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오는 백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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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오는 백운산(1218m)
몇 주전만 하더라도 산행을 위한 김밥 사러 갈 때면 어두웠는데 훤한 아침이 되었다.
김밥집 아줌씨도 이젠 얼굴이 익숙해 졌는지 농담도 건넨다.
일반도로를 속도를 내면서 달려 도시고속도로에 진입하자 마음껏 달려도 될 정도로 한산하다. 20분만에 조방앞에 도착을 한다. 봄맞이 산행을 위한 수많은 관광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봄맞이 초입의 산행은 물오르는 나무들과 촉촉해지는 산행 길을 밟는 기쁨으로 산행을 시작하려 하는데 생각보다는 차가운 날씨다. 산정의 두 꼬마들의 빠른 걸음으로 오늘의 산행이 시작된다. 이쪽은 아직도 바람이 많고 추운 모양인지 길가의 마른 풀만 보일 뿐 파릇파릇한 봄맞이 행사가 없다. 그래도 조금 올라가자 계곡의 물소리가 우릴 반기고 내 뒤에서 따라오는 다른 일행의 웃음소리와 농담석인 진한이야기도 오가기도 하고 아직은 힘이 넘치는지 아주머니의 노랫소리가 흥겹게 한다. 봄처녀의 노래라도 부르고 싶다. 몇 마디 말을 걸어보기도 하면서 간다. 처음과는 달리 따스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진틀삼거리 까지 가는 길은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기 위한 비닐호스가 여러 군데에 꽂혀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흥겹게 편안한 길을 올라왔다.
삼거리 지나서 약15분 가량의 가파른 경사길에 오르자 선두를 따라가다가 뒤쳐지기 시작을 한다. 오늘의 산행은 여기서 다리의 근육을 약 절반을 소진한 것 같은 느낌이다. 바로 뒤에서 올라오는 분이 포포님이 알려줘서 알았다는데 매래치란 아디가 참 독특하다고 한다. 그래서 육지에서는 개미라 하고 바다에서는 매래치라고…… 이야기 하려다 그냥 간다. 주위의 나뭇가지들이 생기가 돈다. 얼마 있지 않아 잔뜩 물먹어서 움을 틔울듯한 모습을 느끼게 한다.
산행시작 후 약 1시간이 흘렀을까 아직은 바람이 세다. 바람막이 윗도리를 걸치고는 산행을 한다.
12시 신선대 푯말에 도착한다. 정상 0.5km지점이다. 혼자서 신선대의 바위위로 올라간다. 사람들이 아무도 없다. 전부 정상으로 가기만 바쁜지 여기서 잠시 쉬어가는 여유가 없는 게 아쉽다. 바라보는 정상은 사람들이 바다의 바위에 따개비가 붙어있듯이 보인다. 철재계단을 타고 바위의 꼭대기에 올라서자 바람이 제법 세다. 자칫 넘어질까 싶어 바로 내려와서 바람이 없는 곳에서 주위를 둘러볼 수가 있었다. 천천히 정상으로 가는 길을 따라 따뜻한 기온을 느끼며 가는데 눈발이 날린다. 눈이 내려봐야 봄기운을 이길 수가 있으랴 만은 그래도 심심한가 보다.
12시25분 정상바위 바로 밑에 도착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몇 사람이 서서 겨우 있을 수 있는 곳을 그래도 정상의 정상석을 만지고 싶은지 매달리듯 위험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정상을 내려오면서 아래를 보자 신선대 0.5km, 억불동 6km 같은 방향으로 진틀 3.4km 푯말아래에서 산정대장님께서 서있다. 하산코스가 푯말방향이 아니고 동편으로 하여 매봉으로 고사리 마을로 가야 하는 코스이기에 자칫 헛갈릴 수 있는 길이다. 푯말에서 동쪽으로 작은 능을 넘어서 내려가는 길에만 등산로를 두꺼운 하얀 눈 콘크리트로 포장을 해뒀다. 주위에는 그렇게 눈이 쌓이지도 않았는데 유독 포장을 한걸 보면 겨울이 가는 것이 무척 아쉬워하는 모양이다.
