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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노을..슈베르트 세레나데가 들리는 여름설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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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저니 이름으로 검색 작성자 저니 이름으로 검색
댓글 15건 조회 1,580회 작성일 2003-08-13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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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노을..슈베르트 세레나데가 들리는 여름설악


- 일 자 : 2003.8.3∼6일(1박4일)
- 날 씨 : 첫날(한때소나기), 둘째날(맑음)
- 산행코스 및 산행시간
▷ 백담사매표소∼영시암∼수렴동대피소∼쌍폭∼봉정암∼소청대피소(1박)
▷ 대청봉일출∼소청∼희운각∼양폭∼귀면암∼비선대∼설악동매표소
▷ 산행시간 : 총 19시간30분[첫날:8시간40분,둘째날:10시간50분]
▷ 산행거리 : 총 32.6㎞[첫날:18.4 ㎞, 둘째날:14.2㎞]
- 배경음악 : Jewehty....「니가 참 좋아...」




▷ 설악산산행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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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은요?....
설악산은 강원도 속초시, 양양군, 고성군, 인제군 4개의 시, 군에 걸쳐 있다.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남한에서 3번째로 높은 설악산은 주봉인 대청봉(1,708m)을 비롯하여 700여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설악산은 외설악과 내설악으로 구분한다. 근래에는 오색지구를 추가하여 남설악을 덧붙이기도 한다. 한계령과 미시령을 경계선으로 동해쪽은 외설악, 서쪽은 내설악이라한다.

외설악은 설악산에서 가장 높은 대청봉, 관모산, 천불동 계곡, 울산바위, 권금성, 금강굴, 비룡폭포, 토왕성폭포 등 기암절벽과 큰 폭포들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 내설악은 백담계곡, 수렴동계곡, 백운동계곡, 가야동계곡, 와룡, 유달, 쌍폭, 대승 등 폭포, 백담사, 봉정암 등의 사찰들이 있으며 계곡이 아름답고 산세가 빼어나다.
.........한국의 산하에서.





여름설악 그 첫날이야기....

노포동터미널(22:00)∼포항(23:50)∼동해(03:17)∼속초터미널(04:48)∼용대리(07:25)


꿈★은 이루어진다.... 아마 나에게 있어 설악을두고 한 말인것 같다. 아직한번도 밟지못한 설악은 꿈이였다. 산정에 8월달 공식가이드가 없는터라 지난번 팔각산행때 박사님과 토비님... 그리고 공선생님.. 이렇게 넷이서 이번 여름휴가를 설악에 가기로하고 팔각산결의(?)를 맺었다.

꿈의 거사(?)날을 잡는것은 그리 쉽지가 않았다. 대피소예약을 해야하는데 중청은 이미 인터넷예약이 완료되어 대기자로 등록을 했는데 무려 34번째이고, 중청을 제외한 다른대피소는 선착순으로 자리를 배정하는데, 확신할수가 없어 비박을 해야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제일 걱정스러운것이 날씨다. 장마가 끝났다고는 하지만 언제 비가올줄모르는 변덕스러운 계절이라 기상청을 제집들나들듯이 하루에도 몇번씩 확인을 하였다. 다행히 3일날 한때소나기외에는 날씨가 좋은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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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새달려속초터미널도착(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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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담사입구용대리마을(07:25)




이번산행 코스는 여름산행답게 백담사가(내설악)있는 구곡담계곡으로 해서 대청봉을 올라 천불동계곡(외설악)으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설악산 고수인 땡~초님의 개인지도까지 받을 정도로 이번산행에 대한 기대감은 남달랐다. 백운산(광양)산행이후 방을 지키던 45리터 배낭도 다시 꺼내고 취사도구와 원드자켓등을 챙기다보니 벌써 묵직한다.

토비님과 먼저 노포동종합터미널에 도착해서 미리 예약한 차표를 확인하고있는데 박사님이 오신다. 어~ 그런데 평소 양반은 반바지를 입지 않는다던 박사님이 반바지차림으로 다소 클래식하게 보이는 커다란 배낭을 매고오신다. 잠시후 마지막으로 공선생님이 도착..서로 설악에대한 기대감을 이야기를 하니 벌써 출발할 시간이다.

