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아름다운산.. 천관산산행기

- 일 자 : 2002.12.1(일요일)
- 날 씨 : 맑음
- 인 원 : 산정회원45분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수동마을∼불영봉∼연대봉∼천주봉∼금강굴∼장천재
[전체 약 3시간53분, 식사/사진촬영시간 포함]





시민회관(08:10)∼남강휴게소(09:30)∼득량만휴게소(11:10)∼수동마을(12:25)

---

차가운 공기속에는 아침의 신선함이 배어 있다는 말처럼....
제법 싸늘한 아침공기에 정신을 가다듬고 상쾌한 걸음으로 시민회관으로 출발했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이지만 벌써 시민회관주위는 산을 찾아 떠나려는 산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먼저 산정집행부님들과 예약확인후 창측으로 자리를 잡고 인터넷 자료를 보면서 오늘산행지인 천관산을 한번더 더 훌터본다.

정확히 8시10분에 빈자리가 없을정도로 많은산정님들을 태운 차는 멀고도 먼 전남 장흥으로 달렸다.냉정분기점 가까이 왔을적에 산행대장님의 간단한 인사와 오늘 산행을 할 천관산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이 곁들여진다.

천관산은 예로부터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의 하나로잘 알려져 있다. 천관산이라면은 우선 먼저 떠오르는것이 억새다.. 온능선을 뒤엎는 억새의 물결....그러나 지금은 억새는 지고 누렇게 변해버린 평원만 남아있을것이다.

그래서 이번산행의 포인트를 계절이 지난 억새보다는 남해 푸른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원스러운 바다쪽으로 잡아보는것도 괜잖을 듯 싶다.



산행들머리(12:37)∼불영봉(13:40)∼점심(13:50)∼연대봉정상(15:00)

---

이번산행은 일상적인 장천재에서 오름길보다는 수동마을에서 올라 연대봉을 거쳐 천주봉에서 장천재로 내려오는 코스로 정했다고 한다.수동마을에서의 첫 들머리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않는 구간이라서 그런지 잡목과 수북히쌓인 낙엽들로 인해서 길을 찾아 헤치고 나가는 것이 조금 성가시다.

날씨가 워낙에 화창한 탓인지 벌써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다. 앞서가시던 어르신한분이 등산로 옆에 피어있는 난을 한뿌리 캐서 흔쾌히 갖고싶어면은 가지라고 하신다. 산행기념으로 비닐봉지에 뿌리가 다칠라 조심스럽게 등산배낭에 넣고 다시 오름길을 올랐다.

약30여분정도 오름길을 꾸준히 오르다보니 조금씩 제대로된 산행로가 잡힌다.
여기서 시원한 바닷바람에 땀을 훔치며 발아래 수동저수지와 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어촌마을의 모습이 참 넉넉하게 보인다. 잠시 숨을고르며 산행대장님의 말레시아 키나바루등반때의 이야기를 들어면서 후미가 올라올때까지 기다렸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완만한 경사로 10여분정도 올라서자 제법 큰 바위로 되어있는 능선에 올라선다. 여기가 불영봉이란다. 불영봉 정상바위위에서 지금껏 올라온길은 되짚어서 내려다보니 산행들머리인 수동마을이 조그맣게 보인다.

연대봉정상에서 가질예정인 점심은 늦은시간관계로 여기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김밥과 따뜻한 커피한잔으로 점심식사를 마감하고 아직 점심을 드시는분들을 뒤로한채 혼자 천천히 주능선으로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두어번 호흡을 가다듬어며 주능선 정상에 올라서니 연대봉 봉화대가 저만치 보이고 미끈하게 잘 빠진 주능선이 선명하게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능선양쪽으로난 조망을 즐기면서 천천히 걷는데 어제저녁 야간근무의 피로감은 어디가고... 우째 이리 발걸음이 이렇게 가벼울수 있는지??

연대봉정상 봉화대는 장천재와 탑산사쪽에서 올라온 등산객들로 일찌감치 점령을 당하고 있었다. 좁은공간을 비집고 올라서니 야..... 정말 멋지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남쪽으로 펼쳐진 다도해의 모습은 차라리 한편의 그림같다는 생각이 든다.

푸른 바다에 떠 있는 크고작은 섬들... 그사이로 질주하는 어선들....저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고흥반도의 모습까지.... 그리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아름다운 다도해의 감흥에 젖어본다. 한분두분 올라오시는 산정회원님들함께 단체 기념촬영을 하였다.



연대봉(15:00)∼천주봉(15:30)∼갈림길(15:35)∼금강굴(16:05)∼체육공원(16:30)

---

연대봉에서 정면쪽전망이 다도해의 그림이라면 천주봉(환희대)가있는 뒷쪽은 우똑솟은 기암괴석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연대봉에서 환희대까지는 탁트인 억새능선길로 눈앞에 펼쳐져있는 기암괴석을 즐기면서 천천히걸어도 20여분이면 족하다.

능선길을 걸어면서 억새가 만발하는 시월에 왔었더라면은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 천주봉(환희대)에서 하산길을 잡아 얼마쯤 내려가면 두갈래의 갈림길을 만나는데 여기서 왼쪽으로가면은 탑산사로 내려가는길이고 오른쪽길이 예정된 코스인 장천재로 가는길이다. 여기서 장천재까지의 하산길은 급경사로 이어지는데 장천재에 가까워지면서 잡목들 사이로 무성히 자라고 있는 산죽을 볼 수 있다.

겨울이왔을음 알리는 나목들 사이에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산죽의 열병을 잠시 받아본다. 짧은 산죽과의 만남을 뒤로하고 우측으로 우뚝솟은 바위들에 눈을 맡기고 발길이 옮겨지는대로 하산하다보니 벌써 가파른 내림길은 없어지고 평이한 오솔길로 접어든다. 여기서 우측으로 급경사를 내려서면 체육공원과 약수터가 보인다.

시원한 약수물로 산행을 마무리하며 주차장으로 내려가는데 왼쪽에 장천재라는 사당이 보인다. 사당앞에 안내글을 읽어보니 이고장의 출신의 존재 위백규선행이 학문을 연구하던 곳이라 한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동백꽃이 계절을 잊었는지 수줍은듯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장천재(17:00)∼섬진강휴게소(19:45)∼시민회관(22:10)

---

하산길 중간지점에 있던 갈림길에서 왼쪽(탑산사방면)으로 하산한 열세분 일행을 20여분정도 기다리다 모든분들이 합류한 것을 확인한후에 장천재를 출발했다. 돌아오는 창밖은 벌써 어둠이 내린후다. 산행후에 밀려오는 적당한 피곤함때문인지 어둠속에 잠을 청하는 모습이 보인다.
산행후기에 필요한 자료를 이것저것 챙기면서 잠시눈을 붙였다.

섬진강휴게소에 잠시 휴식을 취한후 함안-신안구간만 제외하고는 별다른 증체구간은없어 보인다. 장유휴게소부근에 잠시 산행대장님의 산행종료보고와 다음산행예정과 한라산산행일정소개를 받고 시민회관에 도착한시간은 밤 10시간 지나고 있다.

뒷좌석에 계신분들이 다 내린뒤 천천히 배낭을 챙겨 산행대장님과 따뜻한 악수를 나누며 다음산행때 또 만나기로 하고 이번 산행을 마무리했다.

산정님들 요즘 독감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길 바라면서...
허접은글 끝까지 읽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