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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래치 짝지와 같이한 사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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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매래치 이름으로 검색 작성자 매래치 이름으로 검색
댓글 9건 조회 1,292회 작성일 2005-03-30 09: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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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내와 같이 하는 산행이라 새벽에는 정신이 다 없다. 혼자 갈 때는 차려주는 밥 먹고 마눌님의 구시렁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끝인데 밥 먹을 때 수저도 놓고 혹시나 빼먹은 것은 없는지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일기예보에서 비가 온다는 것 때문에 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혼자 갈 때는 비가오나 눈이오나 걱정이 되질 않는데, 혹시나 산행에 불편할까 봐서도 그렇다.
7시30분 출발이라 평소보다는 30분 정도 빨리 나가야 한다.

7시36분쯤 시민회관 앞에서 출발한다. 우중충한 날씨에 타자마자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얼마나 갔을까 차창에는 빗방울이 보인다. 앞을 보자 앞 유리엔 와이퍼가 좌우로 움직인다. 관광버스 기사께서 길을 잘못 들었는지 두어 번 되돌아서 길을 찾아서 간다. 아마도 네비게이션이 없는 모양이다.

미리 지도를 보고 공부를 좀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선착장에 도착을 하자 10시 배는 못 타고 간다고 한다. 11시 넘어야 된다는 말에 시간도 있고 하여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볼 겸 절벽 쪽으로 갔다. 양지바른 쪽에는 쑥이랑 이름

모를 풀들이 쏙쏙 예쁜 모습을 하고 있다. 카메라에 씽씽한 자연을 담고 있을 때 마눌님이 전화가 온다. 지금 배가 떠나려 한다고 한다. 아직 시간이 멀었는데 싶어서 있었는데 또 전화가 온다. 급히 헐떡거리며 버스에 오르자 대장님께서는 오늘의 변경된 일정을 이야기 한다. 만약 하산이 늦어서 5시에 있는 배를 타지 못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한다.

“10시 10분 사량도 가는 배타고(관광버스와 같이)가서는 관광버스타고 돈지리로 가서 산행시작. 코스는 돈지리->지리산(397.6)->불모산(399)->옥녀봉(261)->금평항으로 5시간정도로 하였으나, 변경코스는 내지->지리산->불모산->메주봉 바로 밑의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하여 금평리 마을로 하산하여 금평항에서

귀가하는 것으로 단축”드디어 11시 10분경 항구를 출발한다. 20여분을 갔을까 정확한 시간은 알 수가 없지만 12시가 안되어 내지에 도착, 비 내리는 곳에서 신발을 고쳐 신는데. 마눌님이 자기 신발끈도 좀 묶어 달랜다. 내 신발도 힘든데, 일단은 내 것부터 묶어놓고는 쳐다보자 신발끈이 너덜거린다. 홀치기로 꽉 매라고, 자칫하면 다친다고 해도 그냥 간다.

하얀 우의를 모두 부두 낚시 점에서 구입하였는지 바람에 펄럭거리며 안개가 자욱하고 비도 부슬부슬 내리는 길로, 등에는 배낭을 매어 애를 업은, 하얀 소복 입은 귀신의 형상 같기도 하다. 하여간에 뒤에서 쳐다보는 재미가 있다. 나만 우산을 쓴 줄 알았는데 앞에 가는 산정인 한 분도 쓰고 있다. 내가 우산을 갖고 있는 이유는 디지털 카메라를 보호할 목적으로 쓰고 가는데 혹시나 뒤에 따라오는 사람이 어쩜 방해가 될까도 싶지만, 어쩔 수가 없다.

다들 오를 때 처음은 아주 빠른 걸음으로 간다. 한 20분 정도 갔을까, 마눌님 덮다 고 윗옷 하나를 벗어야 된다고 한다. 그렇게 지체를 하자 많은 산정인들이 앞질러 간다. 올라가는 내내 주위를 볼 수 없이 안개가 자욱하다. 간간히 바다에서 들리는 배의 엔진소리가 들린다. 가는 나뭇가지에 가는 물방울이 아름답게 매달려 물 꽃이라 해야 하나 그런대로 멋지다.

진달래가 피려고 몽우리 져 있다. 어릴 적에는 참 많이도 따먹었는데, 그때는 앞산 뒷산의 진달래 필 때면 벌거스러하게 피어서 별로 새로울 것도 없었는데, 이젠 사람들이 꽃을 보면 환장하는걸 보면 많이도 메말라 있는 듯 하다.

이산의 특징이라면 비가 와서 전체의 형상이나 조망은 느낄 수는 없지만 바위들이 둥글지가 않고 사각의 수많은 조각을 세워둔 것 같은 형상이 많이 보인다. 아기자기 하다고 해야 할까, 작은 모형 물들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아름다운 돌산의 축소판이라고 불러야 할까.