부산을 출발한 버스는 밤공기를 가르며 힘차게 북쪽으로 올라간다. 포항에서 한번 정차를 한뒤 동해해안도로(7번국도)로 계속 올라 동해를 지날쯤 일어났다. 새벽 어둠을 헤치고 달려가는 버스의 창문 너머로 동해바다의 오징어 잡이 어선들의 불빛이 보인다. 38선휴게소를 지나면서부터는 새벽여명때문에 조금씩 동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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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담사로 올라가는길(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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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담사매표소(07:50)




버스는 어느덧 속초터미널에 도착. 아직 어둠이 가시려면 멀었나보다. 용대리로 들어가는 첫차가 6시10분에 있다고 한다. 우선 아침식사를 해야하는데 이른시간이라서 그런지 문을 연 식당이 보이지 않아 바로 옆 속초항을 찾았다. 시원한 바닷내음으로 지친 마음을 달래고 돌아오니 터미널 바로앞 경북식당 문이 열린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용대리로 들어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인제,원통쪽으로 넘어가는데 전방이라서 그런지 군부대의 모습이 많다.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라는 군시절의 애환이 담겨져있는 지역이다. 진부령고개(520m)를 넘어 용대리마을에 도착, 백담사로 들어가는 셔틀버스를 문의하니 700m정도 더 들어가면 있다고 한다.

내설악의 관문인 백담사매표소를 지나, 백담사까지는 7.1km로 셔틀버스 운행 구간은 4km이고 나머지 3km는 걸어서 가야한다. 40분정도 걸리는 거리로 천천히 백담계곡을 끼고 몇굽이 돌아서니 "내설악백담사"라는 커다란 일주문이 우리를 반긴다. 백담사입구는 수심교(修心橋)라는 다리가 길게 놓여져있는데 예전에는 나무로 되어있었다고 한다.



백담사(09:15)∼백담산장(09:27)∼영시암(10:43)∼수렴동대피소(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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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담수심교전경(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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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한 백담사경내(09:04)




"백담사" 라하면....대부분 모든분들은 전통(全統)을 먼저 떠올린다. 그렇지만 여기 백담사는 만해 한용운선생이 불문에 귀의한 곳으로, 만해 흉상과 시비가 세워져 있고 옆에는 만해기념관도 있어 한번에 만해의 자취를 느낄수있다. 대웅보전 바로 앞에는 전두환씨가 머물렸다는 처소가 있는데 이것도 하나의 기념이되는지 문앞에 "제12대 전두환 대통령 내외분이 거거했던 방입니다"라는 글이 적혀있다. 백담사경내에는1박을 하면 저녁과 아침을 제공한다는 안내표지가 붙어 있는데 시간이 넉넉하면 깊은 산사에서 하루쯤 자는것도 괜잖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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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해... 한용운선생의 흉상과 기념시비석(나룻배와 行人)



【나룻배와 行人)】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行人).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얕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行人).




백담은 만해정신이 잉태된 곳이요, 동서사상이 비교된 곳이요, 만해 정신이 무르익어 간 곳으로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곳이다. 백담 계곡을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는 만해 정신이 소리요, <님이 침묵>의 님,사랑,침묵의 시어가 흐르는 소리다...........『만해기념관에 있는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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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담산장을 지나고(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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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한수렴동계곡(09:33)




백담사를 뒤로하고 본격적인 산행로인 수렴동계곡으로 접어드는데 산길이 유순해서 걷기가 참 편하다. 얼마후 왼편에 백담산장이 보이고 전나무숲이 참 보기좋은 영시암에 도착.. 백담사는 봉정암,영시암,오세암 부속암자를 거느리고있는데 오늘은 오세암을 제외한 영시암과 봉정암을 볼수있다. 영시암을 조금지나면 대청봉과 오세암으로 갈라지는 이정표르 만나는데 오세암쪽으로 올라서면 마등령을 거쳐 공룡능선으로 갈수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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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자로는제법큰영시암(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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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렴동대피소에서간단한점심을..(17:33)




귀떼기청에서 내려오는 백운동계곡과 구곡담계곡이 만나 수렴동 계곡이 되는데 다양한 바위돌 사이로 쉴틈없이 내려오는 옥색 물빛이 너무도 아름답다. 봉정암에서 예불을 드리고 하산하시는 보살님들이 많이 보이는데 연세가 많은분들이다. 봉정암까지 오른다는것이 쉽지는 않을텐데.. 생각했던것보다 많은분들이 백담사로해서 봉정암으로 오른다. 한참을 걷다보니 저만치 통나무로 만든 예쁜 수렴동대피소가 보인다.



