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후의 산행의 맛이란^^(와룡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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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반에 눈을 뜨니 밖에는 아직도 비가 내리는지 잔잔한 소리가 들린다.
제발 그만 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건만...
5시에 밖을 나가보니 비가 그치고 옅은 하늘빛의 하늘이 중간중간 보인다^^
ㅋㅋㅋ 이제 날이 개일려나^^
다행이다 싶었으나 그것도 잠시 갑자기 비 떨어지는 소리가....ㅡ.ㅡ
일단 가보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버스 기다리면서 시민회관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옷이 반이상 젖어버렸다^^
이거야 원^^ 바람도 장난 아니네...
비가 와도 시민회관 앞에는 많은 산행버스들이 줄을 서있다^^
오늘은 처음 뵈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어린 여자애도 앉아있네^^
아는 얼굴은 대장님, 총무님, 프리윌드님, 차홍기님, 노경수님,
그리고 몇 번 뵈었는데 성함을 모르겠지만 이렇게 여섯 분 뿐이다^^
24명의 인원을 태우고 버스는 출발한다^^
과연 어떤 산일까^^ 궁금하다^^
대장님 설명으로는 비가 와서 조금 까다로울수 있다고 하시는데....
홈피에서 봤던 암릉구간이 자꾸 맘에 걸린다^^
겁부터 먹은 지라^^
사천으로 가는 고속도로에는 개나리꽃이 길을 만들고 있다^^
진노란색의 많은 줄기들이 이쁘기도 하다^^
진분홍의 벚꽃도 한그루 지나친다^^
내리는 비속에 천연의 색을 보고 있자니
좋아야 할 기분이 왠지 가라앉는다^^
왠 감성^^
진주를 지나고 나서부터는 비가 그쳤다^^
제발 더 이상 안내리기를 바랄 뿐인데
휴게소 화장실은 으미!! 사람들이 징허요^^
오늘도 산으로 가는 이들이 많을려나^^
2시간 정도 달린 버스는 산행 들머리인 와룡산주차장에
우리를 내려준다^^
10시 반쯤 어수선한(??) 인원점검을 끝내고 출발^^
다들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라고 하신다^^
습한 거 빼고는 좋은 것 같다^^
대장님을 선두로 총무님과 같이 뒤를 따른다^^
총무님 : 포포씨는 아무도 몰래 따로 운동하죠^^
포포 : ㅎㅎㅎ
대장님 : 비밀리에 운동합니까^^
포포 : 말도 안되요^^
총무님 : 운동해서 내 이렇게 잘 걸어요^^ 보여주죠^^
포포 : 무신 말씀을^^
만약 정말 그렇게 보였다면 그런 생각은 전혀 없음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산에선 언제나 겸손해야 함을 잘 알고 있다^^
잘 걷는다고 하시지만 잘 따져보면 정말 못걷는데....
단지 뒤쳐지지 않으려고 할뿐....
그리고 걷는 것이 신이 날 뿐이다^^
포장로를 따라 오르는데 두 갈래의 길이 나온다^^
앞에 타산악회에서 오신 분들이 가시는 방향으로
대장님도 그 방향으로 가신다^^
오르다보니 예비군훈련장이 나오는데
한쪽에 꽂아놓은 팻말 중에 "절대복종" 이란 단어가 있다^^
총무님 : 저 단어가 딱 맘에 드네^^
그러시더니 핸폰에 달려있는 호루라기를 부르신다^^ 교관님^^
갑룡사 가기 전에 돌탑을 여러 개 쌓아놓은 터가 있다^^
어떤 돌탑은 사람처럼 눈과 입도 붙어있네^^
누가 저렇게 쌓아놓았을까^^
계속되는 포장로는 갑룡사에서 끝이 난다^^
여기서 잠시 후미를 기다리며 쉰다^^
이제부터 흙길이다^^
몇걸음 걷지 않았는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남해가 조금 보인다^^
그리 질퍽이지 않는 길을 오르는데
야~~~~ 등산로를 시작한지 얼마지 않아 가파른 오르막이다^^
홈피에서 읽은 글 그대로다^^
오늘도 함 올라보자 싶어 오르는데
발목 핑계 대고 운동을 안했더니 허벅지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서서히 입질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도 일정한 페이스로 걷고 있는데
이번엔 종아리에서 난리다^^ 그래서 어짜라고^^
그렇다고 입질에 걸려들 순 없다^^
한발한발 올리니 어느새 도암재다^^
여기서 또 잠시 쉰다^^
대장님께서 산에 대한 말씀을 해주신다^^
사진도 한컷 찍는다^^
새섬바위까지는 1㎞ 남았다^^
지도를 보니 90도에 가까운 곡선이....
