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산]그 곳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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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청량산]그 곳은 쉽지 않았다.
*언제:2004년 8월8일 일요일
*어디로:경북 봉화 청량산
*누구랑:언제나 산정 산악회
*날씨는:죽지 않을 만큼 더웠다.
*지나온 길:입석-응진전-총명수-산꾼의 집(吾山堂),청량정사-청량사-산꾼의 집-김생굴-
자소봉-탁필봉-연적봉-뒤실고개-선학봉-의상봉(장인봉)-두들마-청량폭포앞 슈퍼
*두발차 주행시간:4시간30분(식사시간30분 포함)
**산행내용
청량산!
언제인지 TV에서 본 청량사의 모습에 매료되어 꼭 한번 가봐야지 하고 벼르던 곳이다.
이름 그대로 ‘맑은’ 산이다.
이제는 답사문화의 고전이 되어버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유홍준씨가 “아까워서
소개하고 싶지 않은 곳”이라고 조심스럽게 토를 달아 놓은 산이다.
가을에 산사음악회에 가고자 하다가 무위로 그친적이 있어 더 가고 싶은 곳이다.
안심당(찻집)에서 차를 한 잔 하고 싶다.
08:00 (시민회관 출발)
더워서인지 산행 차량들이 드문드문하다.
휴가철인데도 고속도로는 한산하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눈을 즐겁게 한다.
낙동강 상류인 명호강 한쪽 江岸의 무수한 세월의 침식에 의한 단애가 수묵으로 그린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다리를 건너 공사중인 매표소인지 관리사무소인지를 다행히 대형버스도 통과한다.
산행들머리인 입석까지 30여분간 땡볕에서 걷는 수고로움을 덜게 되었다.
이럴 때 흔히 사용하는 감탄사는 어떤게 있을까요?
갠적으로는 '앗싸''오예'
11:40 (입석)
포장,비포장을 거쳐 산행 들머리인 입석(立石)에 도착한다.
대장님의 산행코스 설명으로 세운 것 같은 돌덩일 보지 못했다.
들머리인 입석
11:52 (갈림길)
수직 암벽아래 돌바닥 길과 흙길이 교대로 나타나고, 처음으로 만나는 삼거리이다.
회원님들 모두 발걸음이 경쾌하다.
직진하면 청량사로 바로간다.우측 오름길은 응진전으로 해서 청량사로 가는 길이다.
계곡(도로)끝이 매표소가 있는 곳-걸어 왔다면 지칠만한 거리이다.
12:02 (응진전)
이내 곧 응진전(應眞殿)이다.
응진전은 원효대사가 머물렀던 청량사의 암자로 663년에 세워진 청량산에서 경관이 뛰어 난 곳 중에 하나다.
‘진리에 응한다’는 뜻을 지닌 응진전은 석가모니불의 제자 중 궁극의 깨달음을 얻은
아라한 중에서 상수제자(上首弟子) 16명을 모신 불전으로 한 마디로 ‘지혜의 전당’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응진전은 고려 왕가에서 가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러브스토리의 주인공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체취가 남아 있는 유서 깊은 장소이기도 하다.
정략 결혼에 의해 머나먼 이국 땅으로 시집 온 노국공주는, 후일 조국 원나라의 영향력을
벗어나 자주정책을 폈던 남편 공민왕을 도운 비운의 주인공이다.
1361년 홍건적의 2차 침략 때 공민왕과 함께 머나먼 청량사까지 피난길에 나섰던 그 무렵,
그녀는 개인적으로 결혼 11년이 되도록 아이를 갖지 못해 감내하기 힘든 어려운
시절이었다고 한다.
응진전 앞 조망은 넉넉한 육산(맞은편 축융봉)의 포근함으로 사람을 안온하게 감싸주며
위로해주는 경관이다.
금탑봉 아래 응진전
12:06 (총명수)
최치원이 마시고 한층 똑똑해졌다는 총명수는 관리가 안돼서인지 가물어서인지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혹 마시면 멍청해질까 두렵다.
전망대에서 본 청량사 좌측 연화봉
청량사 뒤로 수직 절벽과 정상부 자소봉
12:11 (산꾼의 집-오산당,청량정사)
김생굴,경일봉으로 가는 우측 길을 버리고 좌측 산꾼의 집으로 향하는 내림길로 간다.
퇴계 이황은 절 안에 집을 짓고 오산당(吾山堂), 즉 ‘내 산에 있는 집’이라 현판을 내걸었다.
지금은 그의 후손이라는 이대실씨가 관리를 하는데 차를 제공하고 있다.
먹고 잔은 씻어 놓으면 된다.
왼쪽이 청량정사,오른쪽이 오산당(산꾼의 집)
유리보전과 오층석탑 뒤로 연화봉
공민왕의 친필로 쓴 현판 "유리보전"과 지불.