수렴동대피소(12:16)∼쌍폭(14:16)∼사자바위(14:44)∼봉정암(15:00)∼소청대피소(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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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壙姑 구곡담계곡으로(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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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난히도 많은설악다람쥐(12:50)




수렴동대피소에서 컵라면(2,000원)과 공선생님이 준비해오신 인절미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구곡담으로 발길을 옮긴다. 경기도 평택에서 온듯한 15명정도의 학생들과 함께 올라가는데 걱정이 된다. 소청에서 하룻밤을 자야하는데 이 많은학생들이 먼저 도착해서 자리를 다 잡아버리면.. 아마 설악 모기와 함께 밤을 새워야 할지 모른다. 한명이 먼저 가서 예약을 해야 안심이 될것 같은데 아무래도 우리들중에서 가장 빠른 공선생님이 적임자임에 모두다 인정하는 눈치다.

구곡담계곡은 아홈개의 담이있다해서 구곡담이라하는데 조그마한 폭포와 담을 합치면은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다. 먼저 올라가신 공선생님 덕분에 넉넉하게 올라가다 힘들면 등산화를 풀고 시원한 계곡물에 맑은물에만 있다는 산천어와 함께 탁족을 즐기고.. 또다시 올라가다 숲그늘만 있어면은 다람쥐와 함께 눈을 맞추며...쉬엄쉬엄 올라가다보니 왼쪽으로 서서히 용아장성릉이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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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정골입구이정표(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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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바위부근의기암과석(14:43)




쌍폭전망대를 앞두고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야하는데 경사가 만만치 않다. 다리가 묵직할즘 전망대에 도착... 한숨을 돌려본다. 봉정골이정표를 지나면서 부터는 지금껏 걸어온길과는 전혀 다른 가파른 너덜길이 이어지는데 오늘산행에서 가장 힘든구간이 될것 같다. 전국에서 최고높은곳에 위치한 봉정암은 쉽게 그 절문을 열어주지 않는 모양이다. 뒤에 올라오시는 박사님과 토비님은 저니 스케줄이 맞추려다 죽겟다고 하소연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이말에 옆에같이 올라가던 아저씨의 한마디.."그래도 이곳에서 죽어면 명당에 묻힌다는것 아닙니까.. 그야말로 영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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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바위에서 용아릉의 웅장한 모습..설악산행 Best shot !!



힘겹게 안부에 도착하니 사자바위이정표(1180m) 가 보인다. 이곳에서 봉정암까지는 0.2km 남았다. 배낭을 이정표밑에 벗어놓고 사자바위쪽으로 올라서니 정말 사자의 모습을 한듯한 사자바위가 보이고 뒤로는 용의 이빨을 드러낸 용아릉이 비경을 연출하고 있다. 멀리 울산바위에서부터 공룡능선, 용아릉, 구곡담계곡, 그리고 좌측의 서북릉까지 내설악의 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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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제일높은 암자 봉정암.(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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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청오름길에서 본 아름다운바위들(15:48)




봉정암(鳳頂庵)에 도착한 시간은 17:01분이다... 딱.. 1분이 늦은셈이다. 시간을 짜맞추어 온것도 아닌데 나 자신조차 놀랍다. 봉정암뒤에는 인터넷에서 보았던 곰바위와 부처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쌓인 산세 좋은 곳에 둥지를 틀고 있는 봉정암은 우리나라 사찰 중에서는 가장 높은 해발 1,224m에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시인은 '반은 하늘에, 반은 산중에 뜬 암자'라 표현 했다고 선등자들의 글을 읽은적이있다.

공선생님은 벌써 백팔배를 마치고 소청으로 올라간 모양이다. 박사님,토비님과 법당에서 예불을 올리고 법당앞에있는 감로수를 빈물병에 가득채운 후 소청을 향해서 올랐다. 소청산장까지는 두어번 쉬어야하는데 휴대폰에 멧세지가 들어온다..."소청산장도착 등록완료/공남신... 공선생님께서 먼저도착해서 방을 배정받은 멧세지다. 휴~ 이제 안심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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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청대피소앞(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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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청에서 보이는 공룡능선(16:48)




쉬어가고싶다는 다리는 달래고 꼬셔(?)서 소청에 올라서니 대피소는 벌써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특이한것은 어린이집을 하나 만들어도 될듯 한 4살에서 7살되는 어린이들이 많이 보인다..4살된 어린애기가 이곳까지 왔다는것이 도무지 믿어지질 않는다.

