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년 첫 산행, Let's go ! 태백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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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후기 보는 방법...
... 이 글은 그냥 남의 집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일기장을 훑어 보듯이 편안하게 보세요.
- 한라산 산행을 끝으로 2004년 산행을 한 건의 사고도 없이 무사히 마감을 하고 ,을유년 새해 첫 산행지인 울릉도 성인봉은 많은 산정님들의 기대와는 달리 풍랑으로 인한 배편 사정으로 산행이 전면 취소되었다. -
* 태백산 산행 당일 오전 5시 40분 ...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스스로 이러났다. 세상에 이런 일이!...
" 승민아 너 드디어 해냈구나. 정말 대단해. 인간승리다. "
정말 감동적인 휴먼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이다. 좋았어!
* 오전 6시 10분 ...
여유있게 집을 나섰다.
깜깜한 어둠과 함께 날씨는 예상대로 추웠지만 들뜬 기분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민회관으로 향했다. 지하철 안은 군데군데 이놈과 똑같은 산행차림을 한 매니아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그 분들의 앉은 자세는 맞선자리에 온 처녀총각처럼 얌전히 다소곳이 호박씨(?) 까며 앉아 있었지만, 사실 저분들의 마음도 이미 즐거운 산행을 기대하며 들뜬 기분을 감출 수가 없음을 얼굴표정으로 충분히 눈치 챌 수가 있었다.
* 오전 6시 40분 ...
눈에 익은 잘생긴 우리의 애마, 산정버스가 바로 보인다.
너무 일찍 왔다. 아무도 없네? 일등이네?(내가 언제 일등을 해본 적이 있던가)
버스 문을 굳게 닫고 기사님은 세상 모르고 졸고 계신다.
단잠을 깨기가 안스러웠지만 그렇다고 밖에서 벌벌 떨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차문을 두드렸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정말 차문이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열린다. 진리를 체험하는 순간이다,
7시가 조금 넘어 산정님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대장님, 신동수님, 프리웰드님, 포포님, 다솜님....
어? 근데 버스가 두대네?
저쪽 버스가 좋네? 또 내가 아는 산정님들도 대부분 저 버스에 타녜?
아직 자리가 남아있는데 옮길까?
옮기기 싫다. 왜? ... 그냥!
산정산악회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프리웰드님과 들고 있는데 저 멀리서 총무님이 보인다. 오늘 패션에 신경을 많이 쓰신 것 같다. 프리웨드님이 20살 같다고 했다. 그랬더니 총무님이 좋아 어쩔 쭐 모른다. 나도 정말 이쁘다고 말했다.
성인봉 산행취소로 산행의 굶주린 산정인들이 두 대의 버스를 불러 들인 것이다. 다들 열정이 대단하다. 예약하신 몇 분의 무언의 취소로 좌석은 여유가 있었다.(우리 산정님들~ 산행예약취소는 사전에 유선연락하는 아름다운 미득을 가꿉시다. 다른 산정님들 기다리지 않도록. 예? 제발)
어쨌든 예정 출발시간이 조금 넘은 7시 45분경에 버스가 움직였다.
한철규님처럼... 캄온! 렛츠 고! 베이비!
* 오후 12시 30분...
약 5시간동안 버스에 몸을 싣고 태백산 유일사 주차장에 도착한 후 우리의 애마를 쉬게 했다. 대장님의 간단한 안내말씀과 함께 곧 바로 산행에 들어갔다
물론 난 당연히 A코스인 문수봉방향이다.
이놈의 두 다리를 오늘도 믿고 그냥 별 갈등없이 그렇게 정했다.
출발~
모두들 새해 힘찬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뒤에서 그 엄청난 발성실력으로 총무님이 부른다.
" 산저~응" "산저~응 " 몇번을 부른다.
내가 뒤를 돌아 보았다. 딱 걸렸다. 총무님의 레이더에...
중간에 계신 신동수님의 무전기 좀 받아 오라는 것이다.
예! 엄청 뛰었다. 이게 뭔 일이다냐?
겨우 신동수님을 따라가서 무전기를 후미에 넘겨 드렸다.
후미는 그냥 이놈을 지나간다.
얼마나 뛰었는지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다. 헥헥. 완전히 땡칠이 되는구만.