유리보전은 약사여래불을 모신 곳이라는 뜻이다.
지불은 종이로 만든 부처로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지금은 금칠을 했다.
12:19~12:26 (청량사)
오산당에서 1분도 안되는 거리에 청량사가 있다.
몸을 붙이고서 빽빽하게 선 거대한 열 두 암봉(岩峰) 한가운데에 절이 있다.
연꽃을 상상하면 그 풍광이 어렵지 않게 떠오른다. 연꽃 꽃술쯤 되는 한가운데에
작은 터가 있고 절은 거기 있다.
퇴계가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 나와 흰 기러기뿐”이라 했을 정도로 꼭꼭 숨어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관광객,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찰측의 섬세한 기획력은 안심당(安心堂)에서 빛을 발하는데,‘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이란
멋진 안내판을 단 이 건물은 절 집을 찾는 이들을 위한 찻집으로 웬만한 카페가 부럽지 않다.
또한 입구인 범종각 부근에서부터 촘촘하게 침목을 깔아 분위기 있는 나무계단을 만들어
여느 사찰보다 멋진 진입로를 연출했다.
물이 없는 청량사 진입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와를 이용해 만든 인공 수로로 물을
흐르게 한 발상은 정말 놀랍다.
안심당(安心堂)-전통찻집
자세히 보세요!
안심당 입구 현판에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이라고...
이 장면이 TV에서 본 기억속에 남아있던 장면이다.
무언가 허전한 듯하여 입구쪽으로 뛰어 갔다가 보니 바로 이 장면이다.
후미라 지체할 시간이 없어 다시 뛰어 올라오니 힘이 든다.
청량사는 본시 매우 큰 절이었다.
하지만 조선시대 주자학자들은 절에서 음풍농월하다가 절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풍기군수 주세붕은 청량사에 놀러와서는 승려들을 꾸짖고 봉우리마다 유교식 이름으로
개명을 해버리기까지 했다.
16나한을 모신 응진전 앞 반석은 경유대(景遊臺)라 개칭했으니 경유는 그 자신의 호였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퇴계 이황은 절 안에 집을 짓고 오산당(吾山堂), 즉 ‘내 산에 있는 집’이라
현판을 내걸었다.
폐사나 다름없던 청량사를 오늘의 청량사로 만들어 낸 것은 직접 경운기를 몰고 마을을
찾아다니며 포교를 마다하지 않았던 지현 스님의 노력이란다.
절 왼편 연화봉
12:42 (김생굴)
다시 산꾼의 집 (오산당)방향으로 간다. 가기전의 등로는 김생굴을 거치지 않고
자소봉으로 바로 향하는 길이다.
산꾼의 집을 지나 김생굴 쪽으로 간다.
다시 오름이 시작된다.
절을 뛰어 다녔더니 무척 힘이 든다.
땀이 비오듯 하여 상의를 벗고 기능 런닝 차림으로 간다.
더위 앞에서 골체미와 배동동이 주는 부끄러움은 자리를 피한다.
10여분뒤 응진전으로 가는 길과 나뉘고 다시 4분여 뒤 경일봉으로 가는 길과 나뉜다.
12:42 (김생굴)
이거 원!
굴이라고 할 수 있는지!
겨울에 얼어 죽기 쉽상이다. 시원한 봄 가을에만 글씨 연습을 했는지...
굴에는 현대판 명필가들이 글씨 연습을 하느라 잔뜩 낙서를 해놨다.
13:20 ~13:50(자소봉 안부)
땀은 비 오 듯 하고 다리에 힘은 없고 숨은 가쁘고 목은 마르고 너무 힘들다.
진짜 후미1번이다.
얼린 캔맥주 한 모금을 들이킨다.이맛!!
이럴때 저는 '캬! 죽인다.'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점심을 너무 맛있게 먹어서 그만 포식을 해삐맀네!
배낭을 놔두고 계단을 올라 자소봉 정상에 도착한다.
바위정상인 남쪽을 제외한 조망이 시원하다.
근데 바람은 한 점도 없다.
자소봉(840m)
다시 내려와 계속된 진짜 후미로 간다.
조그만 오름도 힘이 든다.
오늘 왜 이러지?
자소봉 바로 옆에 어깨 높이에 탁필봉이 정상이 아닌 바위 밑에 정상석이 있다.
14:02 (연적봉)
다시 계단을 올라 사방이 확 터인다.
정상석은 없다.
탁필봉의 모습
연적봉에서 본 의상봉,가운데 푹 꺼진 부분이 뒤실고개
14:14 (뒤실고개)
완만한 능선길을 10여분지나 내려서니 뒤실고개이다.
왼쪽으로는 청량사로 직통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내려가서 고대하던 안심당에서 차나 마실까?