소청에서는 내설악과 외설악을 가까이서 볼수있는데 중청보다 더 나은것 같다. 까마득히 용대리 마을이 희미하게 보이고 초록물결 사이로 힘들게 올라선 봉정암과 용아릉, 공룡릉,울산바위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서울에서 왔다는 30대총각과 함께 어울려 일몰이 되기전에 서둘러 저녁식사를 마치고 설겆이를 하려 산장에서 150m밑에 있는 물터로 내려갔는데, 차가운물이 마치 얼음같다는 느낌이든다. 코펠을 씻어야하는데 손이 얼얼해지는 것이 도저히 물에 손을 담그질 못할정도이다.

저녁식사후 일몰을 기다리며 5시뉴스를 라디오로 듣고있는데 정몽헌 현대 아신회장이 투신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린다..고인이 죽고 난 뒤에 유해를 금강산에 안치해달라고 유언을 남겼다는데.. 고 정회장이 그토록 애착을 보였던 금강산이 보인다. 동해로 길게 누워있는 그리운 금강산이 실루엣처럼 희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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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림... 슈베르트의 "세레나데"가 생각나는 아련한 일몰



잠시 후 일만이천봉 금강산 너머로 짙은 홍시 색깔로 변하며 해가 넘어간다. 정말 엄청난 이 자연의 대서사시를 어떻게 나의 품에 안을 수 있을까? 멍~하니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황홀함에 넋을 잃을 지경이다. 일몰은 일출과는 다른 느낌을준다. 누군가의 말처럼... 아련하고 왠지 슬픈... 이런 분위기에는 슈베르트의 "세레나데"가 들리면 정말 눈물이 금방이라도 날것 같다.

어느 도배장이가 빨간 장미 꽃잎을
하늘에 붙이고 바다에 깔았을까?

어느 미술가가 빨간색 물감을
하늘에 바르고 바다에 붓을 담았을까?


일몰후 설악의 어둠은 빨리 찾아온다. 주위가 어두어 지고 산장에 불을 밝힌다. 내일아침 일출을 보기위해 서둘러 자리를 털고 대피소내로 들어섰는데 개인이 운영하는 산장이라서 그런지 비좁다. 그리고 지리산과는 달리 남녀가 따로자는것이 아니라 함께 자야한다. 좁은산장은 계단씩으로 3층으로 만들어서 많은사람들이 자도록 만들어 만들어놓았는데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그렇지만 이렇게 산장안에서 잘수있다는것 만으로도 행운이다. 다~ 공선생님 덕분에....^^*







여름설악 그 둘째날이야기....

소청출발(03:50)∼소청봉(04:16)∼대청봉일출(05:30)∼중청(06:00)∼소청(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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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청 한계령갈림길이정표(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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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출을기다리는 많은사람들(05:26)




저녁 몇번을 자다 깨다 하기를 여러번.서울에서 오신분은 밖에서 자고 토비님도 산장안이 더웠는지 새벽녘에 빠져나가 조금 넓게 잘 수있었다. 그래도 우리일행중에서 내가 제일 편하게 잠을 잤는모양이다. 새벽 3시30분쯤 공선생님이 깨운다. 서둘러 원드자켓을 입고 다카만들고 조용히 막사를 빠져나왔다. 질흑같은 어둠속에 어제저녁과는 달리 총총히 자리를 채우고 있는 별님이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만 같다.

아직 잠들어 있는 설악의 야생짐승들을 깨우지 않으려고 조용히 발걸음을 죽이며 대청봉을 향한다. 먼저 소청봉을 거쳐야하는데 가는길은 상당히 가파르게 보인다. 아직 이른시간이라서 그런지 랜턴불빛이 우리일행 뿐인것 같다. 소청봉(1,550m)을거쳐 중청대피소에 도착할쯤 새벽여명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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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과 미래의 꿈이 담겨져있는 동해바다 일출




중청산장에서 대청봉을 오를 때는 더 이상 랜턴이 필요 없을 정도로 여명이 밝아졌다. 20분정도 올라서니 드디어... 사진으로만 보던 대청봉 1708m 정상석이 다가온다. 너무 빨리올라와서 그럴까? 정상에는 아직 우리들뿐이다. 아직 일출을 볼려면은 30여분을 더 기다려야할것 같다. 한여름이만 새벽이라 동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조금은 쌀쌀하게 느껴진다.