여기도 무지 가파를 것 같은데^^
중간이 올라오고 다시 출발^^
예상한 대로 오로지 오름길뿐이다^^
한동안 계속 홀로 산행을 하고 싶었기에
숨이 차고 힘들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걷는다^^
비가 왔지만 그래도 산에는 사람이 많다^^
부산에서도 왔고 전라도 말씨도 들리는데^^
오르면서 본 사람들이 거의 같이 오른다^^
앞에 한 부부가 선두를 잡고 오르신다^^
아 무지 빠르시다^^
그리고 내가 뒤를 따르고 젊으신 언니 한분이랑 대장님^^
고통을 즐기며 오르막을 오르고 또 잠시 쉬는데
앞은 온통 구름바다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대장님이 또 한 컷 찍어주신다^^
날이 좋았다면 멋진 경치가 펼쳐졌을텐데 아쉽다^^
다시 출발하고는 선두 부부는 어디까지 가셨는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대장님은 오르시다 무슨 바위인지 모르겠으나 오르셔서 잠시 계시고
젊은 언니분도 잠시 쉬신다^^
난 계속 걸었다^^ 여기서부터는 나 혼자 떨어져 걷게 된다^^
과연 홈피에서 봤던 암릉구간이 언제쯤 나오려나 기다리며 걷는데
드디어 그 구간이다^^
큰 암릉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그것도 거의 밋밋한 상태다^^;;
홈도 별로 없고 옆에 철봉이 설치되어 있지만 낮게 설치되어
무서움이 많은 나는 거의 앉아 오르다 싶이 오른다^^
야 조금만 실수해도 그대로 미끄러 질 것 같다^^
심장 떨린다^^ 양팔과 다리에 힘껏 힘이 들어가고
철대를 꽉 잡고 엄청 긴장하고 지나간다^^
떨지 않으려고 맘 단단히 먹고 오르지만^^
엄마까지 찾는다^^
밋밋해 위험한 암릉 구간을 지나고 너덜지대를 오른다^^
너덜지대를 올라 주위를 살피니 날씨 덕분에 아무것도 안보인다^^
다시 내림길이 이러지는데 이제는 밧줄이 중간중간 위치하고 있다^^
조심조심 가는데 밧줄을 잡고 또 유격훈련을 하고 말았다^^
다른 산악회에서 오신 부부 같은데 뒤에서 여자분이 계속
무섭다고 하신다^^
내맘이랑 같네^^ 정말 돌아가고 싶은데^^ 그럴 순 없다면서^^
능선 암릉구간에 오르니 온통 구름바다이다보니
여자분 : 야 여기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남자분 : 아무것도 안보이니까 아무생각 없이 떨어지지요^^
그 말이 정답이네^^ 근데
여자분 : 그래도 떨어지다가 나무에라도 걸리면 어떻게 해요??
