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봄날...바래봉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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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바래봉 "철쭉동산"엔 꽃을 찾은 벌나비들이 즐겁기만 하더이다...>
2003. 5. 11 일요일 아침은, 모처럼 무척 화사한 봄 날씨이다.
갑작스런 스케줄 변경으로 인하여 작년에 이어 올해도 또 바래봉을 찾는 행운을...하프 마라톤 대회 등 각종 행사와 모임이 많은 계절이지만, 그래도 비교적 많은 42명의 산정님을 모신 버스는 봄 꽃 찾아 바래봉을 향해서 부릉부릉∼ (08:00)
지난 주 황매산을 찾았을 땐 연휴 땜에 고속도로가 나들이터인지 전장터인지 구별이 안 갈정도였었는데... 오늘은 약간의 교통사고로 인해 잠시 머뭇거렸을 뿐.... 차는 날개 단 듯 잘도 달린다.
산청휴게소(10:00)에 도착했을 땐 하늘을 보니 하늘 길도 무척 맑다. 하지만 제 몸은 맑지 못해 이상징후(?)가 있어 이 고문님께서 약을 주셔서 한입 털어 넣으니 한결 가벼운 기분이다.작년엔 정령치에서 출발했으나, 올핸 산행깃점을 바꾸어 전북학생 교육원 앞에서 하차했다(11:15)
이곳에서 화장실 다녀오고, 지난주 백두산 먼 걸음 산행하신 김홍수산행대장님께서 산행중 주의, 당부의 말씀, 인원점검 마치고 곧바로 산행시작이다(11:30)
산이 있기에 우리의 어울림이 있듯이 우린 중간 가이드 이무현 고문님과 나무님, 텔레토비님, 안문숙님, 이ㅇ정님과 자연스레 어울려 저마다 한송이 씩의 바래봉 철쭉꽃을 가슴에 품고 세동치 능선을 향하여 첫번째 go다....
초등학교 4학년 조카 박종원군을 오늘 특별히 출연시킨 마스코트님께서도 뒤이어 함께 오르신다. 그러나 조카님이 초행길이라 좀 '벅찬산길'이 되어버렸는지, 흐르는 봄에 취했는지... 첨엔 느린 걸음이 되어 우리의 시야에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신다. 하지만 드는 길목은 무성한 잎새로 하늘을 가리고 있어 우린 봄에 취하고, 인정에 취하며 초입부터 힘이 들지만 웃으며, 침튀기면서 올라간다.
걷는중, 길섶 어디서부턴가 아카시아, 철쭉등 꽃향기까지 따라와 내 마음을 설레이게하면서 코를 킁킁 거리게 만든다. 산 오름이란 평지로부터 역류하는 몸짓이거늘... 오늘은 직선코스라서 땀 투성이가 되어버린다.
특히 우리 일행중 몇몇님께서 오늘따라 컨디션이 좀 거시기(?)해서 속도를 줄이며, 두릅나무 보면서 서서쉬고, 돌이라도 있으면 앉아서 쉬고, 좀 너른터에서는 눈 맞추어 쉬고, 힘든 님은 벌러덩 드러누워 하늘빛 들이키며 쉬고.... 정말 4∼5번 짧게 쉬기를 반복한다.
평소 바람처럼 걸어시던 이고문님이 우리 일행 땜에 속도를 줄이고 있으니, 약간 미안한 마음 누를 길 없다. 하지만 좀 높은 오름 길이 우리의 길을 가로막고 느리게도 하지만, 오늘 하루 각자의 모든 것(?)을 다 놓아버리고 놀러와서 넉넉한 대화가 오고 가니 이 힘든 고행의 도(道)닦는 길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소리없이 강한 것인가? 함께 걷던 이ㅇ정님이 흔적이 없는데도,까맣게 잊고 꾸물거리며 치오르는 길이 그리 수월하지는 않지만 봄 냄새가 진동하는 속에서 즐거움을 깨뜨리지 않을려고 서로가 거친 호흡 주고 받으며 싱글벙글 걷다보니 어느덧 세동치 안부능선에 우뚝 올라섰다. (12:35)
이제야말로 바래봉가는 주능선이다. 갑자기 눈높이의 숲이 확 트여 눈앞이 훤해진다. 이때, 시원한 바람도 달려든다. 우측에 정령치방향 세걸산이 눈앞에... 좌측엔 부운치, 철쭉군락지가 아른아른 벌겋게 들어온다.
저~멀리 지리산 주능선과 크고 작은 자락도 병풍처럼 펼쳐져서 신록으로 꾸민 화원같은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발밑엔 뱀사골 마을도 훤히 보이고... 광활한 전망 만끽하면서 좌회전하여 두 번째 go다..
