든 나는 초행이다.
도대체가 가 본 데가 없으니 가는 곳마다 처녀등산일 수밖에 없는 초보이다.
몇 년 전 관광버스로 성삼재에 도착, 노고단까지 걸어 가 본 적은 있지만
그게 무슨 산행 축에나 들까........
출발부터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10분도 안되어 선두는 저 멀리 앞서가고 있다.
걱정이 앞선다.
음주는 고사하고 열심히 따라붙어도 5시 30분까지 하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구나 동행이 중간승차지점에서 시간을 못 지킨 바람에
전체 회원들을 기다리게 한, 치명적인 전과를 안고 있다.
때문에 하산 시간을 어기면 그야말로 완전 매장될 운명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5시 30분까지 뉴부산관광버스에 올라야한다.
경사가 급한 등산로를 따라 숨을 헐떡이면서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헛된 상상은
원점회귀(이런 용어가 있는지....) 등산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였다.
힘에 부치면 언제든지 되돌아갈 수 있으련만.........
바래봉 철쭉을 보러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등산로가 능선에 이르자 인파가 끝없이 밀려왔다.
교행하느라 몇 번이나 서서 기다려야 하였다.
덕분에 헐떡이는 숨길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금쪽같은 시간은 사정없이 흐르고 있었다.
뜻밖에도 점심을 먹을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오히려 귀중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자리를 잡았다가 회원들이 다른 장소로 옮기는 틈을 타서
나는 잽싸게 김밥을 먹어치웠다.
그리곤 곧바로 출발하였다.
가다가보니 회원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이제 나는 예정에도 없던 선두가 되었다.
내 평생 선두는 처음이다.
때문에 몇 번이나 주저앉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려야만 하였다.
철쭉 군락지를 지나니 바래봉이 보였다.
갈등이 끓어올랐다.
대장님은 바래봉 정상에 반드시 올랐다가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하셨지만
내 처지는 그게 아니었다.
발바닥(족근염 비슷한 증세가 있다)과 종아리, 허리는
벌써부터 진통이 주기적으로 몰려왔고
입안은 갈증으로 바짝바짝 타고 있었다.
결코 물로는 달랠 수 없는 갈증이었다.
바래봉 정상과 시원한 맥주!
이 둘 중에서 택일해야만 하였다.
바래봉 정상에 오른다면 하산 후 목을 축일 시간은 없을 것이다.
바래봉을 단념할만한 명분을 찾아야만 하였다.
過猶不及!
그렇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평소 내 체력으로 보건대 이미 산행은 그 운동량이 넘친다.
바래봉 정상까지 넘보는 것은 지나침이다.
하산길도 만만치 않았다.
지름길이 있으련만 초행이라 큰길로만 갈 수밖에 없었다.
천신만고 끝에 주차장에 이르니
맥주는 동이 나고 동동주만 있었다.
꿩대신 닭이라, 동동주도 마실 만 하였다.
내 생애 술 마실 시간을 가장 힘들게 번 하루였다.
고백을 하고보니 일종의 커밍아웃이 되고 말았다.
산꾼이냐, 술꾼이냐.
담에 또 산행 신청을 하면 산정산악회에서 과연 받아주실지 의문이다.
대장님. 총무님.
그래도 시간하나는 잘 지키지 않습니까?
댓글목록
이쁜님의 댓글
이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맨날 꼴등을 합니다.회원님들과함께 식사를 해 본적이 몇 안되네요..ㅎㅎ..늘~늦을까 봐 ...맘대로 식사도 못하고........작년인가??설악산을 갔었는 데,중청에서 회원님들께서 식사를 하시더라구여.그때도 역시 꼴등으로 열심히 가는 중이라..밥 먹지 않고 그대로 진행해서 일등(?) 그러나 얼마 못가, 무서운 행동대원들의 추격으로 또 꼴등...대장님께서 출발시간 정해주신 딱 5분전에 주차장에 도착해서, 그 좋은 오색 온천물에 들어 가 보지도 못하고, 부산으로 왔던 아픈(?) 기억이.........그날 배 고파서 거의 죽음이었더랫습니다.중간 휴게소에서 밥을 먹었는 데....생각을 해 보세요...무박으로 밥도 안먹고 10시간정도 산행을 했으니..............................최선을 다했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