남자분 : 그럼 새되는 거지요^^
아!! 근데 진짜 무섭다^^
제법 왔다 싶은데 이제 겨우 새섬바위 0.9㎞지점이다^^
댕 이것밖에 안왔단 말이가^^;;
다른 산악회 분들도 그 정도 밖에 안 왔냐며 한 말씀씩 하신다^^
여기서부터는 그런대로 편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대장님 기다렸다가 같이 가까 싶기도 한데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이 정도도 못 가면 다른 산을 어떻게 갈까 싶어
담력을 키워야 한다는 맘으로 계속 걷는다^^
맘을 진정시키며 걷고 있는데 바로 뒤에서
대장님 : 포포야 천천히 가자^^
포포 : 대장님 너무 무서워요^^
대장님 : 허허허^^
젊은 언니 : 아니 혼자서도 어찌그리 잘까요^^
포포 : 무서워서 혼났어요^^
젊은 언니 : 그죠 길이 위험하네요^^
이제 대장님과 계속 같이 길을 한다^^
또 암릉구간이 나올까봐 물어봤는데 이제는 없단다^^
다행이다 싶네^^
언제쯤 산은 제모습을 보일련지^^
새섬바위를 지나고 민재봉까지 1.9㎞남았다^^
새섬바위라고 하지만 무신 모양인지도 모르겠고
하늘위로 신선이 구름을 타고 다니듯 좁은 면적의 바위위에
옆은 온통 구름뿐이다^^
등산로를 따라 양 옆에는 아직 꽃망울을 터트리지 않고
품고 있는 새순이 쫙 널려져 있지만 이 꽃이 피었더라면
정말 천상의 꽃길이 되었을텐데 아쉽다^^
드디어 헬기장에 도착했다^^
근데 헬기장에 도착하니 운해가 걷히기 시작한다^^
주위 산들이 하나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생각도 못한 사량도도 보인다^^
점점 드러나는 주위의 경치가 환상적이다^^
산행을 마니 하신 분들은 아실 것이다^^
푸른 산 능선을 점점 피어오르고 있는 운해의 멋진 경관을^^
오히려 맑은 날씨보다 비 온 후의 흐린 날씨가 운치를 더하는 것 같다^^
너무 멋져 사진을 찍는다^^
주위를 돌아보며 한 장면이라도 놓칠라 머리 속에 넣기 바쁘다^^
여기서 선두로 출발하신 부부를 만난다^^
민재봉까지 0.7㎞남았다^^
날이 개이니 바로 앞에 민재봉이 보인다^^
진짜 바로 앞에 있네^^
출발하고 총무님과 프리윌드님의 연이은 무신^^
" 대장님 주위 함 보이소 너무 멋지지예^^"
민재봉으로 다가갈수록 주위 경관이 발길을 잡는다^^
이쪽 저쪽 다 보고 머리에 넣으려니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어찌나 멋진지^^
맑은 날은 고정화면이지만 비온 후의 모습은 움직이는 동영상이다^^
얼른 소형 카메라를 장만해서 담아놓고 싶다^^
조금 걷다 둘러보고 조금 걷다 둘러보고^^
도대체 이 모습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나의 표현력이 이정도 뿐이니^^;;에고ㅜ.ㅜ)
대장님이 사진도 찍어주신다^^
대장님도 다양한 각도로 사진을 찍으시느라 걸음이 느리시다^^
환상적인 경치에 반하며 정상에 도착한다^^ 12시 반이다...
이젠 사량도의 모습이 깨끗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해가 완전한 모습을 보인다^^
사량도를 여기서 볼 수 있다니 왠지 신기하다^^
이제사 새섬바위가 보인다^^
사람들이 제법 올라와 있다^^ 그래도 제모습은 아직....
주위를 둘러보고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고 사량도를 배경으로도 한 컷^^
대장님과 같이 한 덕분에 여러 장의 사진을 찍는다^^
고맙습니다^^ 대장님^^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로 분비는데
그중 불교학교에서 왔나보다^^
다 같이 모여 교가를 부르는데 책임자 같은 분의 말씀이
"여기서는 1절만 부르겠습니다"
댕 그럼 몇 절까지 부르려고 했단 말인가^^
여기저기 자리하고 식사를 하신다^^
우리도 총무님 일행을 기다려 점심상을 차린다^^
근데 한자리에서 미나리를 쌈장에 찍어드시는 걸 보고 총무님께서
눈여겨 보시는데 내가 초장 가져왔다니 얻으려 가신다^^
한손 가득히 미나리에 쌈장까지 받아 들고 오시는 총무님^^
총무님 : 역시 불자분들이서 마음씨가 좋네^^
여럿이 둘러 앉아 식사를 하신다^^
머루주에 화이트소주에 미나리에 맛난 식사다^^
멋진 경치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으니 꿀맛이요^^
식사를 마치고 하산길로 들어선다^^
대장님께서는 거의 다와가는 후미를 기다리신다^^
하산 시작하고 여자 2분과 함께 내려가게 되었다^^
이분들은 간식꺼리를 한가득 사오셔서
아침에 웃음을 만들게 했던 분들이다^^
내려가면서 마이구미 몇 개 얻어 먹는데
한분은 3년 전에 산정에 오래 참석하신 분이라고 하신다^^
한분은 직장 동생이라고 하시고^^
짧은 대화를 나누고 먼저 내려간다^^
나도 내리막길은 서툰지라 뒤에서 가까도 싶었지만
혼자 조용히 걷고 싶어 먼저 내려간다^^
내리막길은 정말 영화속의 한 장면이다^^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 나뭇잎은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와
큰 호수를 앞에 둔 배경으로 집 한채가 놓여있고
새벽무렵 안개가 어느 정도 깔린 듯한 모습^^
지금 이 길이 바로 나무 사이사이로 옅은 안개가 깔려있다^^
꿈속에서 어딘가를 찾아 숲 속을 헤매이는 듯한 그림이다^^
맘껏 느끼며 걷고 있는데 어느 샌가 내려오신 차홍기님과 젊은 언니^^
잘 가시다가 질퍽한 내리막길에 젊은 언니가 미끄러지신다...