바위의 재질은 화강암의 단단한 모습이 아닌 것 같은데, 일단은 접어두기로 하고, 그런 것으로 인하여 걸음을 걷는 데에는 미끄럼을 별로 못 느끼는 것 같다.
지리산 정상에 도착하자 얼른 천황봉 올랐던 생각이 난다. 이름이 같은 것에 좀 신기하기도 하지만 주위의 안개가 자욱한 것 때문인지, 표지석이 바닥에 바짝 붙어 있어서 도무지 정상 같은 느낌이 들지를 않는다.

마눌님 쪼그려 앉아서 한컷 하고는 바로 내려온다. 이젠 배도 고파진다. 배를 타고 올 때 김밥 한 줄씩을 먹었길래 그래도 참을만하다. 마눌님과 사진 찍고 어정거리다가 맨 후미에 있게 되었는데, 우리가 도착하자 선발팀들이 점심을 먹고는 가기 시작을 한다. 밥 먹는 것은 뒤로 미루고 옥녀봉으로 갈 거라고 부지런히 뒤따라 간다. 부연 안개에 가린 경치가 그래도 좋아 보인다.

옥녀봉 우회도로가 표시가 되어있는 곳으로 모두다 가는데, 그래도 왔으면 어려운 길로 가보자 싶어 마눌님과 둘이서 위험한 바윗길로 올라서자 뒤에 따라오던 다른 팀들이 우리를 따른다. 근데 꼭대기에 올라서자 이건 영 아니다 싶다. 내 혼자이면 가겠는데 마눌님 자칫하면 밥도 못 얻어먹겠다 싶은 두려움이 생긴다. 뾰쪽한 바위를 걸어서 가다가 만약에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생각을 말기로 하고, 다시 되돌아 가려 하자, 사람들이 자꾸 올라온다.

위험하다고 이야기 해도 듣지도 않는다. 그렇게 돌아서 내려오자 우리 팀들이 멀리 가버렸다. 그렇게 촐랑대면서 우리가 하산해야 할 사거리에 도착하자 대장님이 서서 오른쪽으로 하산하라고 한다. 옥녀봉으로 갈려다가 포기하고 시키는 대로 하기로 한다. 못 먹은 점심을 먹으려고 마지막 남은 김밥을 풀어서는 먹고, 맛있는 커피한잔 마신다. 여기에도 음식물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

우리야 가지고 온 것이 많아서 필요도 없지만, 그렇게 한참을 지나서 같이 서 있던 산정인의 뒤를 따라서 내려온다. 온통 축축한 길에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는 않는 길인 것 같다. 어쩜 염소를 키우면 딱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섬이라서 도망도 못 가고, 가다가 보니깐 휀스를 쳐둔 곳이 보였는데, 아마 그것이 한때 염소를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면서 마눌님이 발가락이 무척 아프다고 한다. 난 또 핀잔을 준다. “신발을 꽉 조아서 묶어라 해도 말 안들 어니까 그렇지” 그렇게 내려가다가 예쁜 풀을 찍기 위하여 쳐져서 내려가는데, 마눌님 미끄러운 돌에 때기장을 친다. 팔이라도 부러지면 어쩌나 하여 가까이 가는데 수 초간을 뒤로 넘어져 있다가 일어난다.

밭의 양지쪽에는 조그만 꽃이 부끄러운 듯 보일락 말락 피어있다. 지렁이도 보인다. 좀 징그럽다. 비단개구리도 뛰어간다. 마을 가까이에는 매화꽃이 말할 수 없이 아름답게 활짝 피었다. 물을 머금어서 더욱 선명한 모습을 한다. 담장에 핀 장미꽃을 보면서 마을 할머니에게 길을 물어 가르쳐 주는 곳으로 간다.

도로에 나오자 트럭한대가 등산객을 앞에다 태우고는 우리더러 뒤에다 타라고 한다. 배가 3시 몇 분과 5시 밖에 없다고 급한 것 같이 재촉을 한다. 가다가 몇 명을 더 태우고 하는 것이 “아~하 익스피어리언스” 장삿속이구나 싶다.

그래서 부두가까이 포장마차에서 내리자 총무일행이 벌써 한잔하고 있다. 이 트럭을 타고 온 모양이다. 그래서 고마워서 한잔했다고 한다. 산정대장님과 동수친구와 일행들이 있는 횟집에 들러서는 한잔하자 얼굴이 금세 벌게 진다. 동수친구는 전에 하산 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라 재미있게 그렇게 한잔하고는 돌아온다. 관광버스에 타자 피곤하였던지 제법 잔 것 같아서 이젠 다 왔나 싶었는데, 남강휴게소를 들어가고 있는데 무지 밀린다.