아까 끙끙대며 힘든 기색이 역력했던 일행들이 갑자기 활기를 되찾은 느낌이다. 정말 발걸음도 가볍다. 그렇게 덥지도 않은 화창한 날씨, 능선길, 산릉을 오르락 내리락 두어번하다 약간의 너른터 자리잡아 점심식사를 했다. (13:10 ∼ 13:30)
우린 식사중... 산행대장님께서는 크게 발이 접질러져 다치 타산악회 회원님께 정성을 다하여 10분이상 물리 치료해주시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좀 늦게 도착하신 선생님과 그 일행 그리고 조카와 식사 중이신 마스코트님을 뒤로하고 미안한 마음 떨쳐버리지 못하면서도 다음을 향하여 우린 일어선다.
이때, 후미 대장님이신 저승사자 최삼호 대원님께서 드디어 모습이 보이신다.
작년에 더운날씨 속 식수 때문에 엄청 고생을 하여, 오늘도 화창화창 익어버린 봄날, 더울일, 목탈 일 매우 걱정하여 큰 물통(1.5&) 2개 챙겼으니 식사 후에도 물통무게 만큼이나 내 배낭도 무거운데, 구름이 달려와서 가려주지 않은데도, 쌀랑쌀랑 불어주는 봄바람땜에 물이 영 인기가 없다...
오늘처럼 좋은 날씨, 알맞은 날씨는 더불어 드문 축복이니 굽이치는 백리 능선길이라도 끄떡 없을 것 같은 기분이다!.. 라고 여기며 휴식 1번 취하고 부운치 지나 고갯마루 올라서니 어느덧 바래봉 주능선길이 환히 내려다 보이는 1123봉 헬기장에 도착했다(14:20)
아! 저 넓은 초원에, 펼쳐져 있는 철쭉꽃 만발하는 '꽃동산'이 눈앞에... 구릉이 온통 꽃밭이다. 아! 마음은 가볍고 눈은 마냥 즐겁다. 광활한 초원에 햇빛도 가득하고, 연분홍 불길이 크게 번지고 있다. 온통 꽃불을 지핀 듯 활활 잘도 타오른다. 꽃을 찾은 '벌나비'들도 와글와글 바글바글.....
이런 것을 두고 '산을 즐기기 위해 오른다'! 했던가? 지리산 언저리의 산에 불과한 이 곳이 어떻게 인연이 닿아 1년 만에 또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되었는지? 알 것만 같다. 저 푸른 초원에...."철쭉꽃 연회장"에 꽃향기가 진동하고... 아! 이걸 보고 모두들"기분 만땅"기분으로 꽃에 취해 얼굴빛도 붉다.
올핸 비가 자주 내려서인지,꽃빛이 유난히도 고와 보인다. 햇볕은 숨을 데도 없지만 초록빛 너머로 무더기 무더기 대형 꽃화분이 진열되어 불길이 번지고 있으니....아니, 다니는 길목을 지키고 있으니... 오르던 길의 고통은 멀리 달아나고... 산은 우리가 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이 고문님께 특별 부탁해서 우린 꽃과 어깨동무하며, 감사의 모습을, 예쁜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시간가는 줄 모른다.
모두가 오늘은 꽃이 좋아 산에 오르고, 산의 절경도 함께 사진에 담는다고 행복느낀 하루였으리라... 그렇게 그렇게 붉게 물들인 능선의 꽃에 취해, 향기에 취해 걷다보니 어느 새 바래봉 턱밑의 갈림길에 도착했다.(15:30)
돌아서서 붉은 능선의 파노라마를 다시 한 번 훑어본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코앞의 진짜 바래봉정상(1165m)은 하산시간을 핑계로 오르지 못한 채 다음 기회로 미루고 좌회전해서 3번째 go다...
임도 따라 하산 길은 길 양옆의 철쭉꽃이 도열해서 마지막 아쉬운 손을 흔든다. 이후 지름길인 오솔길로 접어드니 많은 인파로 지체현상을 거듭했지만 어느덧 마지막 하산지점인 아주 작은 운지사에 도착한다.(16:30) 이 곳 절집에서 손 씻고 목축이고 법당 밖에서 합장한번하고...찻길 도로로 내려서니 오늘 눈부셨던 꽃 산행 모두 끝!!
이후 멋진 꽃만큼이나 멋진 음식점도 너무 왁자지껄 많다. 우리 일행은 하산주로써 오늘 기뻣던 마음 더 살찌우면서,예상보다 훨씬 늦은 후미 회원님과의 시간을 맞춘다. 오늘 산행함께한 산정님 모두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축산고교앞 주차장출발(18:10)→거창휴게소→현풍휴게소에서 석식(19:25-19:45)→부산도착(22:00)
※오늘 많은 인파 속에서 산행 인솔하신다고 애쓰신 산행대장님이하 산정집행부님 너무너무 수고 하셨음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우리도 못 오른 바래봉 정상을 늠름한 조카와 함께 오르신 마스코트님도 축하드리며 무척이나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다음 뵈올 때까지 부디 옥체보존 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