뿌리를 밟으셨다고 하신다^^
대장님도 내려오시고 가면서 아까부터 궁금했던
꽃봉우리에 대해 물으니 개꽃이라고 하신다^^
이 꽃은 절대 먹으면 안되다고 하신다^^
그럼 조심해야겠네요 말하면서 그만 스텝이 엉켜
약간 미끄러지고 말았다^^
한동안 안 넘어진다 했더니...
내려갈수록 물소리가 들린다^^
잘하면 발을 담글수도 있겠구나 싶은데^^
너덜지대를 들어서니 능선사이로 바다가 보인다^^
여기서 부터는 설악산의 오세암에서 백담사에 이르는 길의 한구간이
떠오른다^^
그리 비슷한 건 아니지만 왠지 그런 느낌이 든다^^
빠른 물길의 계곡이 보인다^^
밤새 내린 비 때문인지 물이 빠른 속도로 흐른다^^
천천히 물소리 들으며 촉촉한 나무와 흙냄새를 맡고 있으니
분위기 짱이다^^
머리속은 복잡한데 마음은 가벼워진다^^
조금의 간격을 두고 걸어가시는 대장님께서는
홀로 걸으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실까^^
낼 새벽에 황산에 가신다는데 그 생각을 하실까^^
그냥 궁금해졌다^^
하산길은 생각 외로 금방 끝났다^^ 2시쯤 도착한 것 같다^^
포장로를 조금 걸어 집 한채가 보이는데 여기서 하산주를 한다^^
평상에 앉아 푸른 하늘이 보이고 벚꽃을 뒤로하고
시원한 물줄기를 들으며 자리를 잡고 앉는다^^
손두부에 농주를 하시는데 농주가 어찌나 찐한지 사이다를 타서 마신다^^
벚꽃에는 벌들이 많이 붙어있다^^
누런 고양이와 새끼를 밴 점박이 고양이가 주위를 어슬렁거리고
누런 소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3시를 조금 지나 후미를 맡으신 프리윌드님께서 도착하시고
어린 여자꼬마도 웃는 얼굴로 도착한다^^ 대단하다^^
그러고보니 민재봉인데 돌쇠가족분들이 오늘은 안오셨다^^
돌쇠 1, 2 중 민재라는 이름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글자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찐한 막걸리 잘 마셨습니다^^ 차홍기님^^
자리를 정리하고 버스를 타기 위해 내려간다^^
버스정류장 주위에 먹거리 집이 제법 있다^^
여기서 먹어도 될 듯 했다^^
4시가 안되어 단체로 오신 분들이 도착하고 출발^^
하늘은 이제 완전한 푸른 빛을 찾은 것 같다^^
버스가 출발하고 단체로 오신 분들이 하산주를 드시지 못해
차를 세워 먹거리를 사오시는데 아이스크림도 모두에게 돌리신다^^
어느 단체인지 모르겠으나 잘 먹었습니다^^
기사님께서 차가 막힐꺼라고 하셨지만 몇 번의 짧은 정체구간을
지나 7시도 안되어 부산에 도착한다^^
다행히 비가 그친 상황에서 산행을 하게 되었다^^
비가 온 후의 날씨였지만 맑은 날보다 더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었다^^
산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실망을 시키지 않는 것 같다^^
위험한 구간에서 "나 다시 돌아 갈래" 긴장하며 지나왔지만
담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오고 싶다^^
여럿이 둘러 앉아 먹은 점심도 맛있었고
새로 알게 된 분들도 계시고^^
산정님을 마니 뵙지 못해 아쉬웠지만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였다^^
가이드 하시고 산정 챙기시느라 대장님, 총무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같이 산행하신 산정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황사, 감기 조심하시구요^^
산에서 또 뵙겠습니다^^
제발 그만 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건만...