그 길로 후미와 계속 산행을 했다.
산행을 하며 오은숙님이 강원도 사투리를 흉내내신다. 제법 하신다.
근데 사람들 진짜 많이 왔다. 정체가 된다.
다른 옆길로 남들 따라갔다. 바위 위를 엉금엉금 기어올라서...
근데 그긴 낭떠러지다.겨우 뛰어 내렸다. 내 뒤에 50대로 보이는 아줌마가 못내려온다. 내가 잡아 드릴려는 순간 그 아줌마의 육중한 엉덩이가 나의 얼굴을 덮친다. 오마이 갓! 오늘 왜 이러냐? 아줌마가 고맙다한다.
날씨도 좋고 눈도 밟을만 하고 어쨌든 별 일(?)없이 주목군락지에 다왔음을 가리키며 저기 대장님이 기다리고 서서 우리를 반긴다.
다른 님들은 식사가 거의 마무리가 되고 우리들은 따로 자리를 잡았다.
나름대로 정성껏 준비해온 도시락을 꺼내서 먹는데 손가락 끝이 시러워 밥을 못먹겠다. 이럴줄 알고 스키장갑까지 대동을 시켰는데 있으나마나다. 승민아 이걸 뭐하러 가져왔냐? 얼마나 시러운지 정신을 못차리겠다. 정말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총무님도 호들갑을 뜬다. 손시리다고.
밥이고 뭐고 대충대충 먹는다.
그때 갑자기 이놈의 밥통에 총무님이 보온병에 있는 걸 확 붓는다. 난 순간 너무 놀랬다. 밥도 덜 먹었는데 커피를 붓는 줄 알고..
따끈한 보리차였다. 마시니 너무 좋았다. 그래도 이놈의 손가락은 반응을 안한다.(그리고 한철규님... 밥도 들 드셨는데 시라국 버린 것 죄송합니다)
밥을 먹고 산행을 시작했다.
별 무리없이 천재단에 도착했다.
주위 조망이 좋아 민족의 영산 태백산맥을 마음껏 감상했다.
문뜩 학창시절 읽은 조정래 소설이 파노라마처럼 머리속을 지나간다.
....
한철규님은 우리와 다른 코스인 망경사방향으로 향했고, 우리는 시간이 좀 빠듯하지만 총무님과 오은숙님과 함께 문수봉을 향했다.
얼마안가 오은숙님이 혼자 바쁘게 가버린다. 기다리는줄 알았는데 그냥 가버렸다. 총무님과 열심히 걸었다. 이런저런 얘기하며...
내리막길에 아이젠을 신었다 벗었다 몇번을 반복을 한다.
뒤 따라오는 총무님의 걸음이 조금 불안했는데 기어코 넘어지고 만다.
넘어지면서 짚은 외쪽 팔을 다쳤나보다. 많이 아파하신다.
옷을 많이 입어 얼마나 다쳤는지 확인도 안된다. 그냥 가자한다.
하기야 뭐 이놈이 뾰족한 수도 없다.
내려오면서 계속 불안하다. 총무님이.
이놈이 뒤 따라가면 마음이라도 좀 편하겠거만 끝까지 자기가 뒤에 가겠단다.
고집 무지하게 세다.
오후 4시가 되어 당골광장 3.6km남았다는 팻말을 확인했다.
총무님이 겨울산이라 빨리 어두워진다고 날 겁을 준다. 랜턴도 있으니 괞찮다고 했다. 걸음을 빨리했다. 가다보니 아줌마 한분이 다쳐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걸 보며 추월했다. 얼마안가 119대원들이 올라온다.
산행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곧 바로 눈꽃축제 준비가 한창인듯 중장비로 집채만한 눈덩이를 만들고 있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 10분이었다.
그 곳이 정말 미끄럽다. 총무님께 이놈의 스틱을 잡으라고 내밀었다. 근데 자기 스틱을 나한테 나란히 내미는 것이다. 난 무슨 뜻인지... 하고 있는데 쪼그려 앉는 것이다. 쓸매 타게 당기라는 뜻이다. 난 웃음이 확 나왔다.
정말 총무님은 못말려!
총무님 수고하셨습니다. 끝.
