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에서 용된 후미3번(?), 계룡산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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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놈이 햇병아리 산행경력으로 산행후기를 적기 시작한게 이번까지 네번째다.
짧은 산행경력과 졸필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용감하게(?) 산행기를 쓰기 시작하게 된 이유는 역시 전형적인 초보답게 산행을 하는 동안 아무런 생각과 느낌도 없이 무작정 오르내림을 한 무지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또 그날 산행의 감동을 산행후기를 통하여 정리하면서 한번 더 산행을 할 수 있는 즐거움을 가지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렇게 아무런 두려움과 갈등없이 또 자판을 두드린다...
무식한게 용감하단 말 아시지요?
* 참고 : 아래의 ( )안 내용은 사실과 다릅니다. 그냥 재미삼아...
오늘 아침은 평소 산행보다 조금 더 기분이 좋고 가볍다.
산정 홈피에 " 계룡산 산행 예약완료 " 를 일찍부터 확인했기 때문에 많은 산정님들과 함께 산행을 할 수 있으니 기쁨이 배다.
예상대로 많은 산정님들이 모였고 그 덕분에 버스 안에서도 전망이 훤히 보이고 이놈의 짧은 두 다리를 마음껏 쭉 뻗을 수 있는 VIP석에 앉는 특혜도 누렸다. 그렇게 즐거운 기분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 갑자기 총무님이 이놈을 향해 와서는 무전기를 건네 주셨다.( 와? 또 이젠 무전기까지 보관하라꼬? )
날더러 후미를 맡으라는 대장님의 특명이 내려진 것이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왠 날벼락이냐?)
그러고 보니 후미 맴버 한철규님이 안보이신다.
총무님이 전달하신 무겁고 시커먼 이 하사품(?)이 이놈에겐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수류탄을 들고 있는 듯 엉성하게 들고서는 가슴은 콩닥콩닥, 두건두건, 머리는 온갖 잡동사니로 이놈을 어지럽게 했다.( 이게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그 후로는 즐거움은 잊은 채 버스 안에서 지도를 몇 번이고 뚫어지게 쳐다보고, 배낭에 상비약은 뭐가 준비 됐는가, 무선송신맨트는 어떻게 할까, 등산로는 잘 찾아갈 수 있을까... 온갖 고민들이 나의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어쨌든 버스에 내려 산행은 시작되었고 이놈은 어명대로 산정님들의 제일 뒤를 따랐다.
매표소에 도착하니 앞장섰던 총무님이 매표소 직원한테 쌩때를 쓰고 있었다.
이놈은 정확한 내용도 모른 채 총무님의 열성팬의 한 사람으로서 무조건 같이 거들었다. 그렇게 우리의 괴략(?)대로 매표를 끝낸 후 후미를 향해 열심히 걸었다.
철썩 믿었던 총무님도 먼저 가버리고 동학사에 들렀던 산정님들을 기다린 후 제일 뒤에서 그들과 함께 오름을 시작했다.
점심을 먹기로 한 남매탑까지는 시간도 그렇게 많이 걸리지도 않고 오르는 동안 갈림길도 없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래도 오르는 동안 앞으로 닥쳐올 일에 대한 부담과 걱정이 앞섰다.
즐거운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시커먼 하사품을 목에 멘 채 삼불봉을 향해 걸었다.
오르는 중 한 아줌마 산정님이 "대장님!" ( 엥? 날보고 대장님?)
" 저 대장님 아닌데예 "
" 후미 대장님 아입니꺼? " ( 참 잘도 붙인다.)
" 저희들 땜에 빨리 가지 못하고 힘들지예? 그래도 저희들은 지금 열심히 걷는 깁니더. "
" 예에. 시간 넉넉하니까 천천히 가이시더. "
삼불봉에 오르니 경치구경보다 주위가 씨끄럽다.
등산객 중 한 분이 사고를 당했는지 주황색 119헬기에 매달려 올라간다.
나중에 알고 보니 미끄러져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졌단다.
그 와중에도 젊은 한 쌍의 우리 산정님은 사진 찍기에 바쁘다.
두 분을 위해 사진작가도 되어 드렸다.(작품은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근데 그 닭살 커플은 등산시작부터 손을 한번도 안놓고 꼭 붙잡고 다녔다.