5시에 밖을 나가보니 비가 그치고 옅은 하늘빛의 하늘이 중간중간 보인다^^
ㅋㅋㅋ 이제 날이 개일려나^^
다행이다 싶었으나 그것도 잠시 갑자기 비 떨어지는 소리가....ㅡ.ㅡ
일단 가보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버스 기다리면서 시민회관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옷이 반이상 젖어버렸다^^
이거야 원^^ 바람도 장난 아니네...
비가 와도 시민회관 앞에는 많은 산행버스들이 줄을 서있다^^
오늘은 처음 뵈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어린 여자애도 앉아있네^^
아는 얼굴은 대장님, 총무님, 프리윌드님, 차홍기님, 노경수님,
그리고 몇 번 뵈었는데 성함을 모르겠지만 이렇게 여섯 분 뿐이다^^
24명의 인원을 태우고 버스는 출발한다^^
과연 어떤 산일까^^ 궁금하다^^
대장님 설명으로는 비가 와서 조금 까다로울수 있다고 하시는데....
홈피에서 봤던 암릉구간이 자꾸 맘에 걸린다^^
겁부터 먹은 지라^^
사천으로 가는 고속도로에는 개나리꽃이 길을 만들고 있다^^
진노란색의 많은 줄기들이 이쁘기도 하다^^
진분홍의 벚꽃도 한그루 지나친다^^
내리는 비속에 천연의 색을 보고 있자니
좋아야 할 기분이 왠지 가라앉는다^^
왠 감성^^
진주를 지나고 나서부터는 비가 그쳤다^^
제발 더 이상 안내리기를 바랄 뿐인데
휴게소 화장실은 으미!! 사람들이 징허요^^
오늘도 산으로 가는 이들이 많을려나^^
2시간 정도 달린 버스는 산행 들머리인 와룡산주차장에
우리를 내려준다^^
10시 반쯤 어수선한(??) 인원점검을 끝내고 출발^^
다들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라고 하신다^^
습한 거 빼고는 좋은 것 같다^^
대장님을 선두로 총무님과 같이 뒤를 따른다^^
총무님 : 포포씨는 아무도 몰래 따로 운동하죠^^
포포 : ㅎㅎㅎ
대장님 : 비밀리에 운동합니까^^
포포 : 말도 안되요^^
총무님 : 운동해서 내 이렇게 잘 걸어요^^ 보여주죠^^
포포 : 무신 말씀을^^
만약 정말 그렇게 보였다면 그런 생각은 전혀 없음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산에선 언제나 겸손해야 함을 잘 알고 있다^^
잘 걷는다고 하시지만 잘 따져보면 정말 못걷는데....
단지 뒤쳐지지 않으려고 할뿐....
그리고 걷는 것이 신이 날 뿐이다^^
포장로를 따라 오르는데 두 갈래의 길이 나온다^^
앞에 타산악회에서 오신 분들이 가시는 방향으로
대장님도 그 방향으로 가신다^^
오르다보니 예비군훈련장이 나오는데
한쪽에 꽂아놓은 팻말 중에 "절대복종" 이란 단어가 있다^^
총무님 : 저 단어가 딱 맘에 드네^^
그러시더니 핸폰에 달려있는 호루라기를 부르신다^^ 교관님^^
갑룡사 가기 전에 돌탑을 여러 개 쌓아놓은 터가 있다^^
어떤 돌탑은 사람처럼 눈과 입도 붙어있네^^
누가 저렇게 쌓아놓았을까^^
계속되는 포장로는 갑룡사에서 끝이 난다^^
여기서 잠시 후미를 기다리며 쉰다^^
이제부터 흙길이다^^
몇걸음 걷지 않았는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남해가 조금 보인다^^
그리 질퍽이지 않는 길을 오르는데
야~~~~ 등산로를 시작한지 얼마지 않아 가파른 오르막이다^^
홈피에서 읽은 글 그대로다^^
오늘도 함 올라보자 싶어 오르는데
발목 핑계 대고 운동을 안했더니 허벅지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서서히 입질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도 일정한 페이스로 걷고 있는데
이번엔 종아리에서 난리다^^ 그래서 어짜라고^^
그렇다고 입질에 걸려들 순 없다^^
한발한발 올리니 어느새 도암재다^^
여기서 또 잠시 쉰다^^
대장님께서 산에 대한 말씀을 해주신다^^
사진도 한컷 찍는다^^
새섬바위까지는 1㎞ 남았다^^
지도를 보니 90도에 가까운 곡선이....
