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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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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쁜 이름으로 검색 작성자 이쁜 이름으로 검색
댓글 1건 조회 2,478회 작성일 2004-03-15 14: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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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우소의 의미

[보리수 나무 아래] 또 하나의 우주 해우소

694-21.jpg


선암사 해우소는 그 규모나 건물의 아름다움에 있어서 국내 최고로 손꼽힌다.

해우소의 의미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解憂所)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정호승 선암사)

해우소는 근심 푸는 곳이라는 뜻으로, 사찰의 화장실을 지칭하는 말이다.

내용물은 똑같이 냄새나는 곳일 터이나 뒷간·화장실이라는 언어와 달리
대소변을 미련 없이 버리듯 번뇌 망상도 미련 없이 버리자는 뜻이 담겨
우리 스님네들의 해학과 멋을 느낄 수 있다.

요즘에는 수세식 화장실을 갖춘 사찰에서조차 해우소라는 표지판을 달 정도로 많이 알려졌다.
요즘은 해우소=사찰화장실이라는 인식이 많이 확산됐지만
해우소라는 말이 처음 사용된 것은 한국전쟁 후
충남 동학사의 한 스님이 뒷간에 해우소라는 현판을 단 후부터다.

해우소라는 용어는 원래 해의소(解衣所) 즉 옷을 벗는 곳이라는 의미였다 한다.
속곳·속바지·속치마까지 켜켜입은 옛 사람들은
옷을 몇 개쯤 벗어놔야 시원하게 뒷일을 볼 수 있었던지라
뒷간 이름도 옷 벗는 장소로 표현했던 것이다.

정호 시인의 시에 나타나는 대로 등굽은 소나무가 멋스럽게 드리운 선암사 해우소는
건축물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깊이(?)에 있어서도 무척 유명하다. 선암사 해우소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옛날 송광사 스님과 선암사 스님이 만나 서로 자기 절 자랑을 하는데,
송광사 스님이 하시는 말씀이
우리 절에는 솥이 얼마나 큰 지 밥을 푸려면 배를 띄워 노를 저으면서 퍼야 한다네 하니,
이에 지지 않고 선암사 스님이 우리 절에는 뒷간이 얼마나 높은지
어제 눈 똥이 아직도 떨어지는 중이라 소리가 내일 아침녁에야 소리가 들린다네라 대꾸했다.

뒷간이 높으면 그 만큼 절 식구수도 많고 사세도 크다는 의미를 부풀려 말한 것이다.

불영사 해우소<지금은 새로 지었다 합니다>


694-22.jpg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는 곳

사찰 해우소의 가장 큰 의미는 뭐니뭐니 해도 자연과 인간이 하나되는 공간이라는 데 있다.
그 곳은 인간이 섭취한 음식물이 마지막 처리되는 과정이자 또다른 생명으로 환원되는 곳이기도 하다.

수세식 화장실의 보급으로 똥은 오물이자 불필요한 존재로 전락했지만
농업이 중심이 되었던 시대에 똥은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기능을 했다.
따라서 인간의 쓰레기가 아닌 자연순환의 매개체로 전통 해우소의 참뜻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사찰 해우소는 대체로 비탈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비탈에 앉혀지다보니 자연히 앞에서는 단층 건물,
뒤에서는 2층 짜리 누각 구조가 되는데, 1층은 거름이 쌓이는 창고 역할을 하고,
2층은 몸 안의 똥을 세상 밖으로 보내는 작업실이 된다.

똥이 쌓이면 그 위에 가랑잎이나 짚 등을 덮은 후
어느 정도 더 쌓이면 그 위에 또 가랑잎을 덮어 자연히 분해되기를 기다린다.

비탈구조로 되어야 통풍과 채광이 잘돼 자연발효가 잘되고 냄새도 막을 수 있다.

처음과 끝이 둘이 아니요,

더러움과 깨끗함은 결국 한가지

이렇게 만들어진 퇴비의 진가는 써본 사람들만이 알 수 있다.

선암사 스님 말로는 작물의 생장이 좋고 윤기가 달라진다고 한다.
한마디로 때깔이 난다는 이야기다.

