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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과 육감』을 즐긴 천태산을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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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6.15의 일욜 아침은 어제 날씨예보 때문에 눈뜨자마자 현관문으로 달려나갔다.
엉터리 예보에 다소 씁쓸했지만, 날씨가 예상보다 훨씬 좋아서 속으론 쾌재를 부르면서 바래봉 이후 1개월이 지난 후라 그간의 빈 가슴 가득 가득 차 오르는 그리움에...

머리에도 잘 입력되지 않는 冊과의 전쟁을 치르느라... 보고싶은 산정님들에 대한 그리움마저도 꿀꺽 삼켜버렸었기에 병이 되어버려 마음의 병에 약이라도 혹 있을까? 처방전을 찾아 애절한 맘으로 박사(?)의 애끓던 육신은 많은 산정님곁에서 천태산을 향하여 부릉부릉이다(08:00)

산청휴게소(09:40)--[창 밖은 양파수확이 한창임, 온 산하가 밤꽃천지로 하얗다]---천태산 입구 주차장도착(11:17)때까지 車內에서 1개월이 넘도록 못 보았던 얼굴들이기에...永漢님,저니님,이쁜이모님外 황매산 철쭉전사들 오랜만에 과반수이상(6명)이 자리함께 해서 그야말로 오늘 산행이 마냥 즐겁다. 거기에 그간 뜸하셨던 이ㅇ룡고문님까지 오셨으니...넘 반갑다.

주차장에서 산행시작(11:22)--->계곡의 물소리 원음과 함께 짙은 숲길을 조금 걸으니 가뭄에 물이 실개천같이 졸졸 흐르는 삼단폭포가 나타나고-->작은 재(고개)하나 올라서니 전깃줄에 일직선으로 다녀가신 각 산악회 200여개의 홍보리본이 쫙 걸려있다.이때 텔레토비님 왈(曰),와...빨래다!라고 멋진표현을 하신다...곧 1000년의 세월을 건너온 천연기념물 223호 큰(大)은행나무앞에 다다른다.여기서 약간 머뭇거리다 뒤쳐저 오차장님과 저는 속보로......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인 것 같은데...이정표에 A코스 정상 1370M란 큰 글씨가 눈에 나타난다....아니 이 산이 해발 714.7M인데, 어리둥절?? 아마, 여기서 정상까지의 거리를 말하는가 보다..라고 짐작하며 걷는데 길목에 쓰레기통 같은 스텐박스 안의 등산 안내도를 가져가란다.

산에서 이런 일 첨 본다. 나중에 산행대장님의 말씀을 듣고 알게된 사실인데...이곳 천태산등산로는개설인(천태산지킴이)배상우(충북영동.양산면가곡리:금호약방☎043-743-9028.H.P 011-9401-9028)님이 사비를 털어 이정표를 만드는 등 남다른 애정으로 이곳을 홍보하고 있단다.

이후 울창한 소나무 숲길 오르는데 그간 책과 씨름하던 지친 몸엔 벌써 들숨날숨소리 거칠어 가쁜호흡과 함께 땀은 비오듯 흐른다.마침 약간 너른터에서 맛있는 과일먹으며 짧게 휴식 좀 취하니 약간은 기운이 난다.활달하시고 톡톡튀는 안문숙(?)님이 계셔서 오늘 산행의 어려움은...웃음 속에 곧 묻혀버린다.

그런데,눈앞에 크고 작은바위들이 가로 막고있다.어쩌랴?노.약자는 우회하란다.큰 산이라기 보다는 뒷동산 같은 먼 발치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이제부턴 로프에 의지해서 모두들 조심조심 한발한발 대딛는다.또 한번 휴식 후 큰 암릉 앞에 도착했다. 우린 또 하나의 가족임을 확인하며,바위의 매력은 클수록 중압갑,공포감을 느끼는데,긴 줄타기에 임박해서는 좀은 술렁거린다.

깍아지른 암벽을,모두들 자존심땜에 노.약자는 되기싫어,우회하질 않고 기다리며 로프를 이용해서 여성회원님은 바위타는 솜씨는 다소 서투르나 오르는 속도는 빠르다. 다함께 초 여름의 더위를 식혀 줄 짜릿짜릿한 납량 특집물에 약간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비상구역"을 흥미롭게...모두들 각자의 카리스마의 능력을 백분 발휘하며 도전!!....거뜬히 통과,소화해내니 경이롭게 느껴진다.