일출시간이 다가오는데도 아직 해가 뜨질 않는다. 아무리 날씨가 맑아도 일출을 본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지난해 지리산종주 천왕봉 경험이 있는터라 조바심이 생긴다. 이때 박사님의 "떴다"라는 말에 고개를 돌리니.....정말이다! 커다란 불덩어리가 조금씩 조금씩 바다위로 올라오는것이 분명... 일출이다. 아~~ 정말 아름답다..어제저녁에 본 일몰하고는 분명히 다른느낌이다. 일출은 희망의 연주와 미래의 꿈이 담겨져있다.

정상에 모인 50여명의 시선이 한곳으로 집중되며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해가 완전히 솟아오르자 이제는 대청봉이라고 쓰인 표지석을 배경으로 하여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로 전쟁이다.. 당연하지.. 부산에서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나도 기념을 남겨야지... 참고로..중청대피소 전화번호 끝자리가 1708번이다. 대청봉1708m를 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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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08m 대청봉정상석을 배경으로(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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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길... 중청에는 아침식사를(06:00)




일출의 감동을 가슴에 꼭~ 담아 중청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금강초롱이 앙증맞게 피어있다. 소청에 도착해서 미역국에 아침식사를 하는데 단연 화제는 공룡능선이다.. 하산할때 천불동으로 갈것이냐 아니면 마등령(공룡)으로 갈것이냐...일단은 공룡으로 가는것으로 하고 희운각에 내려가서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하였다.



소청출발(08:20)∼희운각대피소(09:40)∼양폭폭포(11:20)∼양폭대피소(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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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운각으로내려가는철계단(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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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릉과만나는 희운각대피소.(09:45)




소청산장..하룻밤이지만 정이 들었는지.. 아쉬움에 몇번을 뒤로돌아본다. 희운각 내림길은 예상되로 경사가 심하다. 이쪽으로해서 대청봉 오름길역시 만만치 않게 보인다. 희운각 내림길에 한 여학생으로 75리터가까운 배낭을 지고 힘겹게 올라오는데 물어보니 오늘이 벌써 설악에 5일째라고 한다. 한양대학교 등산써클에서 왔는데 대청봉을 올랐다가 다시 석주릉부근에서 릿지를 한다고 한다. 대단하다. 올라가는 여학생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천천히 희운각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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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능선? 천불동계곡?(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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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엄한 공룡릉의 모습(11:12)




조그마한 계곡을 지나자 희운각대피소가 나쨈. 여기서 아침에 결정을 하지못한 공룡이나 천불동이냐.. 끝이날것 같지 않던 하산길은... 결국 천불동으로 결정. 공룡능선의 유혹을 뿌리치고나니 한편으로는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더 이상 공룡으로 가지 않을려면은 비상식량은 필요없는것 같아 공선생님 배낭을 수색해서 비상식량 전부를 소화를 시킨후 희운각을 떠난다.

희운각에서 5분정도 내려서면 무너미고개를 만난다. 여기 무너미고개가 천불동계곡과 가야동계곡을 구분짓는 곳이며 공룡능선이 시작되는 곳이다. 무너미라는 말의 '무'는 물에서, '너미'는 넘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올 가을 단풍이 물들면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며 양폭으로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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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서촬영한 양폭폭포(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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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폭대피소의 모습(12:18)




희운각에서 양폭으로 내려오는길에 이상하게 등산화끈이 자주 풀린다..이쁜님 글중에 "신발끈이 풀어지면" 누군가가 나를 그리워하면 신발끈이 자주 풀어진다하던데...설악이 나를 그리워해서 그럴까? ㅎㅎㅎ 양폭으로 내려가는길에는 철계단이 많이 설치되어있는데 양폭폭포 바로밑에서 처음에는 탁족만 할려고 했는데 계곡의 무차별적인 유혹(?)에 이기지못하고 아예 온몸을 계곡에 내맡겨보니 정말 시원하다. 야~ 진짜 안 해본사람은 모른다. 이 기분을. 계곡의 유혹은 비선대까지 이어지는데 이 유혹을 이긴사람은 우리일행중 아무도 없었다...ㅋㅋㅋ.