한 10분쯤 갔을까 헬기장 같이 생긴 공터가 나온다. 거기서 우리일행들이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였는데 이미 선두는 가버리고 없었다. 뭔가 착각을 하였는지 모를 일이다. 찌푸린 날씨에 간간히 눈발이 내리기도 하는 곳에서 식사를 하고는 내려오고 있는데 동수친구가 낙엽을 깔고 앉아 혼자서 밥을 먹고 있다. 하산길에는 작은 봉우리를 여러 개 지난다. 내려가다 지겨울 만하면 또 한번 잠시 올라가게 만들고 생각보다는 운치가 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는 않는 코스인지 수북이 쌓인 낙엽 길과 폭신폭신한 기름기 흐르는 산행 길들이 내가 사는 근교산의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래도 동장군은 아직까지는 쉽게 겨울을 내주지 않으려는지 등성이를 타고 갈 때는 세찬바람과 많은 눈발이 날리다가 그치다가 차가운 겨울날씨를 보여주기도 하고 안개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밀려가다가 푸른 하늘이 나타나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반복하기도 한다. 매봉을 지나는 데도 뒤를 돌아서서 보는 경치나 억불봉을 잘 볼 수가 없다. 안개가 시샘이라도 하듯 그냥 길을 내려오면서 물오르는 나무나 감상하라는 듯싶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오자 늘 북풍이 불더니 남풍이 불어온다. 좀 이상한 현상 같은 느낌이지만 그 지세의 파악이 어렵다. 하산길의 11시 방향의 경지정리가 잘된 들판의 푸르름이 보이고 오른쪽 편으로는 섬진강의 넓은 물줄기와 모래사장이 보인다. 하산하는 쪽은 진틀의 서편보다는 날씨가 따뜻한지 봄기운을 더 많이 느낄 수가 있다. 고사마을로 내려오자 매화꽃이 완전히 피진 않았지만 흙먼지 날리는 길가의 매화꽃은 봄기운을 느끼는 데는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마을에 다 내려오자 논에는 싱싱한 복세풀(논, 밭에 있는 잡초)들이 봄을 알린다. 도로에 올라서자 섬진강의 넓은 모래사장과 맑은 물이 가슴을 다 시원하게 한다. 뒤쳐진 산정인들이 있어 기다리다가 약10분을 달려 매화마을로 들어서는데 매화축제가 한창이다. 관광버스에서 내려 축제 장으로 가는데 흥겨운 노래가 울려 퍼지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별로 많지가 않다. 날씨가 추운데다 시간도 늦었고 아직까지 매화꽃이 충분히 피지 못한 탓일 거라는 생각도 든다. 아마도 다음주면 만개하지 않을까도 싶은데……. 하산 주를 하기 위하여 내려오는데 내가 좋아하는 강원도 아리랑을 무대 위에서 신나게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왠지 마음이 가볍다.
부산으로 오는 고속도로에는 19시가 다되어가도 바깥이 훤하다.
이젠 찬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봄은 오는 모양이다.
올 겨울 유난히도 많이 돌아 다녀서 그런지 나도 동장군과 같은 편인가 마음이 많이 아쉽다.
산행시간 및 코스
코스-진틀->신선대->백운산->매봉->고사마을->매화마을
2005년 3월 13일 8시 조방앞출발
10시30분 산행시작(진틀휴게소)
11시10분 지나 진틀 삼거리
12시경 신선대
12시25분 백운산 정상
15시30분 고사마을
16시50분지나 고사마을 출발
17시경 매화마을 도착
18시경 출발
20시30분경 조방앞 도착
딱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몇 주전만 하더라도 산행을 위한 김밥 사러 갈 때면 어두웠는데 훤한 아침이 되었다.
김밥집 아줌씨도 이젠 얼굴이 익숙해 졌는지 농담도 건넨다.
일반도로를 속도를 내면서 달려 도시고속도로에 진입하자 마음껏 달려도 될 정도로 한산하다. 20분만에 조방앞에 도착을 한다. 봄맞이 산행을 위한 수많은 관광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봄맞이 초입의 산행은 물오르는 나무들과 촉촉해지는 산행 길을 밟는 기쁨으로 산행을 시작하려 하는데 생각보다는 차가운 날씨다. 산정의 두 꼬마들의 빠른 걸음으로 오늘의 산행이 시작된다. 이쪽은 아직도 바람이 많고 추운 모양인지 길가의 마른 풀만 보일 뿐 파릇파릇한 봄맞이 행사가 없다. 그래도 조금 올라가자 계곡의 물소리가 우릴 반기고 내 뒤에서 따라오는 다른 일행의 웃음소리와 농담석인 진한이야기도 오가기도 하고 아직은 힘이 넘치는지 아주머니의 노랫소리가 흥겹게 한다. 봄처녀의 노래라도 부르고 싶다. 몇 마디 말을 걸어보기도 하면서 간다. 처음과는 달리 따스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진틀삼거리 까지 가는 길은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기 위한 비닐호스가 여러 군데에 꽂혀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지금까지는 그렇게 흥겹게 편안한 길을 올라왔다.
삼거리 지나서 약15분 가량의 가파른 경사길에 오르자 선두를 따라가다가 뒤쳐지기 시작을 한다. 오늘의 산행은 여기서 다리의 근육을 약 절반을 소진한 것 같은 느낌이다. 바로 뒤에서 올라오는 분이 포포님이 알려줘서 알았다는데 매래치란 아디가 참 독특하다고 한다. 그래서 육지에서는 개미라 하고 바다에서는 매래치라고…… 이야기 하려다 그냥 간다. 주위의 나뭇가지들이 생기가 돈다. 얼마 있지 않아 잔뜩 물먹어서 움을 틔울듯한 모습을 느끼게 한다.
산행시작 후 약 1시간이 흘렀을까 아직은 바람이 세다. 바람막이 윗도리를 걸치고는 산행을 한다.