다시 완만한 능선을 타고 10여분 지나니 전망대가 나온다.
급경사 내리막 전 전망대에서 본 자란봉의 북동면 수직 절벽
산행코스 중 최대의 표고차를 보이는 급경사의 협소한 길-100m는 족히 되지 싶다.
올려다 본 협곡의 절벽-바위 성분은 마이산하고 비슷-
14:33 (삼거리)
등로 중간에 나오는 계속된 하산길은 다시 오름을 생각해야만 하는 산꾼들의 힘을 빼놓기 일쑤다.
오늘처럼 힘들때는 더욱 그렇다.
왼쪽으로는 육각정자로 내려가는 길이다.
내려 가버릴까?
무전기가 떠든다.
다시 기나긴 오름이 시작된다.
같이 가던 총무님도 눈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14:52 (선학봉)
정말 힘겹게 올라 왔는데 다시 내리막이 시작된다.
2분이 채 안되는 짧은 마지막 내리막이다.
여름 산행의 백미는?
잦은 오르내림과 더운 날씨,바람도 없고 물도 없는 이런 산행이 아닐런지...
통제소로 내려가는 이정표를 뒤로하고 다시 오른다.
근데 소음이 귀를 어지럽힌다.
발전기 소리 같은데...금수산에 갔을 때 들어 본 소리이다.
등로 정비작업이 한창이다.
15:07 (의상봉,870m)
드디어 정상이다.
바람 한점 없는,뜨거운 땡볕에 그대로 노출된,사방 조망이 꽉 막힌 그런 정상이다.
그래도 더이상 오를 곳이 없다는 것이 더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
정상석 뒤로 진행한다.
2분이 채 안돼 그림과 같은 조망이 열린다.
구비구비 흐르는 낙동강 상류 명호강 줄기가 나 진작부터 여기 있었네한다.
대장님 너무 귀엽지 않나요??
2~3분 쯤 내려오다 본 하산해야 할 급경사길의 청량폭포
15:51 (두들마)
힘 풀린 다리를 끌고 힘겹게 내려오니 서너채의 가옥이 있다.
여기서 가옥사이로 내려선다. 왼편으로 난 길은 모정에서 청량사로 오르는 길과 만난다.
두들마에서 내려선지 10분이 안돼 마을 진입로로 쓰이는 시멘트도로가 나오고
또 10여분이 안돼 청량폭포 슈퍼에 다다른다.
다리에 힘이 남아있다면 두들마에서 슈퍼까지 10여분이라 족하리라.
가운데 바위부분이 청량폭포
다왔다.
본능적으로 계곡을 찾는다.
도로 옆으로 가뭄에 풍부하진 않지만 계곡이 있다.
풍덩!!!
얼음장 처럼 차갑진 않지만 더위를 씻어주기엔 충분하다.
16:35 (출발)
아침에 늦잠을 자는 바람에 옷가지 충분치 않아 젖은 바지 차림으로 간다.
마르겠지 머!
왼쪽이 청량산 줄기,오른쪽은 축륭산줄기 그리고 공사중인 매표소
명호강
**산행후
청량산!
내 너를 보고자 먼길을 달려
여기까지 왔다.
너 나에게 보여주는 첫인상이
야무지고 강단있게 보여
호락하지 않을 것 같구나.
그러나 어쩌리!
나 너를 범하여야 할 것 같구나!
아니! 범할 것이다.
나
힘차게 첫 발을 내디딘다.
너무 쉬이 허락하는구나!
아니엿구나!
연꽃에 둘러쌓인 너의 속살을 보고
나 그만 힘이 빠지고 마는구나
나
너의 아름다움에
너를 쉽게 본 자만으로
나
산행 내내
힘겨움이 턱까지 오른다.
나
오늘 너를 범하지 못하고
너의 품에 잠시 안기고만 간다.
나
이제 너를 범하지
않으리라.
아나조~~~잉!!
written by tuntun
댓글목록
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키큰 사람을 놀리는 수단 으로... 예전에 친구 들과 말장난 으로 롱 싸이즈 만큼 실리 적인 것이 가득 차지 못해 싱급 이다. 라고 악의적인 논리로 자신을 합리화 하고... 친구를 면박 주던 시절이 생각 나는데.회상 하면 부끄러운 소시절의 추억이다.튼튼 님의 청량산 산행기는 알찬 자료와 윗트가 첨가 되어 좋은 자료가 되리라 사료합니다.정상아래 전망대 에서 함께 나눈 얼린 캔맥주 캬~ 죽인다 ! 마지막 글귀의 청량산... 아나조 ~~~잉 !! 또 한번 죽인다,입니다. 훤칠한 키 높이 보다 더높은 [자료료] 가득차 있는 튼튼 님의 높이를 새삼 발견 했습니다.감사 합니다.
wty123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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