두 분 서로가 무지하게 아끼는 사이인가보다. 남자분은 너무도 자상하게 그녀를 위해 배려를 하고 있었다. 보기에도 참 좋았지만 이 놈의 입장에서는 괜히 한숨만 나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확 신경질 날만큼 부럽기도 했다. ( 야! 꼭 늙은 총각 앞에서 그렇게 해야겠냐? 염장지르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멈춰 선 등산객들 때문에 조금 정체는 있었지만 곧 한가해졌다.
등산로가 매우 미끄러워 모두들 조심조심 걸었다.
관음봉 0.8킬로 지점에서 다른 산꾼이 지나가면서 이놈에게 우리 산악회로 보이는 여자분이 뒤에서 헤메고 있다고 알렸다.
아니 그럴 리가... 분명 내가 제일 마지막인걸 몇 번이고 확인했는데?...
어쨌든 너무 놀라 젊은 커플을 남겨두고 혼자 다시 돌아갔다.
엄청 뛰었다. 뛰는 동안 온갖 걱정이 다 들었다.
다행히 그 분을 만나 다른 일행과 다시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었다.
나중에 얘기를 들으니 그 분이 헬기 때문에 돌아서 있었는데 이놈이 우리 산정님인걸 모르고 지나쳤던 것이다. 여하튼 천만 다행이다.
그런 우여곡절이 있은 후 관음봉에 도착했다.
잠시 한숨을 돌린 후 갑사방향으로 향했다.
솔직히 경치 감상이며 여유로운 마음은 아니었다. 후미챙기기에 급급했으니깐.
조금 진행 후 미끄러운 내리막길이 시작되었다.
모두들 아이젠을 착용했다. 나도 착용을 하고 산정님들의 뒷모습을 보며 따라갔다.
갑사 2킬로 지점에서 눈얼음으로 절묘하게 위장(?)된 돌계단이 길고 가파르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돌계단을 몇 발자국 걷는 순간!
앞에 가던 젊은 여성 산정님이 넘어져 돌계단 위를 굴렀다.
그 순간 머리가 삐쭉 섰다. 모두들 너무 놀랬다.
아이젠이 돌에 걸렸단다.
젊은 분이라 아픔보다는 창피해서 그런지 자꾸 괜찮다 하신다.
스프레이 파스도 끝까지 마다하신다.
넘어지면서 머리와 엉덩이 부분에 타박상이 있을 것 같은데 조금씩 진행을 하니 정상적으로 걸음을 걸 수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대장님께 무선 연락을 할까 고민하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어 그냥 참았다.
갑사방향으로 계속 내려오는 동안 미끄러운 함정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그냥 혼자 걸을 때와 무전기 하나를 메고 산행을 할 때와의 마음은 엄청 달랐다.
그냥 따라만 다녀도 온 신경이 다 쓰였다.
그렇게 몇 번의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고풍스러운 갑사 지붕이 보이기 시작한다. 갑사의 모습이 점점 커져 보일 수록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졌다.
드디어 갑사에 도착했다.
모두들 약수를 마시거나 갑사 안으로 들어가서 합장도 하신다.
갑사에 도착하니 이놈의 골동품중 하나인 흑백 휴대폰에서 벨이 경쾌하게 울렸다. 먼저 도착한 산정님들의 목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다.
이놈도 이젠 긴장된 마음을 풀고 빨리 한잔하고 싶다.
식당에 들어서니 모두들 많이 반기신다.
이놈의 얼굴이 빨개졌다.
원숙하게 진행을 못하여 모두들에게 미안함때문에 마음 고생을 했는데 고맙기도 하고,쑥스럽기도 하고....
어쨌든 한 잔 쭈욱~
음메 시원한거. 요놈이 바로 백일주라는거냐?
후미 상황종료!
짧은 산행경력과 졸필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용감하게(?) 산행기를 쓰기 시작하게 된 이유는 역시 전형적인 초보답게 산행을 하는 동안 아무런 생각과 느낌도 없이 무작정 오르내림을 한 무지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또 그날 산행의 감동을 산행후기를 통하여 정리하면서 한번 더 산행을 할 수 있는 즐거움을 가지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렇게 아무런 두려움과 갈등없이 또 자판을 두드린다...