양폭대피소(12:28)∼귀면암(14:25)∼비선대(15:35)∼소공원(17:20)∼속초(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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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면암을 지나고..(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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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릉의 갈림길 이정표.(15:30)




천불동계곡은 어느쪽으로 눈길을 주어야 할지.... 놓치고 싶지 않은 비경이 너무도 많다. 어쩌면 이렇게 하나같이 아름다울까?? 여느 산같으면은 여기있는 바위한개만 가져다 놓아도 큰 볼거리가 될텐데....오련폭포와 귀면암을 거쳐 내려오는 동안 어느 곳 하나 비경 아닌 것이 없고 어느 바위, 어느 나무 하나 절경 아닌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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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개의 불상이 모여 천불동이가? 천불이날만큼 길어서 천불동인가?


비선대 직전 다리앞에는 마등령을 거쳐 공룡가는길과 오세암을 거쳐 백담사로 하산하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제 천불동계곡의 마지막 비선대이다. 여기는 산행을 하기보다는 계곡물놀이를 나온 사람들로 많이 붐빈다. 깊고도 깊은 천불동계곡은 천개의 불상이 모여있어 천불동이라고도하고.,.땡~초님은 천불이 날만큼 길어서 천동불동계곡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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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사람들 붐비는 비선대(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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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선대산장을 뒤로하고(15:40)




비선대산장에서 신흥사까지 포장이 잘된 전나무숲 도로를 mp3를 들어면서 이틀동안의 설악산행을 뒤돌아보며 내려오다보니 아쉽게도 신흥사를 둘러보지 못하였다. 거대한 불상앞에 앉아 마지막 기념사진 촬영후, 설악기념품 가게에 들러 예쁜 설악스카프 몇장을 사서 매표소쪽으로 내려왔다.

권금성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는 그동안 찾는사람도 없고.. 시설이 노후하여 여름에 수리를해서 가을은 되어야한다고 안내문인 설치되어있다. 몇걸음 더 걷다가 뒤돌아본 설악은 운해를 머금은 채 멀리서 우리일행에게 잘가라고 손짓을 한다.




속초출발(21:10)∼동해(22:50)∼포항(02:40)∼노포동터미널(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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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설악신흥사 일주문앞(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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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동소공원매표소(17:21)




설악동소공원에서 7번버스를 타고 속초로 돌아오는 길은 해변가로 들어서면서 많이 지체가 된다. 고속터미널에 서울총각님을 내려주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곱게 단풍을 물들려 놓을테니까 가을에 다시 오라고 하신다"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 버스표를 예매를 하고 시간적여유가 있어 속초항 연안여객 터미널로 가니 금강산관광선인 '설봉호"가 정박중이다. 조타수를 잃어버려서 그럴까? 아니면 부슬부슬내리는 비 때문인지 조금은 삭막해보이는것이 다시 대북사업이 활기를 되찾아 많은사람들이 이 배로 금강산에 갈수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산정님...사랑에만 빠지면 왜 그 사람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죠.. 아마..내 마음 가득 채워버린 설악을 두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설악의 진정한 멋을 알려면은 사계절을 두루 다녀와야 알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운좋게도 일몰과 일출을 다 볼 수 있었고, 1박4일의 짧은 시간이였지만 같이 산행을 하면서 많은 추억을 남겨주신 박사님.공선생님.토비님께 감사를 드립니다..산정님... 벌써 입추가 지나갔六. 마지막 무더위 잘~ 보내시고 9월 정산때 뵙겠습니다....♡♡♡
.........여름설악에서 저니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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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님의 댓글