여기도 무지 가파를 것 같은데^^
중간이 올라오고 다시 출발^^
예상한 대로 오로지 오름길뿐이다^^
한동안 계속 홀로 산행을 하고 싶었기에
숨이 차고 힘들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걷는다^^
비가 왔지만 그래도 산에는 사람이 많다^^
부산에서도 왔고 전라도 말씨도 들리는데^^
오르면서 본 사람들이 거의 같이 오른다^^
앞에 한 부부가 선두를 잡고 오르신다^^
아 무지 빠르시다^^
그리고 내가 뒤를 따르고 젊으신 언니 한분이랑 대장님^^
고통을 즐기며 오르막을 오르고 또 잠시 쉬는데
앞은 온통 구름바다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대장님이 또 한 컷 찍어주신다^^
날이 좋았다면 멋진 경치가 펼쳐졌을텐데 아쉽다^^
다시 출발하고는 선두 부부는 어디까지 가셨는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대장님은 오르시다 무슨 바위인지 모르겠으나 오르셔서 잠시 계시고
젊은 언니분도 잠시 쉬신다^^
난 계속 걸었다^^ 여기서부터는 나 혼자 떨어져 걷게 된다^^
과연 홈피에서 봤던 암릉구간이 언제쯤 나오려나 기다리며 걷는데
드디어 그 구간이다^^
큰 암릉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그것도 거의 밋밋한 상태다^^;;
홈도 별로 없고 옆에 철봉이 설치되어 있지만 낮게 설치되어
무서움이 많은 나는 거의 앉아 오르다 싶이 오른다^^
야 조금만 실수해도 그대로 미끄러 질 것 같다^^
심장 떨린다^^ 양팔과 다리에 힘껏 힘이 들어가고
철대를 꽉 잡고 엄청 긴장하고 지나간다^^
떨지 않으려고 맘 단단히 먹고 오르지만^^
엄마까지 찾는다^^
밋밋해 위험한 암릉 구간을 지나고 너덜지대를 오른다^^
너덜지대를 올라 주위를 살피니 날씨 덕분에 아무것도 안보인다^^
다시 내림길이 이러지는데 이제는 밧줄이 중간중간 위치하고 있다^^
조심조심 가는데 밧줄을 잡고 또 유격훈련을 하고 말았다^^
다른 산악회에서 오신 부부 같은데 뒤에서 여자분이 계속
무섭다고 하신다^^
내맘이랑 같네^^ 정말 돌아가고 싶은데^^ 그럴 순 없다면서^^
능선 암릉구간에 오르니 온통 구름바다이다보니
여자분 : 야 여기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남자분 : 아무것도 안보이니까 아무생각 없이 떨어지지요^^
그 말이 정답이네^^ 근데
여자분 : 그래도 떨어지다가 나무에라도 걸리면 어떻게 해요??