이렇게 『파격과 격조』가 공존하는 이것이 오늘 천태산의 『산 멋』이 아닐까? 정말 군더더기하나 없는 산이란 생각이 든다.약간의 장고 끝에 사스보다 더 무서워 보이는 바윗길을...여성회원님께서는 미숙하다는 당초의 선입견을,평가를,우려를 말끔히 해소하며 자신감을 갖게한 것이 오늘의 또 하나의 소득이 아닐까? 평상시의 평범한 산길을 걷다 오늘 그 주류로부터 일탈(?)하,인상파 만을 보던 눈이 피카소를 만난 듯한 경이로움을 느꼈다.

등골이 오싹했던 구간을 지나 휴식을...이고문님과 이 총무님 두분께서는 무척 힘들어하시는 기색이 역력하다.이후 줄 타고,바위타고 땀흘리며 얘기하며 오르다 보니 어느 덧 능선에 올랐다.먼저 오신님들이 정상다녀와서 벌써 식사 중이시다.우린 우회전하여 정상을 향하여 마지막 오름길 안간힘을 써 5분 후에 드디어 천태산(714.4M) 정상에도착!!(13:00)

정상엔 독특하게 방명록이 비치되어있어 흔적남기고,하산할려니 나무에 새겨진 문구가 마음에 와 닫는다.【山은 詩, 山은 人生, 높은 곳에 오를수록 깊은 마음.깨끗한 산은 우리들의 마음】....

이후 재 빠르게 내려와 산정님들과 함께 中食즐기는데 합류....맛있게 얌얌짭짭+보약같은 정상酒도 곁들이고...친구분과 오신 마스코트님이 마련하신 맛있는 반찬도 오랜만에 酒님과 함께 맛도보고.......(13:10∼13:30)

이제 D코스로 하산이다. 헬기장(13:45) 남고개지나 영국사까지의 길은 어린시절 동네 뒷산같은 그리 낯설지 않은 길로서,잘 손질된 길에다 곳곳에 이정표 일색이다.그리고 조망은 겹겹이 짙푸른 녹음으로 둘러쌓인 명당 같은 곳에 자리잡은 영국사의 앞,뒤 배경이 포근하다못해 마치 어머님 품속 같은 느낌으로 가슴에 스며든다.

대나무 숲으로 울타리를 이룬, 신라 문무왕 8년에 원각대사가 창건한 고찰 영국사에 도착하니 많은 산꾼들이 왁자지껄 어느새 좀 어수선하다.이곳에서 잠시 휴식취한 후 생수로 목 축이고,오늘 무사산행을 부처님께 절집마당에서 합장 한번하면서 고하고, 은행나무앞에서 시간을....다시하산길,망탑봉 삼층석탑을 다시올라 그 밑에서 손,발 씻고 세수하니 아...이것이 행복이더냐? 이후 진주폭포 지나서 주차장엘 도착하니 오늘 산행끝!!(15:25)

사람은 신체의 오감과 육감(六感)을 통해 쾌락을 즐기는데...오늘 천태산은 그 모두다를 만족시켜준 아름다운,다시 찾고싶은,부담없는 山이었음을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주자창 한켠 『한잔집』에서 막걸리에 도토리묵... 얼큰한 下山酒로 오늘의 산행을 自祝하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귀가 차량에서 "비가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도 비 한방울 맞지않고 산행할 수 있었던 것은 오늘 이곳을 찾은 회원님의 덕이 많아서 일꺼라"는 산행대장님의 말씀에 한바탕 폭소와 박수도 터지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주차장출발(16:10) 덕유산 휴게소(17:00)오니 약간의 보슬비가 내린다.이후 잠에 빠졌음. 남강휴게소(비는 이미 그쳤고 사고여파인지 약15분간 정체됨) 부산도착(20:25)까지 차안에서는.....몇몇 산정님들께서는... 고기가 물 만난 듯 코와 눈끝시린 인연의 상처를 다시한번 보듬는다고 뒷풀이 酒님 찾는 정든시간이 흐르고...."꽃중의 제일 아름다운 꽃인 웃음꽃 만발이다"....
이땐,우린 산정인이라 참으로 행복했답니다......

오늘은 비록 짧은 산행이었지만 전통산수화에 묘한 카리스마를 발산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좋은 山을 안내해줘 보이는 대로 느끼고 오게 해 준 김ㅇ수 산행대장님,이고문님,이총무님,박ㅇ태,최ㅇ호대원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럼 담에 뵈올 때 까지 부디 옥체 보존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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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호 태풍 소델로(★SOUDELOR로는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전설상의 폰페이섬 추장이름"을 뜻함)가 오늘 많은 비를 뿌리고 한반도를 빠져나갔습니다.