저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좋은분들과 함께해서 그럴까요?... 설악 첫 산행에서 일출...일몰....초록물결의 여름을 마음껏 느끼고 왔습니다...산행기 태그라인 처럼... 설악은 한국의 최고명산답게 어느 곳 하나 비경 아닌 것이 없고 어느바위, 어느나무 하나 절경 아닌 것이 없더군요... 많은 산정님들의 기대속에 설악산행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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永漢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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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의 민족정신이 어려있는 설악은 남한제일의 산일뿐만 아니라 금강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명산입니다.내설악,외설악,남설악등 가는 곳마다 숨겨진 아름다움이 끝이 없습니다.금강산보다는 여성적인 산이라고 하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면 남성미와 여성미를 모두 갖춘 산입니다.설악산에 한번 맛들이면 다른 산들은 자동적으로 한수 아래로 보일 겁니다.공룡능선에서 마등령으로 내려올수도 있지만 이 코스도 만만치 않은 곳이라서 천불동으로 내려오신것은 잘한 것 입니다.속초는 海설악이라고 칭해도 손색없는 곳으로 만해와 정몽헌회장의 얼굴이 오버크로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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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의 댓글

박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크나큰 대형 프로젝트를 세워 용대리에서 대청봉 거쳐 설악동까지 산장 이용한 2박2일의 휴갓길...아! 그 머나먼 80리 산길,담과 폭포 협곡과 운해,한꺼번에 보기힘든 일몰,일출의 벅찬 감동...그리구 덤으로 생전 첨 눈으로 금강산 조망까지 ...아! 그 황홀경,충만한 기쁨..진정한 깨달음은 종교안에만 있는 것이 아님을 이번에 가르침을 주신 저니님의 하해와 같은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참으로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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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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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저도 꼭 데리고 가 주십시오.........미리 알았더라면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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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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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 님 공남신 님 박사 님 숙희 님  설악산 산행, 잘"다녀 오셨네요,용대리 에서...백담사 구곡담 봉정암 희운각 천불동 신흥사 설악동, 긴 등반 여정에 일몰과 일출이 좋은분 들의 일정을 축복해줬네요.수고 하셨습니다.만나 뵐날이 기다려 짐니다.건강한 여름 보내시고 코스모스 하늘,그리는 가을 하늘 아래서.... 억새의 고운 은빛이 산정을 수놓는 그날에 만남을 기약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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孔南辰님의 댓글

孔南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오랫만에 만난 설악 큰 여운 가슴속 남기고 공룡능선 용아장성 오를날 기다려 지네... 설악에의 동경 갖게하는 산행기 감사... 산정님들 만남의 그날까지 소중한 추억 많이 만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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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의 댓글

박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여느해 보다 더 긴~장마에 몹시도 지쳐있었는데...저니님께서 손수 차려주신 밥상을,아니 보약을 듬뿍 마련해 주셔서 이제 막바지 늦더위쯤이야 거뜬히 이겨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저니님,공선생님,토비님과의 올 여름날의 아름다웠던 추억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하리라...바쁘신 중에도 보약 주시고,좋은 산행후기 올려주신님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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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님의 댓글

저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설악은 단풍이 곱게 물들면 꼭~ 다시 한번 가보고싶네요... 작년 산행일정을 보면.. 10월에 공룡능선을 간적이있던데... 대장님.. 올해도 가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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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설악 공룡의 단풍은 말로서 형은 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을 연출하는데... 공룡, 단풍의 절정기를 예측 하여, 토요일 밤 10시 출발하는 무박 산행 빼놓을 수 없는 코스입求.저니 님 기대 하셔도,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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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하늘까지님의 댓글

걸어서 하늘까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이번 가을에는 모두들 설악산 공룡능선 타려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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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님의 댓글

저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소스를 이용 태그로 BGM을 선정할경우..아래 설악산행후기처럼 아이프레임(iframe)형식의 소스를 활용할경우에는 반드시 소스마지막부분에도 아이프레임(iframe)으로 문을 닫아주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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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님의 댓글

저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음악소스를 복사할적에 실수로 마지막 부분의 iframe을 빼놓을경우 설악산행기처럼 남아있는 게시판의 모든것들이 아이프레임 속으로 들어와서 보이지 않게 되는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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孔南辰님의 댓글

孔南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산정인님 가을산행으로 공룡능선과 가야동계곡의 절경이 어떻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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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님의 댓글

소현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좋은산행기 잘 읽고 갑니다. 참 부럽네요 덕분에 설악산 잘 구경하고 갑니다. 참 산정산악회 설악공룡 단풍산행이 있다고 하던데 며칠쯤가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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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설악산 공룡능 단풍 절정기는 아마 10월 4-5일 아니면11-12일쯤 무박산행 기획 할것 입니다.기후의 영향을 받는 단풍의 상황에 맞춰 유동성이 있을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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