남자분 : 그럼 새되는 거지요^^
아!! 근데 진짜 무섭다^^
제법 왔다 싶은데 이제 겨우 새섬바위 0.9㎞지점이다^^
댕 이것밖에 안왔단 말이가^^;;
다른 산악회 분들도 그 정도 밖에 안 왔냐며 한 말씀씩 하신다^^
여기서부터는 그런대로 편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대장님 기다렸다가 같이 가까 싶기도 한데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이 정도도 못 가면 다른 산을 어떻게 갈까 싶어
담력을 키워야 한다는 맘으로 계속 걷는다^^
맘을 진정시키며 걷고 있는데 바로 뒤에서
대장님 : 포포야 천천히 가자^^
포포 : 대장님 너무 무서워요^^
대장님 : 허허허^^
젊은 언니 : 아니 혼자서도 어찌그리 잘까요^^
포포 : 무서워서 혼났어요^^
젊은 언니 : 그죠 길이 위험하네요^^
이제 대장님과 계속 같이 길을 한다^^
또 암릉구간이 나올까봐 물어봤는데 이제는 없단다^^
다행이다 싶네^^
언제쯤 산은 제모습을 보일련지^^
새섬바위를 지나고 민재봉까지 1.9㎞남았다^^
새섬바위라고 하지만 무신 모양인지도 모르겠고
하늘위로 신선이 구름을 타고 다니듯 좁은 면적의 바위위에
옆은 온통 구름뿐이다^^
등산로를 따라 양 옆에는 아직 꽃망울을 터트리지 않고
품고 있는 새순이 쫙 널려져 있지만 이 꽃이 피었더라면
정말 천상의 꽃길이 되었을텐데 아쉽다^^
드디어 헬기장에 도착했다^^
근데 헬기장에 도착하니 운해가 걷히기 시작한다^^
주위 산들이 하나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생각도 못한 사량도도 보인다^^
점점 드러나는 주위의 경치가 환상적이다^^
산행을 마니 하신 분들은 아실 것이다^^
푸른 산 능선을 점점 피어오르고 있는 운해의 멋진 경관을^^
오히려 맑은 날씨보다 비 온 후의 흐린 날씨가 운치를 더하는 것 같다^^
너무 멋져 사진을 찍는다^^
주위를 돌아보며 한 장면이라도 놓칠라 머리 속에 넣기 바쁘다^^
여기서 선두로 출발하신 부부를 만난다^^
민재봉까지 0.7㎞남았다^^
날이 개이니 바로 앞에 민재봉이 보인다^^
진짜 바로 앞에 있네^^
출발하고 총무님과 프리윌드님의 연이은 무신^^
" 대장님 주위 함 보이소 너무 멋지지예^^"
민재봉으로 다가갈수록 주위 경관이 발길을 잡는다^^
이쪽 저쪽 다 보고 머리에 넣으려니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어찌나 멋진지^^
맑은 날은 고정화면이지만 비온 후의 모습은 움직이는 동영상이다^^
얼른 소형 카메라를 장만해서 담아놓고 싶다^^
조금 걷다 둘러보고 조금 걷다 둘러보고^^
도대체 이 모습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나의 표현력이 이정도 뿐이니^^;;에고ㅜ.ㅜ)
대장님이 사진도 찍어주신다^^
대장님도 다양한 각도로 사진을 찍으시느라 걸음이 느리시다^^
환상적인 경치에 반하며 정상에 도착한다^^ 12시 반이다...
이젠 사량도의 모습이 깨끗이 한눈에 들어오고
남해가 완전한 모습을 보인다^^
사량도를 여기서 볼 수 있다니 왠지 신기하다^^
이제사 새섬바위가 보인다^^
사람들이 제법 올라와 있다^^ 그래도 제모습은 아직....
주위를 둘러보고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고 사량도를 배경으로도 한 컷^^
대장님과 같이 한 덕분에 여러 장의 사진을 찍는다^^
고맙습니다^^ 대장님^^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로 분비는데
그중 불교학교에서 왔나보다^^
다 같이 모여 교가를 부르는데 책임자 같은 분의 말씀이
"여기서는 1절만 부르겠습니다"
댕 그럼 몇 절까지 부르려고 했단 말인가^^
여기저기 자리하고 식사를 하신다^^
우리도 총무님 일행을 기다려 점심상을 차린다^^
근데 한자리에서 미나리를 쌈장에 찍어드시는 걸 보고 총무님께서
눈여겨 보시는데 내가 초장 가져왔다니 얻으려 가신다^^
한손 가득히 미나리에 쌈장까지 받아 들고 오시는 총무님^^
총무님 : 역시 불자분들이서 마음씨가 좋네^^
여럿이 둘러 앉아 식사를 하신다^^
머루주에 화이트소주에 미나리에 맛난 식사다^^
멋진 경치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으니 꿀맛이요^^
식사를 마치고 하산길로 들어선다^^
대장님께서는 거의 다와가는 후미를 기다리신다^^
하산 시작하고 여자 2분과 함께 내려가게 되었다^^
이분들은 간식꺼리를 한가득 사오셔서
아침에 웃음을 만들게 했던 분들이다^^
내려가면서 마이구미 몇 개 얻어 먹는데
한분은 3년 전에 산정에 오래 참석하신 분이라고 하신다^^
한분은 직장 동생이라고 하시고^^
짧은 대화를 나누고 먼저 내려간다^^
나도 내리막길은 서툰지라 뒤에서 가까도 싶었지만
혼자 조용히 걷고 싶어 먼저 내려간다^^
내리막길은 정말 영화속의 한 장면이다^^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 나뭇잎은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와
큰 호수를 앞에 둔 배경으로 집 한채가 놓여있고
새벽무렵 안개가 어느 정도 깔린 듯한 모습^^
지금 이 길이 바로 나무 사이사이로 옅은 안개가 깔려있다^^
꿈속에서 어딘가를 찾아 숲 속을 헤매이는 듯한 그림이다^^
맘껏 느끼며 걷고 있는데 어느 샌가 내려오신 차홍기님과 젊은 언니^^
잘 가시다가 질퍽한 내리막길에 젊은 언니가 미끄러지신다...