무식한게 용감하단 말 아시지요?
* 참고 : 아래의 ( )안 내용은 사실과 다릅니다. 그냥 재미삼아...
오늘 아침은 평소 산행보다 조금 더 기분이 좋고 가볍다.
산정 홈피에 " 계룡산 산행 예약완료 " 를 일찍부터 확인했기 때문에 많은 산정님들과 함께 산행을 할 수 있으니 기쁨이 배다.
예상대로 많은 산정님들이 모였고 그 덕분에 버스 안에서도 전망이 훤히 보이고 이놈의 짧은 두 다리를 마음껏 쭉 뻗을 수 있는 VIP석에 앉는 특혜도 누렸다. 그렇게 즐거운 기분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 갑자기 총무님이 이놈을 향해 와서는 무전기를 건네 주셨다.( 와? 또 이젠 무전기까지 보관하라꼬? )
날더러 후미를 맡으라는 대장님의 특명이 내려진 것이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왠 날벼락이냐?)
그러고 보니 후미 맴버 한철규님이 안보이신다.
총무님이 전달하신 무겁고 시커먼 이 하사품(?)이 이놈에겐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수류탄을 들고 있는 듯 엉성하게 들고서는 가슴은 콩닥콩닥, 두건두건, 머리는 온갖 잡동사니로 이놈을 어지럽게 했다.( 이게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그 후로는 즐거움은 잊은 채 버스 안에서 지도를 몇 번이고 뚫어지게 쳐다보고, 배낭에 상비약은 뭐가 준비 됐는가, 무선송신맨트는 어떻게 할까, 등산로는 잘 찾아갈 수 있을까... 온갖 고민들이 나의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어쨌든 버스에 내려 산행은 시작되었고 이놈은 어명대로 산정님들의 제일 뒤를 따랐다.
매표소에 도착하니 앞장섰던 총무님이 매표소 직원한테 쌩때를 쓰고 있었다.
이놈은 정확한 내용도 모른 채 총무님의 열성팬의 한 사람으로서 무조건 같이 거들었다. 그렇게 우리의 괴략(?)대로 매표를 끝낸 후 후미를 향해 열심히 걸었다.
철썩 믿었던 총무님도 먼저 가버리고 동학사에 들렀던 산정님들을 기다린 후 제일 뒤에서 그들과 함께 오름을 시작했다.
점심을 먹기로 한 남매탑까지는 시간도 그렇게 많이 걸리지도 않고 오르는 동안 갈림길도 없어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래도 오르는 동안 앞으로 닥쳐올 일에 대한 부담과 걱정이 앞섰다.
즐거운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시커먼 하사품을 목에 멘 채 삼불봉을 향해 걸었다.
오르는 중 한 아줌마 산정님이 "대장님!" ( 엥? 날보고 대장님?)
" 저 대장님 아닌데예 "
" 후미 대장님 아입니꺼? " ( 참 잘도 붙인다.)
" 저희들 땜에 빨리 가지 못하고 힘들지예? 그래도 저희들은 지금 열심히 걷는 깁니더. "
" 예에. 시간 넉넉하니까 천천히 가이시더. "
삼불봉에 오르니 경치구경보다 주위가 씨끄럽다.
등산객 중 한 분이 사고를 당했는지 주황색 119헬기에 매달려 올라간다.
나중에 알고 보니 미끄러져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졌단다.
그 와중에도 젊은 한 쌍의 우리 산정님은 사진 찍기에 바쁘다.
두 분을 위해 사진작가도 되어 드렸다.(작품은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근데 그 닭살 커플은 등산시작부터 손을 한번도 안놓고 꼭 붙잡고 다녔다.
두 분 서로가 무지하게 아끼는 사이인가보다. 남자분은 너무도 자상하게 그녀를 위해 배려를 하고 있었다. 보기에도 참 좋았지만 이 놈의 입장에서는 괜히 한숨만 나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확 신경질 날만큼 부럽기도 했다. ( 야! 꼭 늙은 총각 앞에서 그렇게 해야겠냐? 염장지르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멈춰 선 등산객들 때문에 조금 정체는 있었지만 곧 한가해졌다.
등산로가 매우 미끄러워 모두들 조심조심 걸었다.