얼마전 송광사에 방문했을 때 한 스님은 방문객들이 해우소에 들러 큰일을 보고 가면
주지 스님이 아주 좋아하신다며 해우소 이용을 적극 권유하시기도 했다.
똥이 송광사의 논밭을 살찌우는 또다른 자산으로 치환되는 순간이다.
해우소에서 사람의 배설물은 오염원이 아니라
생태순환의 중요한 고리이며 자연의 질서를 유지시키는 중요한 에너지원이 된다.


일지암 해우소

694-20.jpg


최근 해우소가 자꾸 사라지는 것은
사람들이 편리함만을 추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농경과 목축중심의 산업구조가 점차 제조·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자연히 인분의 중요성은 감소했다.

즉 똥도 쓸 데가 있어야 귀할텐데 도무지 쓸 데가 별로 없는 사회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건축법 상으로 사찰 해우소의 건축을 금지하고 있는 것 또한
사찰 해우소의 소멸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대해 뒷간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전통적인 양식을 그대로 두자는 것이 아닙니다.
사찰의 원리를 이용해 현대식으로 바꾸되, 환경문화적 자원으로 되살리는 노력을 하자는 거죠.
또한 경제성에 있어서 오물을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과,
이것이 자연훼손으로 이어지는 감가삼각비를 생각해 볼 때 3중정화조 시설이 훨씬 큰 비용이 든다고 말한다.

재래식 뒷간은 청결도나 안전성에서 떨어진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하지만 이 부분을 보완하려는 시도는 전혀 없이 수세식 화장실 문화를 당연한 듯 받아들인 것은 아닐런지.
올해 1월 18일 보덕사 해우소가 강원도문화재자료 제132호로 지정됐다.

보덕사 해우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뒷간이자,
전통적인 뒷간 양식을 거의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 문화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구박뎅이 신세를 못면하던 해우소를 생각해볼 때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연과 대화 가능한 열린 공간

해우소 내부의 각 칸 앞에는 문이 없다.
즉 용변을 보기 위해 앉아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을 다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몇몇 사찰에는 각 칸마다 출입문을 달기도 했지만
아직도 보덕사나 선암사 등 전통 해우소의 원형을 지켜가는 사찰에서는 출입문을 달지 않았다.
산간 오지나 제주도 지방의 토속 뒷간에도 칸막이 문이 없다 하니
유독 사찰 뒷간만 그랬던 것은 아닌 듯 하다.

뒷간에 문이 없으니 볼일을 보다 말고 산도 한번 보고,
볼일 보다 구름도 한 번 보고 하던 것이 옛 사람들이 즐긴 풍류 중의 하나였나 보다.
사람들은 쑥스러움을 포기하는 대신 배설 도중 자연을 감상하는 정취를 택한 듯 하다.


표충사 태동암 해우소

694-19.jpg


요즘 사람들도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도중
머리 속으로 만리장성을 쌓았다가 허물기를 수십번 반복하지만
옛 사람들처럼 주위 사물과의 대화를 시도할 수는 없다.
사방이 벽으로 막힌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화장지와 벽뿐이다.

송광사는 해우소 근처에 삼면으로 연못을 파 연꽃을 심고 돌다리를 설치해 멋진 조형을 시도했다.
이 돌다리를 건너가며 몸의 더러움뿐 아니라 마음의 티끌까지 버리게 해주십시오 읊조리고
다시 다리를 건너오면서 앞으로 깨끗히 살겠습니다 다짐한다.

해우소는 우리 몸 속에 들어온 음식물이 처음으로 돌아가는 곳이요,
자연의 자양분이 다시 생성되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해우소가 가장 크게 시사하는 바는 바로 처음과 끝은 둘이 아니요,
더러움과 깨끗함은 결국 한가지라는 것이 아닐까?

버리고 또 버리니 큰 기쁨 있어라.

탐(貪)·진(瞋)·치(癡) 삼독(三毒)도 이같이 버려 한순간의 죄업도 없게 하리라.
옴하로다야 사바하(입측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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