... 이 글은 그냥 남의 집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책상 위에 놓여 있는 일기장을 훑어 보듯이 편안하게 보세요.
- 한라산 산행을 끝으로 2004년 산행을 한 건의 사고도 없이 무사히 마감을 하고 ,을유년 새해 첫 산행지인 울릉도 성인봉은 많은 산정님들의 기대와는 달리 풍랑으로 인한 배편 사정으로 산행이 전면 취소되었다. -
* 태백산 산행 당일 오전 5시 40분 ...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스스로 이러났다. 세상에 이런 일이!...
" 승민아 너 드디어 해냈구나. 정말 대단해. 인간승리다. "
정말 감동적인 휴먼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이다. 좋았어!
* 오전 6시 10분 ...
여유있게 집을 나섰다.
깜깜한 어둠과 함께 날씨는 예상대로 추웠지만 들뜬 기분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민회관으로 향했다. 지하철 안은 군데군데 이놈과 똑같은 산행차림을 한 매니아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그 분들의 앉은 자세는 맞선자리에 온 처녀총각처럼 얌전히 다소곳이 호박씨(?) 까며 앉아 있었지만, 사실 저분들의 마음도 이미 즐거운 산행을 기대하며 들뜬 기분을 감출 수가 없음을 얼굴표정으로 충분히 눈치 챌 수가 있었다.
* 오전 6시 40분 ...
눈에 익은 잘생긴 우리의 애마, 산정버스가 바로 보인다.
너무 일찍 왔다. 아무도 없네? 일등이네?(내가 언제 일등을 해본 적이 있던가)
버스 문을 굳게 닫고 기사님은 세상 모르고 졸고 계신다.
단잠을 깨기가 안스러웠지만 그렇다고 밖에서 벌벌 떨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차문을 두드렸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정말 차문이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열린다. 진리를 체험하는 순간이다,
7시가 조금 넘어 산정님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대장님, 신동수님, 프리웰드님, 포포님, 다솜님....
어? 근데 버스가 두대네?
저쪽 버스가 좋네? 또 내가 아는 산정님들도 대부분 저 버스에 타녜?
아직 자리가 남아있는데 옮길까?
옮기기 싫다. 왜? ... 그냥!
산정산악회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프리웰드님과 들고 있는데 저 멀리서 총무님이 보인다. 오늘 패션에 신경을 많이 쓰신 것 같다. 프리웨드님이 20살 같다고 했다. 그랬더니 총무님이 좋아 어쩔 쭐 모른다. 나도 정말 이쁘다고 말했다.
성인봉 산행취소로 산행의 굶주린 산정인들이 두 대의 버스를 불러 들인 것이다. 다들 열정이 대단하다. 예약하신 몇 분의 무언의 취소로 좌석은 여유가 있었다.(우리 산정님들~ 산행예약취소는 사전에 유선연락하는 아름다운 미득을 가꿉시다. 다른 산정님들 기다리지 않도록. 예? 제발)
어쨌든 예정 출발시간이 조금 넘은 7시 45분경에 버스가 움직였다.
한철규님처럼... 캄온! 렛츠 고! 베이비!
* 오후 12시 30분...
약 5시간동안 버스에 몸을 싣고 태백산 유일사 주차장에 도착한 후 우리의 애마를 쉬게 했다. 대장님의 간단한 안내말씀과 함께 곧 바로 산행에 들어갔다
물론 난 당연히 A코스인 문수봉방향이다.
이놈의 두 다리를 오늘도 믿고 그냥 별 갈등없이 그렇게 정했다.
출발~
모두들 새해 힘찬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뒤에서 그 엄청난 발성실력으로 총무님이 부른다.
" 산저~응" "산저~응 " 몇번을 부른다.
내가 뒤를 돌아 보았다. 딱 걸렸다. 총무님의 레이더에...
중간에 계신 신동수님의 무전기 좀 받아 오라는 것이다.
예! 엄청 뛰었다. 이게 뭔 일이다냐?
겨우 신동수님을 따라가서 무전기를 후미에 넘겨 드렸다.
후미는 그냥 이놈을 지나간다.
얼마나 뛰었는지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다. 헥헥. 완전히 땡칠이 되는구만.
