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아랫동네의 비가 눈이 된 설악 서북능선

·언제: 2004년 2월28일~2월29일(무박이틀)
·누구랑: 아는 사람 4명과 산정산악회 따라서
·지나온 길: 한계령휴게소-서북능선 삼거리-1474봉-끝청-중청대피소-대청봉-오색
·두발차 주행시간: 8시간40분(아침식사시간 1시간30분 포함)

·주행기록

22:10분

2주말 연속으로 비가오네. 천왕봉 갈 때도 비가 왔는데…
비가 올는지 걱정반,눈이 될는지 기대반으로 출발
천왕봉 산행때 참석 못한 총무님 몸이 불었나? 차량중량초과!!!
짜아식~ 민감하기는

잠들기와 깨기를 반복하다 새벽5시 못미쳐 한계령휴게소 도착


05:03

드디어 출발


매표소 통과 하자마자 아이젠을 한다고 부산하다. 그냥 간다.그렇게 20여분 숨차게 오르니
대장님과 선두를 이룬 4~5명이 간다.
그러다 대장님 왈, “별 좋죠?” 올려다 보니 별이 총총하다.십수년전 군 생활 때 보다 못하지만
봐 줄만 하다.
그런데 내리막이 계속된다. 아니! 오른 길을 내려가다니? 미끄럽다. 길은 이내 오름길로 바뀐다.


06:27

서북능선 삼거리에 닿는다.
여명에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낸 공룡능선! 티라노 사우루스(?-유일하게 아는 이름)의 등줄기를 연상시킨다.



주능선에 오르니 비가 눈이 되어 왔는지 사뭇 아름답다. 그리고 사위가 밝아오면서 조금씩
위용을 드러내는 설악이 또한 아름답다.
넘실대는 운무,붉음의 빛을 더해가는 동쪽 주봉들,비온 뒤 깨끗함으로 점봉산,가리왕산,더멀리
향로봉까지 멋진 조망을 주네. 금정산도 보일라 카네?






07:21

지도상에 표기된1474.3m 봉에 닿는다(?). 대청봉에 가려졌지만 해가 완전히 뜬것 같다.
연신 감탄의 따발총을 쏜 뒤 중청으로 간다. 아! 배고프다!!




08:13

끝청에 닿는다. 참말로 사람 마음이란!
눈에 익었다고 처음보다는 못하네. 정말 배가 고프다.




08:44

중청에 무수한 눈꽃들! 이제 볼 거 다 봤다는 나의 마음을 비웃는구나!













사진 몇 컷 찍고 오니 같이 온 두 분이 안보이네. 대피소는 초만원이다. 지하로 내려가 본다.
숙실 들어간다. ‘음식물 일체 반입금지’ 그런데 삼삼오오 밥을 먹는다.나도 먹는다.
혼자 먹는 밥, 맛이 없다.

반쯤 먹었나! 대피소 직원이 청소 한단다. ‘여기서 식사하시면 안됩니다’ 할 줄 알았는데,
식사하시는 분은 빨리 드시고 그외 사람들은 나가란다.
두어 숟가락 먹다가 짐을 챙겨 나온다.

대장님도 보이고, 산정님도 몇분 보인다.
일행은 보이지 않네. 사진도 못 찍어 주고 해서 미안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09시40분,드디어 후미조를 형성해서 총무님과 같이 온다.
식사 구경하고 소주 한잔 먹고 후미로 출발한다. 이때 10시15분



예쁜 총무님(꼭 써 달라고 강권함) 서북능선을 뒤로 하고 멋진 포즈


10:32 대청봉

조망 일품이다. 군대 있을 때 야영 후 아침햇살에 떡 버티고 있던 울산 바위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네!
잘난 바위 대회는 다시 안 하는지?



10여분 내려오다 후미조를 뒤로 하고 빨리 내려간다.
하산길에 올라 오는 사람들을 보면 엄청 고생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오르는 사람은
무언가의 커다란 기대를 품고 간다.
내려가는 사람들은 자부심과 허탈감이 공존하리라.

마지막 미끄럼 구간이다. 배낭에서 아이젠은 꺼내 보지도 않았는데…
조심스럽게 그냥 내려간다. 스틱에 의지한 채.

설악폭포를 지난다.
산정회원 십여분이 쉬고 있다. 쉬지 않고 그냥 간다.

햇빛에 마른 바위가 미끄럽다.
하산 막바지에 아는 척을 한다. 왼 무릎이. 처음으로 쉰다.

다리가 보이고 옆으로 계곡 물이 흐른다. 손과 얼굴을 계곡 물에 접해 본다.
시원하다!!


12:40 오색매표소
총 8시간 40분 걸렸다. 아침식사 1시간30분 제외하면 7시간10분.
무리했네! 아이고 다리야!

버스에 배낭을 두고 오색그린야드온천에 피곤한 몸을 담궈 본다.
어허! 청~산리~ 벼억계수야!!


23:50
총알(?)버스 덕택에 일찍 도착했구만.


산정회원 님 다들 멋진 구경하셨습니다.
끝으로 휴지 빌려 주신 분,총무님 메일 주세요. 사진 원본 보내 드립니다.
메일주소를 댓글에 달랑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