12시 신선대 푯말에 도착한다. 정상 0.5km지점이다. 혼자서 신선대의 바위위로 올라간다. 사람들이 아무도 없다. 전부 정상으로 가기만 바쁜지 여기서 잠시 쉬어가는 여유가 없는 게 아쉽다. 바라보는 정상은 사람들이 바다의 바위에 따개비가 붙어있듯이 보인다. 철재계단을 타고 바위의 꼭대기에 올라서자 바람이 제법 세다. 자칫 넘어질까 싶어 바로 내려와서 바람이 없는 곳에서 주위를 둘러볼 수가 있었다. 천천히 정상으로 가는 길을 따라 따뜻한 기온을 느끼며 가는데 눈발이 날린다. 눈이 내려봐야 봄기운을 이길 수가 있으랴 만은 그래도 심심한가 보다.
12시25분 정상바위 바로 밑에 도착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몇 사람이 서서 겨우 있을 수 있는 곳을 그래도 정상의 정상석을 만지고 싶은지 매달리듯 위험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정상을 내려오면서 아래를 보자 신선대 0.5km, 억불동 6km 같은 방향으로 진틀 3.4km 푯말아래에서 산정대장님께서 서있다. 하산코스가 푯말방향이 아니고 동편으로 하여 매봉으로 고사리 마을로 가야 하는 코스이기에 자칫 헛갈릴 수 있는 길이다. 푯말에서 동쪽으로 작은 능을 넘어서 내려가는 길에만 등산로를 두꺼운 하얀 눈 콘크리트로 포장을 해뒀다. 주위에는 그렇게 눈이 쌓이지도 않았는데 유독 포장을 한걸 보면 겨울이 가는 것이 무척 아쉬워하는 모양이다.
한 10분쯤 갔을까 헬기장 같이 생긴 공터가 나온다. 거기서 우리일행들이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였는데 이미 선두는 가버리고 없었다. 뭔가 착각을 하였는지 모를 일이다. 찌푸린 날씨에 간간히 눈발이 내리기도 하는 곳에서 식사를 하고는 내려오고 있는데 동수친구가 낙엽을 깔고 앉아 혼자서 밥을 먹고 있다. 하산길에는 작은 봉우리를 여러 개 지난다. 내려가다 지겨울 만하면 또 한번 잠시 올라가게 만들고 생각보다는 운치가 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는 않는 코스인지 수북이 쌓인 낙엽 길과 폭신폭신한 기름기 흐르는 산행 길들이 내가 사는 근교산의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래도 동장군은 아직까지는 쉽게 겨울을 내주지 않으려는지 등성이를 타고 갈 때는 세찬바람과 많은 눈발이 날리다가 그치다가 차가운 겨울날씨를 보여주기도 하고 안개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밀려가다가 푸른 하늘이 나타나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반복하기도 한다. 매봉을 지나는 데도 뒤를 돌아서서 보는 경치나 억불봉을 잘 볼 수가 없다. 안개가 시샘이라도 하듯 그냥 길을 내려오면서 물오르는 나무나 감상하라는 듯싶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오자 늘 북풍이 불더니 남풍이 불어온다. 좀 이상한 현상 같은 느낌이지만 그 지세의 파악이 어렵다. 하산길의 11시 방향의 경지정리가 잘된 들판의 푸르름이 보이고 오른쪽 편으로는 섬진강의 넓은 물줄기와 모래사장이 보인다. 하산하는 쪽은 진틀의 서편보다는 날씨가 따뜻한지 봄기운을 더 많이 느낄 수가 있다. 고사마을로 내려오자 매화꽃이 완전히 피진 않았지만 흙먼지 날리는 길가의 매화꽃은 봄기운을 느끼는 데는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마을에 다 내려오자 논에는 싱싱한 복세풀(논, 밭에 있는 잡초)들이 봄을 알린다. 도로에 올라서자 섬진강의 넓은 모래사장과 맑은 물이 가슴을 다 시원하게 한다. 뒤쳐진 산정인들이 있어 기다리다가 약10분을 달려 매화마을로 들어서는데 매화축제가 한창이다. 관광버스에서 내려 축제 장으로 가는데 흥겨운 노래가 울려 퍼지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별로 많지가 않다. 날씨가 추운데다 시간도 늦었고 아직까지 매화꽃이 충분히 피지 못한 탓일 거라는 생각도 든다. 아마도 다음주면 만개하지 않을까도 싶은데……. 하산 주를 하기 위하여 내려오는데 내가 좋아하는 강원도 아리랑을 무대 위에서 신나게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왠지 마음이 가볍다.
부산으로 오는 고속도로에는 19시가 다되어가도 바깥이 훤하다.
이젠 찬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봄은 오는 모양이다.
올 겨울 유난히도 많이 돌아 다녀서 그런지 나도 동장군과 같은 편인가 마음이 많이 아쉽다.
산행시간 및 코스
코스-진틀->신선대->백운산->매봉->고사마을->매화마을
2005년 3월 13일 8시 조방앞출발
10시30분 산행시작(진틀휴게소)
11시10분 지나 진틀 삼거리
12시경 신선대
12시25분 백운산 정상
15시30분 고사마을
16시50분지나 고사마을 출발
17시경 매화마을 도착
18시경 출발
20시30분경 조방앞 도착
딱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