관음봉 0.8킬로 지점에서 다른 산꾼이 지나가면서 이놈에게 우리 산악회로 보이는 여자분이 뒤에서 헤메고 있다고 알렸다.
아니 그럴 리가... 분명 내가 제일 마지막인걸 몇 번이고 확인했는데?...
어쨌든 너무 놀라 젊은 커플을 남겨두고 혼자 다시 돌아갔다.
엄청 뛰었다. 뛰는 동안 온갖 걱정이 다 들었다.
다행히 그 분을 만나 다른 일행과 다시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었다.
나중에 얘기를 들으니 그 분이 헬기 때문에 돌아서 있었는데 이놈이 우리 산정님인걸 모르고 지나쳤던 것이다. 여하튼 천만 다행이다.
그런 우여곡절이 있은 후 관음봉에 도착했다.
잠시 한숨을 돌린 후 갑사방향으로 향했다.
솔직히 경치 감상이며 여유로운 마음은 아니었다. 후미챙기기에 급급했으니깐.
조금 진행 후 미끄러운 내리막길이 시작되었다.
모두들 아이젠을 착용했다. 나도 착용을 하고 산정님들의 뒷모습을 보며 따라갔다.
갑사 2킬로 지점에서 눈얼음으로 절묘하게 위장(?)된 돌계단이 길고 가파르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돌계단을 몇 발자국 걷는 순간!
앞에 가던 젊은 여성 산정님이 넘어져 돌계단 위를 굴렀다.
그 순간 머리가 삐쭉 섰다. 모두들 너무 놀랬다.
아이젠이 돌에 걸렸단다.
젊은 분이라 아픔보다는 창피해서 그런지 자꾸 괜찮다 하신다.
스프레이 파스도 끝까지 마다하신다.
넘어지면서 머리와 엉덩이 부분에 타박상이 있을 것 같은데 조금씩 진행을 하니 정상적으로 걸음을 걸 수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대장님께 무선 연락을 할까 고민하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어 그냥 참았다.
갑사방향으로 계속 내려오는 동안 미끄러운 함정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그냥 혼자 걸을 때와 무전기 하나를 메고 산행을 할 때와의 마음은 엄청 달랐다.
그냥 따라만 다녀도 온 신경이 다 쓰였다.
그렇게 몇 번의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고풍스러운 갑사 지붕이 보이기 시작한다. 갑사의 모습이 점점 커져 보일 수록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졌다.
드디어 갑사에 도착했다.
모두들 약수를 마시거나 갑사 안으로 들어가서 합장도 하신다.
갑사에 도착하니 이놈의 골동품중 하나인 흑백 휴대폰에서 벨이 경쾌하게 울렸다. 먼저 도착한 산정님들의 목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다.
이놈도 이젠 긴장된 마음을 풀고 빨리 한잔하고 싶다.
식당에 들어서니 모두들 많이 반기신다.
이놈의 얼굴이 빨개졌다.
원숙하게 진행을 못하여 모두들에게 미안함때문에 마음 고생을 했는데 고맙기도 하고,쑥스럽기도 하고....
어쨌든 한 잔 쭈욱~
음메 시원한거. 요놈이 바로 백일주라는거냐?
후미 상황종료!
댓글목록
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후미에서 고생하셨습니다.갑사 하산길 에서 넘어져 굴렀다는 커플을 차에서 확인하고 안부라도 여쭤 보려 했으나,다정한 두분의 모습을 확인하곤....! 무드를 껠것같은 느낌에 마음으로만 괞찬으신가요?하고 말았답니다.자발적 참여속에 다함께즐기는 산정 가이드 산행은, 초보의 배려는 산꾼의 기본 이라 생각하며....초보는 산정 산행 가이드에 참여 하는것이, 고객이나 소비자 라는 생각 한다면 산정에선 그욕구 충족할수 없을것입니다.그런 의식을 가지신 분이 있다면 관광 회사에서 주관하는 곳으로 참여 해야 바람직 할것입니다.주관사가 고객에게 써비스하는, 그 이상의 아름다움이 우리 산꾼들에겐 내제되어 있고. 우리산정은 내제된 그 아름다움을 발산할수 있는 장을 만들기㎸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추구 할것입니다,우리는 동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