두 시간이나 왔는데도 여기까지 밖에 못 왔다. 8시가 넘어 있다. 마눌님은 화장실에도 가기 싫으니까 핫도근지 뭔지를 사오라는 말을 듣고서는 내려가서는 핫도그에다 케챺을 잔뜩 묻혀서 왔는데, 왜 이걸 사오느냐고 한다. 뭐가 있다고 하는데 모르겠다. 한때 차 안이 몹시 떠드는 소리로 소란하다.

어디쯤인가 부 터는 씽씽 달려 조방앞에 도착을 한다. 산정인들과 돼지국밥 한 그릇 하기로 하였다. 혼자서 왔다면 집에서 먹으면 되는데 마눌님 힘들까 싶어서……근데 다음 번에 갈 때도 따라 가겠다고 한다. ~ㅋㅋㅋ 자유가 많이 줄어드는데 싶다.

위험한 코스나 힘들 때는 옆에서 지켜보기가 여간 아니기 때문에 …… 한달 용돈은 쥐꼬리만큼 주고는 경비를 대라고 하자 지갑을 안 갖고 다닌다고 한다.
이 산행기 읽고 감동 많이 하라고, 최대한 마눌님 존경해 주는데…………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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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래치님의 댓글

매래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글을 넣고 보니깐 빡빡하여 정신이 다 없네, 마구 두드리다 보니깐 좀 칸 바꾸기도 해야하는데 .... 시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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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영님의 댓글

윤정영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시시콜콜  너무 정겹게 읽었습니다. 애 많이 씃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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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매래치님의 사모님이 처녀 동반 하셨는데, 날씨가 받혀주지 못해 사량도의 비경은 볼수 없었지만,두분이 다정히 산행 함께하시는 모습 보기 좋았습니다,님께서 촬영하신 빗물 머금은 앙상한 나무가지를 위시한 사진 감사합니다,지갑 안 갖고 다닌 다고....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듯합니다,두분과 함께할 산행 기다려 집니다,함께한 사량도 즐거웠습니다, 대변항에서 멸치축제때 기장에서 함 모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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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래치님의 댓글

매래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그때 연락하이소~, 하이고 칸이 띄어졌네, 고맙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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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님의 댓글

포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자연에 대한 애착이 참으로 많으십니다^^ 자연사랑 좋죠^^ 아직 꽃망울을 활짝 터트리진 않았지만 봄의 기운을 받고 기지개를 펴려는 새싹들을 보니 비가 온들 어떠하고 혼자 온들 어떠하겠습니까^^ 마냥 좋기만 한데요^^ 부인님과 같이 하신 모습 보기 좋았습니다^^ 담에는 아드님까지 같이 하시는 가족산행 계획해보심이 어떨까요^^ 전 어제 영취산에 다녀왔습니다^^ 근데 급히 내려오다 그만 발목을 삐끗^^ 오늘 병원갔더니 일요일에 산에 가는 건 참으라고 하는데 고민중입니다^^ 새삼 느꼈죠^^ 건강한 신체에 감사해야 함을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길게 말씀을 나눈 적은 없지만 뵙기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좋은 기가 팍팍 와 닿는다고 할까요^^ 산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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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래치님의 댓글

매래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건강한 모습의 포포님이 발목을 삐끗하셨다니 걱정이 됩니다. 아픈것이 꽤 오래 가기도 합디다. 너무 무리하면 인대에 손상이 갈수도 있고요~, 빨리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오랜만에 마눌님과 같이 가긴 했는데 서로 시간이 참 잘 안맞습니다. 일요일도 일하러 가야하고, 아들놈도 가자고 하면 무슨일이 그렇게 많은지~, 언젠가는 한번 가족끼리 가고싶습니다. 산정에 오시는 정다운 분들과는 아직은 거의 대화도 없었지만 마음은 무지 편했습니다. ~산에서 보이십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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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래치님의 댓글

매래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건강한 모습의 포포님이 발목을 삐끗하셨다니 걱정이 됩니다. 아픈것이 꽤 오래 가기도 합디다. 너무 무리하면 인대에 손상이 갈수도 있고요~, 빨리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오랜만에 마눌님과 같이 가긴 했는데 서로 시간이 참 잘 안맞습니다. 일요일도 일하러 가야하고, 아들놈도 가자고 하면 무슨일이 그렇게 많은지~, 언젠가는 한번 가족끼리 가고싶습니다. 산정에 오시는 정다운 분들과는 아직은 거의 대화도 없었지만 마음은 무지 편했습니다. ~산에서 보이십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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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래치님의 댓글

매래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이글하고 한개는 지워주이소 갑자기 화면이 안보이길래 뭐라뭐라 나와서 엔터 쳤더니 두개나 나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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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괜찬습니다, 이해 할수 있습니다,코맨트 글을 지울수 있는 기능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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