산정님! 가정과 직장에 큰 피해는 없으시온지요? 저는 颱風酒 한잔하구 방금 귀가해서 가물가물한 기억 더듬어면서 횡설수설 해 봅니다.酒님 때문인지 더워서 땀이 주르륵 흐르네요.이 글 올린 후 찬물에 샤워 후 잠 잘랍니다.안녕히 주무세요.....꾸벅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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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님의 댓글

저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밤 늦게까지 穗摸 보람이 있네요... 박사님과 텔레파시가 통하면은... 오늘쯤으로 예상을 했었는데... 역시.. 뭔가 통하는 모양입니다...ㅋㅋㅋ 언제나 읽고나면 다시 또 읽어보고픈 아름다운 글입니다...정상나무에 새겨진 글...『山은 詩, 山은 人生, 높은 곳에 오를수록 깊은 마음.깨끗한 산은 우리들의 마음 』이 마음에 참 와닿습니다.. 천태산.. 많은산정님들이 함께한 산행이라 더욱이 더 빛나는 산행기입니다... 박사님 특유의 서정적인 언어가 듬~뿍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늦은밤 산정님을위한 박사님의 정성에 감동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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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초님의 댓글

땡~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음악이 산행기와 오버랩되며 느껴지는 느낌-"야속한 내님아!"라는 외침이 예사롭지 않네요.천태산에서 박사님의 과거 애인을 느겼는지?.... 그리움의 잎새는 푸르다 ~.한때 즐거움처럼 바람이 분다 /마른 침묵의 고통을 건너/마음의 산맥 새소리 건너/깊은 그 곳에 당도하면/푸르던 날의 기억, 타는 정열이 몸에 밴/시간의 물소리 찬란하다/꽃과 잎새와 하늘과 바람의/외로움을 껴안는 또 다른 날짜,/거기 빛나는 사랑의 산맥을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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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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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의 평범한 산길을 걷다 오늘 그 주류로부터 일탈(?)하니,인상파 만을 보던 눈이 피카소를 만난 듯한 경이로움을 느꼈다.,,,'파격과 격조'가 공존하는 이것이 오늘 천태산의 '산 멋' ,,,그얼매나 조았길래/증말 가보고 시퍼라/박사님 특유의 글과 음악에 또 빠졌어요/캄사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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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산과 바다의 만남 인가요...태풍은 지나가고... 부산 하늘에 쌍무지게를 그리는 평온한 일상으로 온듯 합니다.아름다운 글과 음률에 흠뿍 젖었다 갑니다. 박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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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랑나랑님의 댓글

수랑나랑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박사님의 산행후기 그자체 겸손합니다. 같은 산을 산행하고 어떻게 이 아름다운 글을 느낌과 감동이 많이  비교가됩니다.앞으로 많은 공부할께요.그리고 산행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아름답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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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댓글

!!!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아름다운 표현의 산행후기 잘 읽었습니다. 근데요, 배경음악이 절 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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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하늘까지님의 댓글

걸어서 하늘까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박사님 산행후기 보면서 오늘은 heel hooking, toe  hooking, side hooking 암벽이나 빙벽등반 구사하는 기술이 새롭게 여겨지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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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의 댓글

박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모자라는 소인에게 여러님께서 과찬의 말씀을?...고맙습니다. 꿉뻑~~님들이시여!! 태풍도 지나가 한층 공기가 교통정리되어 맑아진 것 같습니다.제가 4년전 다녀온 "도락산"엘 내일 다함께 힘차게 올라 맑은 공기 듬뿍마시고 옵시다.그럼 도락산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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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tygirl님의 댓글

prettygirl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멋있는 산행후기였어요 근데 친구가 음악이 노친네라네요! ㅎㅎㅎ 내일 도락산에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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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의 댓글

박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prettygirl님! 못난 제가 원래 쉰냄새 나는'노친네'라서 어쩔 수 없나봅니다요.ㅋㅋ.산정님!! 낼 찾을 '도락산'은요?우암 송시열 선생께서 청풍명월의 "도를 즐기는[道樂]산[山]이다"고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또한 즐거움이 뒤따라야 한다'라는 뜻에서 산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지는 산으로서...하산 후 종일 수고한 발씻는 곳이 넓은 하천(川)이라 참 좋지요.일전에는 우아한 가을단풍을 봤었는데 이번 초여름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자못 궁금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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