뿌리를 밟으셨다고 하신다^^
대장님도 내려오시고 가면서 아까부터 궁금했던
꽃봉우리에 대해 물으니 개꽃이라고 하신다^^
이 꽃은 절대 먹으면 안되다고 하신다^^
그럼 조심해야겠네요 말하면서 그만 스텝이 엉켜
약간 미끄러지고 말았다^^
한동안 안 넘어진다 했더니...
내려갈수록 물소리가 들린다^^
잘하면 발을 담글수도 있겠구나 싶은데^^
너덜지대를 들어서니 능선사이로 바다가 보인다^^
여기서 부터는 설악산의 오세암에서 백담사에 이르는 길의 한구간이
떠오른다^^
그리 비슷한 건 아니지만 왠지 그런 느낌이 든다^^
빠른 물길의 계곡이 보인다^^
밤새 내린 비 때문인지 물이 빠른 속도로 흐른다^^
천천히 물소리 들으며 촉촉한 나무와 흙냄새를 맡고 있으니
분위기 짱이다^^
머리속은 복잡한데 마음은 가벼워진다^^
조금의 간격을 두고 걸어가시는 대장님께서는
홀로 걸으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실까^^
낼 새벽에 황산에 가신다는데 그 생각을 하실까^^
그냥 궁금해졌다^^
하산길은 생각 외로 금방 끝났다^^ 2시쯤 도착한 것 같다^^
포장로를 조금 걸어 집 한채가 보이는데 여기서 하산주를 한다^^
평상에 앉아 푸른 하늘이 보이고 벚꽃을 뒤로하고
시원한 물줄기를 들으며 자리를 잡고 앉는다^^
손두부에 농주를 하시는데 농주가 어찌나 찐한지 사이다를 타서 마신다^^
벚꽃에는 벌들이 많이 붙어있다^^
누런 고양이와 새끼를 밴 점박이 고양이가 주위를 어슬렁거리고
누런 소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3시를 조금 지나 후미를 맡으신 프리윌드님께서 도착하시고
어린 여자꼬마도 웃는 얼굴로 도착한다^^ 대단하다^^
그러고보니 민재봉인데 돌쇠가족분들이 오늘은 안오셨다^^
돌쇠 1, 2 중 민재라는 이름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글자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찐한 막걸리 잘 마셨습니다^^ 차홍기님^^
자리를 정리하고 버스를 타기 위해 내려간다^^
버스정류장 주위에 먹거리 집이 제법 있다^^
여기서 먹어도 될 듯 했다^^
4시가 안되어 단체로 오신 분들이 도착하고 출발^^
하늘은 이제 완전한 푸른 빛을 찾은 것 같다^^
버스가 출발하고 단체로 오신 분들이 하산주를 드시지 못해
차를 세워 먹거리를 사오시는데 아이스크림도 모두에게 돌리신다^^
어느 단체인지 모르겠으나 잘 먹었습니다^^
기사님께서 차가 막힐꺼라고 하셨지만 몇 번의 짧은 정체구간을
지나 7시도 안되어 부산에 도착한다^^
다행히 비가 그친 상황에서 산행을 하게 되었다^^
비가 온 후의 날씨였지만 맑은 날보다 더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었다^^
산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실망을 시키지 않는 것 같다^^
위험한 구간에서 "나 다시 돌아 갈래" 긴장하며 지나왔지만
담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오고 싶다^^
여럿이 둘러 앉아 먹은 점심도 맛있었고
새로 알게 된 분들도 계시고^^
산정님을 마니 뵙지 못해 아쉬웠지만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였다^^
가이드 하시고 산정 챙기시느라 대장님, 총무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같이 산행하신 산정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황사, 감기 조심하시구요^^
산에서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