그 길로 후미와 계속 산행을 했다.
산행을 하며 오은숙님이 강원도 사투리를 흉내내신다. 제법 하신다.
근데 사람들 진짜 많이 왔다. 정체가 된다.
다른 옆길로 남들 따라갔다. 바위 위를 엉금엉금 기어올라서...
근데 그긴 낭떠러지다.겨우 뛰어 내렸다. 내 뒤에 50대로 보이는 아줌마가 못내려온다. 내가 잡아 드릴려는 순간 그 아줌마의 육중한 엉덩이가 나의 얼굴을 덮친다. 오마이 갓! 오늘 왜 이러냐? 아줌마가 고맙다한다.
날씨도 좋고 눈도 밟을만 하고 어쨌든 별 일(?)없이 주목군락지에 다왔음을 가리키며 저기 대장님이 기다리고 서서 우리를 반긴다.
다른 님들은 식사가 거의 마무리가 되고 우리들은 따로 자리를 잡았다.
나름대로 정성껏 준비해온 도시락을 꺼내서 먹는데 손가락 끝이 시러워 밥을 못먹겠다. 이럴줄 알고 스키장갑까지 대동을 시켰는데 있으나마나다. 승민아 이걸 뭐하러 가져왔냐? 얼마나 시러운지 정신을 못차리겠다. 정말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총무님도 호들갑을 뜬다. 손시리다고.
밥이고 뭐고 대충대충 먹는다.
그때 갑자기 이놈의 밥통에 총무님이 보온병에 있는 걸 확 붓는다. 난 순간 너무 놀랬다. 밥도 덜 먹었는데 커피를 붓는 줄 알고..
따끈한 보리차였다. 마시니 너무 좋았다. 그래도 이놈의 손가락은 반응을 안한다.(그리고 한철규님... 밥도 들 드셨는데 시라국 버린 것 죄송합니다)
밥을 먹고 산행을 시작했다.
별 무리없이 천재단에 도착했다.
주위 조망이 좋아 민족의 영산 태백산맥을 마음껏 감상했다.
문뜩 학창시절 읽은 조정래 소설이 파노라마처럼 머리속을 지나간다.
....
한철규님은 우리와 다른 코스인 망경사방향으로 향했고, 우리는 시간이 좀 빠듯하지만 총무님과 오은숙님과 함께 문수봉을 향했다.
얼마안가 오은숙님이 혼자 바쁘게 가버린다. 기다리는줄 알았는데 그냥 가버렸다. 총무님과 열심히 걸었다. 이런저런 얘기하며...
내리막길에 아이젠을 신었다 벗었다 몇번을 반복을 한다.
뒤 따라오는 총무님의 걸음이 조금 불안했는데 기어코 넘어지고 만다.
넘어지면서 짚은 외쪽 팔을 다쳤나보다. 많이 아파하신다.
옷을 많이 입어 얼마나 다쳤는지 확인도 안된다. 그냥 가자한다.
하기야 뭐 이놈이 뾰족한 수도 없다.
내려오면서 계속 불안하다. 총무님이.
이놈이 뒤 따라가면 마음이라도 좀 편하겠거만 끝까지 자기가 뒤에 가겠단다.
고집 무지하게 세다.
오후 4시가 되어 당골광장 3.6km남았다는 팻말을 확인했다.
총무님이 겨울산이라 빨리 어두워진다고 날 겁을 준다. 랜턴도 있으니 괞찮다고 했다. 걸음을 빨리했다. 가다보니 아줌마 한분이 다쳐 119에 도움을 요청하는 걸 보며 추월했다. 얼마안가 119대원들이 올라온다.
산행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곧 바로 눈꽃축제 준비가 한창인듯 중장비로 집채만한 눈덩이를 만들고 있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 10분이었다.
그 곳이 정말 미끄럽다. 총무님께 이놈의 스틱을 잡으라고 내밀었다. 근데 자기 스틱을 나한테 나란히 내미는 것이다. 난 무슨 뜻인지... 하고 있는데 쪼그려 앉는 것이다. 쓸매 타게 당기라는 뜻이다. 난 웃음이 확 나왔다.
정말 총무님은 못말려!
총무님 수고하셨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