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이 가장 행복한 순간..(민주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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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물한계곡을 따라 민주지산에서 석기봉. 삼도봉을 거쳐 원점회기 했던 경험이 있다. 매번 흰 눈이 발목까지 쌓였었고 민주지산 하면 먼저 설경이 떠오른다. 겨울 산행의 묘미는 매서운 바람과 설국에서의 고독이 아닐까?
도마뱀처럼 꼬불꼬불 난 도로 형태 때문에 붙여진 지명일까? 도마령에 도착 표지판을 보니 刀馬嶺.. 예상과 다른 표지판.. 작명에 얽힌 사연이 더 궁금하다.
계단길을 올라 정자를 지나 가파른 오름은 계속된다. 안부에 올라서니 조그마한 검정대리석 추모비가 잔설에 덮여 있고 시든 국화꽃 한 다발이 쓸쓸하게 눈보라를 지켜내고 있다. 어느 산꾼의 영혼이며 꽃다발엔 무슨 사연 얽혀 있나.. 오름은 계속되고 숨길은 거칠어간다.
이뿐이 총무님 일행은 우회하고 혼자 남아 아이젠을 고쳐 신고 밧줄을 타고 오르니 정상 표지석만 덩그러니 칼바람을 이겨내고 있다. 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조망이 좋기로 이름 난 곳이지만 운무 때문에 시야가 가려 답답할 뿐이다. 서둘러 바위를 타고 내려와 민주지산으로 향한다.
각호산에서 민주지산으로 이어지는 3킬로 능선에는 설화가 만발해 산객들의 정서를 흠뻑 적셔 준다. 설화는 무엇이며 또 상고대는 뭔가? 눈이 내리지 않아도 운무나 서리에 의해 피어나는 게 상고대일까.... 사슴뿔처럼 휘어진 가지에 핀 설화는 더욱 아름답다.
여인의 모자 앞으로 삐져나온 머리칼이 또 다른 모습의 상고대를 연출한다. 상고대 앞에선 그 여인에게 “멋집니다”라고 하자 “멋진 사람만 멋진 사람 알아봅니다”며 답례 말이 일품이다.
점심 장소로 지정된 대피소에는 더 이상 발 뒤 뒬 틈이 없다. 벤취에 배낭을 풀고 준비해 온 음식물을 꺼내지만 눈보라에 손이 시려오고 가슴 떨리는 소리만 점점 크져 온다.
옆 자리에 김천에서 오신분이 라면을 끓이고 있다. 우선 쇠주부터 한잔 하니 짜릿 전율이 온몸에 퍼진다. 늦게서야 도착한 총무님 “라면 맛있겠다.”며 지나치지만 말 못할 사연 있기에 그만... 그 사연 알고 있겠죠..
민주지산(1242미터)을 넘어 석기봉으로 향한다. 매몰찬 바람에 설화편이 떨어지며 볼때기를 후려친다. 들리는 건 뽀득뽀득 내발자국 소리, 휘~잉 바람 소리, 거친 내 숨소리뿐이다. 발갛게 언 볼, 얼어붙는 손등, 가슴 속 깊이 파고드는 고독이 행복함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 겨울의 쓸쓸함이 너무 좋다.
얼어붙은 밧줄과 몇 번 씨름하다보니 코앞이 석기봉. 운무가 걷히고 잠깐 설화가 햇살에 눈부시다. 카메라 앵글을 맞추니 어느새 하얀 솜이불로 덮어 버린다. 이걸 우찌하노.. 파란하늘, 흐르는 운무, 설화 만발한 능선을 다시 보기 위해 한동안 석기봉을 떠날 줄 몰랐다.
신령님! 이 몸때기 얼리더라도 아까 그 장면 한번만 더 보여 주소... 민주지산 신령은 끝내 나의 애원을 거절하고 말았다.
처녀치마 바람에 날려 보일듯 말듯... 흐르는 운무 아래는 겨울의 아름다움이 숨겨져 있다. 설화와 상고대가 얽히고 이제 내 발걸음도 얽혀지고 있다. 세월의 무상함에 인생도 가는 구나...
운무가 경상, 충청, 전라 3개도를 휘감으며 화합의 장으로 만든 삼도봉에 올라 도마령에서 시작되어 각호산-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을 응시한다.
