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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태백산에선 흙을 밟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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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사 이름으로 검색 작성자 박사 이름으로 검색
댓글 5건 조회 1,698회 작성일 2003-12-23 18: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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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부산에서 태백산이란 넘 멀어서 벼르고 벼르다가도 못 가곤 하는데....작년에 이어 연속으로 새색시 결혼 날짜 받듯이 날을 잡아(12/29) 떠났습니다. 시민회관 앞에서 1,2호 두 대의 버스가 87명의 회원 님을 모시고 부릉부릉(08:05).....->경산휴게소->경북봉화 간이휴게

소를 거쳐 13시20분 유일사 매표소 입구 도착...김ㅇ수산행대장님의 짧은 주의말씀 듣고 13
시 30분 산행시작! 해마다 찾아와도 추억은 완성되지 않는지 내 마음은 벌써 설렌다. 산길
로 접어드니 등산로는 여러 산우들이 밟고 지나가서 말끔도 하여 콘크리트에 찌든 눈을 즐

겁게 해준다. 산행 들머리부터 발 밑에 뽀드득 뽀드득 하는 감촉과 또 귀를 즐겁게 하는 소
리들.... 길 양옆 산자락을 빽빽이 메우고 눈을 뒤집어쓴 나무들! 오늘은 날씨가 포근해 나무
사이로 내리 비치는 햇살은 가끔 또 이리도 따사로운지?.... 머리 위에서 눈가루라도 날아올

것만 같고... 태백산 산길, 숲길은 이렇게 훌륭했다. 또한 지난번 산행 때 뵙던 여러 회원
님과 함께 걷는 이 기분... 인류가 지어낸 어휘 가운데 '인연'이라는 말만한 걸작도 그리 흔
치 않을게라고 여기니 산길 걷는 아리따운 고행에 더 맛을 보태는 것 같다. 약 20분 이후부

턴 숨소리 점점 거칠어지고 땀도 비오듯 흘리시는, 힘들어하셔서 걸음 더디어지는 회원 님도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눈 속에 길 떠나는 님들.... 산 전체가 백설이 소복히 쌓여
있으니 내 사랑도 소복히 쌓여 가는 것 같애 산등성이로부터 약간의 불어오는 바람 따윈 아

랑곳하지 않고 잘도 걸어신다. 주목군락지와 장군봉까진 그야말로.....내 실력으로 눈덮힌 수종(樹種)을 다 알아볼 수야 없지만....백설을 지켜보는 난 축복을 받음이어라! 그 자체다! 몇
몇 회원님 추억의 사진 찍으랴 참 바쁘다. 힘든 오름 길 이후라서 그런지 땀이 말라서인지

사방팔방 눈부신 첩첩의 먼 산도 한눈에 들어오니 바람도 약간 거칠어지고...솜바지에 우모
복으로 중무장을 하고 있어도 나도 모르게 몸은 약간씩 추위를 서서히 감지해 움츠려 떨기
시작한다. 이후 천제단까지 오를수록 나무들이 키를 낮춘다. 정상부근의 나무들은 아예 주저

앉다시피 서서 최소한 가지만으로 바람을 견디고 있다. 정말 장군봉에서 천제단 사방의 길
엔 잎새를 몽땅 떨구고 선 나목이 조금도 초라하질 않으니 봄을 마련하는 그 질긴 생명에
뜨거운 갈채를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드디어 천제단 도착!(15:00) 제단에 오르니 '쥐죽은 듯

조용하게' 기도를 세분이 올리고 계신다. 저는 참배를 택했슴다. 이후 물러나와보니 그 매운
바람 속에서 두툼한 설화를 피워든 나뭇가지들이 윙윙 소리를 내며 제 뿌리를 흔들고 있는
데....곳곳에서 추억의 사진한장 찰칵에 여념이 없다. 바람 약간 피해서 천제단 근처에서 점

심식사를.... 사실 넘 추워 손가락이 얼어! 밥도 반찬도 얼어! 웅크린 굳은 몸을 쪼그리고 코
로 밥이 들어가는지...정상주 한잔과 함께 정신없이 먹어치우고 일어서서 얼은몸 열내기 위
해서 서둘러 내려왔다. 이제부턴 아이젠차고....내려오는 길목에 단종 비각의 단층이 눈 속에

쓸쓸해 보여 힐끗 한번 쳐다보고 눈길을 종종거리며 또 내려오니 망경사 앞이다. 절 마당인
지 산길인지? 좀 좁아 가늠하기 힘들다. 깊은 산 속도 유람지 인줄 알고 온통 산꾼들이 지
나다니는 통에 산만하고 어수선한 느낌이다. 갈 길이 머니 서둘러서 지나쳐 걸음을 빨리했

다(비료포대, 비닐, 1.5리터 페트병으로 눈썰매 타는 분도 제법 보인다)하염없이 눈길 축복의길을 열심히 밟다보니 어느덧 당골광장 앞 도착!...(17:00) 왔던 눈길을 거꾸로 훑으며 다시 한번 감상하면서 오늘 눈 산행 끝! 1년후를 기약하려니 "눈물은 없었어도 이별의 부산정거장이다".....

17:30 당골출발 ->안동(저녁식사),언양휴게소를 거쳐 시민회관앞 도착(23:25)!

※ 먼길 최단거리, 최단시간에 최저렴 차비를 들여 다녀오게 해주신 산정산악회 집행부님,
차량기사님 넘 고맙습니다. 그리고 차안에서의 하산주 넘 맛있었습니다(족발,막걸리,쇠주)

산정회원님!!! 그럼 내년에 뵙겠습니다.
새해 복많이 듬뿍 받으세요!!!

<송년술에 젖어 살다보니,기억 가물가물..종무식마치고 급히...힘들게 산행후기 올리다보니 빠진부분 많아 죄송합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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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의 댓글

박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태백산은요?눈이 펑펑내리는 모습은 못봤어도...함박눈을 힘겹게 이고있는 설화(눈꽃)는 먼길 찾아온 우리들에게 충분히 보상해줬다고 믿습니다.따분하지 않은 하루의 선물을 해줄 것입니다.가족산행지로써 제격으로, 많은 산우(山友)들께서 올해도 찾을 것이 예상되므로 예약을 꼭 서둘러 하셔야할 것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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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님의 댓글

저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03년을 마무리하는 산행이 될듯싶습니다... 올해도 작년처럼 흙을 밟지 못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참.. 박사님 올해도 비료포대 준비해야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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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님의 댓글

도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하늘에서 내리는것과 땅에서 돋아나는 모든식물들은 해걸이를 한다는데요. 아마 올해는 작년보다 전국적으로 눈이많지 않을꺼라는데요. 아뭏든 작년처럼 함박눈을 힘겹게이고있는 설화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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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수님의 댓글

이근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벌써 설레입니다.*****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것을 봐야죠.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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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박사를꿈꾸며님의 댓글

나도박사를꿈꾸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안갔다와도 다녀온것같소,흰세상천지를 이러코롬 멋있게표현하는 그언어의 기술은 어디서나올까?<언어의마술사>란 칭호가 거짓이아니네요,나는 언제 박사님처럼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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