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흘산▲산에 오르면 신선이요. 내려오면 속세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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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흘산▲산에 오르면 신선이요. 내려오면 속세인이지만...
- 언제 : 2005.3.20
- 얼마나: 11:20~14:50(3시간 30분)
- 날 씨 :쾌청
- 몇명:45
- 어떻게 :부산 산정산악회 따라서(http://mysanjung.co.kr)
▷선구↗응봉산↘↗설흘산↘망산↘가천
- 개인산행횟수ː 2005-12
- 테마:암릉릿지산행
- 산높이ː설흘산488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11:18~30
산행들머리에 도착하기전 벌써 버스안에서 맥주로 목을 축였다.오랫만에 산행
에 동참하게 된 이쁜님이 예쁜 비닐 포장에 담긴 맥주를 건네주니 땡초에겐 술
이 따르고 나도 술을 마다하지 않으니 산에 다녀도 몸무게는 잘도 늘어난다.
산행들머리 선구마을에 도착해보니 아담한 어촌에 푸른바다와 다랭이 논이
그림같은 곳이다.오름길에 접어드니 장딴지로 전해주는 강한 압박감은 행복한
전주곡이다.
11:32~34
산수유같은 생강나무가 연초록 노랑 빛을 띠고 수줍게 피어있고 되돌아 본 선구
마을은 작은 규모의 어촌을 더 작게 만들어 보여준다.조금 더 진행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조망은 닫히고 키 큰 해송사이 오솔길로 사색의 산책길로 안내
한다.
11:45~52
기분 상쾌한 사색의 걸음걸이는 바로 긴장감으로 바뀌니 암릉의 불규칙한
오르내림은 정체구간을 만들어내고 변화하는 산의 모습을 보여준다.정체구간
을 지나니 다시 조망이 열리며 좌측은 다랭이논이 보이는데 조그마한 가능성이
보이면 이루어내는 남해사람들의 밑바탕을 훔쳐보는 느낌이다.
12:12~21
된비알 급사면과 능선을 오르내리며 아기자기한 릿지등반을 즐긴다.설악산
석주길을 축소한 듯한 릿지등반에 기분이 한껏 고조된다.좌우측 푸른바다가
천길 낭떠러지로 입을 벌리고 있는데 중간 실 하나가 위아래로 리드미컬하게
꿈틀거리 듯 놓여있다.두발이 세발 되고 다시 네발도 되니 자동으로 뱃살은
줄겠다.
12:22
급사면 우측 앞쪽 저멀리 정말 그림같은 작은섬이 운치를 더하고 엷게 드리운
구름과 푸른바다는 시원하기 짝이 없다.오늘 저 바다가 모두 맑은 청주같다.
어디가 바다며 어디가 하늘인가?
12:44~13:31
그렇게 몇번을 사면과 릿지를 하고나니 응봉산에 올랐다.응봉산의 鷹은 매
(솔개)응자이니 바로 매봉이다.육조능선방향을 바라보는 바위위에 앉아 바다
방석을 아래에 깔았으니 신선이 따로 있는가? 이곳에서 식사를 하며 정상주를
마시니 어느 고급 호텔의 스카이라운지가 이만 하겠는가?
13:31
육조능선을 따라 가천으로 바로 하산하고 싶었으나 설흘산에 와서 설흘산 정상
을 밟지 않는다는것은 말이 되지 않으니 매봉 정상으로 되돌아 뒤로 난 설흘산
가는 능선길로 접어든다.
13:55
암산에서 육산으로 바뀐 설흘산 가는 능선길은 부드럽기 그지 없었으나 곧
오름길에 접어들자 다시 암릉길로 바뀌며 한번 더 된비알을 오르게 된다.
14:15~20
설흘산 정상에 오르니 봉수대가 있고 다시 한번 푸른바다가 쪽빛을 자랑한다.
봉수대 옆 정상석은 뵐 듯 말듯 자그만하고 한걸음에 달리니 바로 망산이다.
망산에서 보는 설흘산 정상은 "청주"바다를 따라 마시는 술잔모양이다.
14:23~53
망산을 지나니 발 아래 가천마을이 보인다.다랭이 논이 등고선을 맞추어 휘어져
있고 초록 남새 아래로 바다가 오늘 산행의 끝을 알린다.
몽돌이 아름다운 월포해수욕장의 드문드문 심어져 있는 해송아래에서 시원한
바람으로 얼굴의 열을 식히며 술병은 대병이요 술잔은 일회용 커피잔이니
장진주(將進酒)가 따로 있을까? 그래 나 오늘 기분 좋다.다른 말이 무엇 필요
할까? 딱 한마디면 되는 것을..
但願長醉不願醒(단원장취불원성)~.그저 마냥 취해 깨고 싶지 않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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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흐르듯 자연과 만나는 산행
風流山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