조국을 위해 꽃다운 젊음을 불사른 영혼들이여! 어느 곳에서 편히 쉬고 계시는가?
도마뱀처럼 꼬불꼬불 난 도로 형태 때문에 붙여진 지명일까? 도마령에 도착 표지판을 보니 刀馬嶺.. 예상과 다른 표지판.. 작명에 얽힌 사연이 더 궁금하다.
계단길을 올라 정자를 지나 가파른 오름은 계속된다. 안부에 올라서니 조그마한 검정대리석 추모비가 잔설에 덮여 있고 시든 국화꽃 한 다발이 쓸쓸하게 눈보라를 지켜내고 있다. 어느 산꾼의 영혼이며 꽃다발엔 무슨 사연 얽혀 있나.. 오름은 계속되고 숨길은 거칠어간다.
이뿐이 총무님 일행은 우회하고 혼자 남아 아이젠을 고쳐 신고 밧줄을 타고 오르니 정상 표지석만 덩그러니 칼바람을 이겨내고 있다. 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조망이 좋기로 이름 난 곳이지만 운무 때문에 시야가 가려 답답할 뿐이다. 서둘러 바위를 타고 내려와 민주지산으로 향한다.
각호산에서 민주지산으로 이어지는 3킬로 능선에는 설화가 만발해 산객들의 정서를 흠뻑 적셔 준다. 설화는 무엇이며 또 상고대는 뭔가? 눈이 내리지 않아도 운무나 서리에 의해 피어나는 게 상고대일까.... 사슴뿔처럼 휘어진 가지에 핀 설화는 더욱 아름답다.
여인의 모자 앞으로 삐져나온 머리칼이 또 다른 모습의 상고대를 연출한다. 상고대 앞에선 그 여인에게 “멋집니다”라고 하자 “멋진 사람만 멋진 사람 알아봅니다”며 답례 말이 일품이다.
점심 장소로 지정된 대피소에는 더 이상 발 뒤 뒬 틈이 없다. 벤취에 배낭을 풀고 준비해 온 음식물을 꺼내지만 눈보라에 손이 시려오고 가슴 떨리는 소리만 점점 크져 온다.
옆 자리에 김천에서 오신분이 라면을 끓이고 있다. 우선 쇠주부터 한잔 하니 짜릿 전율이 온몸에 퍼진다. 늦게서야 도착한 총무님 “라면 맛있겠다.”며 지나치지만 말 못할 사연 있기에 그만... 그 사연 알고 있겠죠..
민주지산(1242미터)을 넘어 석기봉으로 향한다. 매몰찬 바람에 설화편이 떨어지며 볼때기를 후려친다. 들리는 건 뽀득뽀득 내발자국 소리, 휘~잉 바람 소리, 거친 내 숨소리뿐이다. 발갛게 언 볼, 얼어붙는 손등, 가슴 속 깊이 파고드는 고독이 행복함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 겨울의 쓸쓸함이 너무 좋다.
얼어붙은 밧줄과 몇 번 씨름하다보니 코앞이 석기봉. 운무가 걷히고 잠깐 설화가 햇살에 눈부시다. 카메라 앵글을 맞추니 어느새 하얀 솜이불로 덮어 버린다. 이걸 우찌하노.. 파란하늘, 흐르는 운무, 설화 만발한 능선을 다시 보기 위해 한동안 석기봉을 떠날 줄 몰랐다.
신령님! 이 몸때기 얼리더라도 아까 그 장면 한번만 더 보여 주소... 민주지산 신령은 끝내 나의 애원을 거절하고 말았다.
처녀치마 바람에 날려 보일듯 말듯... 흐르는 운무 아래는 겨울의 아름다움이 숨겨져 있다. 설화와 상고대가 얽히고 이제 내 발걸음도 얽혀지고 있다. 세월의 무상함에 인생도 가는 구나...
운무가 경상, 충청, 전라 3개도를 휘감으며 화합의 장으로 만든 삼도봉에 올라 도마령에서 시작되어 각호산-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을 응시한다.
조국을 위해 꽃다운 젊음을 불사른 영혼들이여! 어느 곳에서 편히 쉬고 계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