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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날을 회상하게 하는 기백산의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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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매래치 이름으로 검색 작성자 매래치 이름으로 검색
댓글 8건 조회 3,325회 작성일 2005-08-22 19: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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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백산 산행
2005년 일요일 경남 함양군 날씨는 산행 내내 흐리고 금원산 갈 때는 비도 내리다가 하산하자 개었음.

흐린 날씨에도 시민회관 앞에는 많은 산행인들로 붐빈다. 부슬비에도 아랑곳 않고 산 꾼들이 득실거리는 것에 묘하기도 하다.

8시도 안된데도 휴대폰이 울린다. 전날 긴급작업이 있어서 내가 산에 가는 줄도 모르고는 찾아서 난리다. 혹시나 싶어 토요일 저녁까지 서류들을 챙겨놓고는 일요일 날 출근하나 마나 하다가 산에 간다는 것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뽁사장 연락 오는 바람에 에라이~ 하고는 예약도 하질 않고 나오게 되었다.
관광버스에서도 울리고 땀 뻘뻘 흘리며 오르는데도 울린다. 흐흐 ~, 내용은 다 별볼일 없는데, 내가 산에 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 그래도 다행인 것이 벌초할 때가 다되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 지금 벌초하러 가고 있습니다.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은 벌써 벌초하느냐고 묻기도 한다.
산에 오르면서도 입가엔 미소가 번진다. 하여간에 재미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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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들머리 들기 전에는 하늘에 구멍이 뚫려 푸른 하늘을 보여준다. 야! 산에 오르면 맑은 경관을 보게 되겠구나 하고는 수풀이 무성한 길로 들어서자 축축한 주위의 분위기와 어두침침한 흐린 날씨에 방금 가졌던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곳은 뭔가 아주 친숙함을 느끼게 만든다. 장마철의 낙엽 썩는 냄새와 올라가는 내내 펼쳐지는 버섯들의 갖가지의 모습과 또 한곳을 지나자 싸리버섯을 누군가 버린 것을 보고는 아주 오랜 옛날의 향수가 떠오른다고 나 할까.
소나무 갈비가 썩어서 푹푹 빠지는 汰 가면 하얀 싸리버섯이 뭉텅뭉텅 보였었는데 싸리버섯의 요리 맛보다는 그 향기가 더 오래 남아서 마음을 자극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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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바람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무지 많은 땀을 흘리며 가는데, 매미들의 향연이 정겹다.
가장 자주 보고, 많이 잡은 매미가 참매미, 여름날의 바람나무의 흔들림처럼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왕매미~ 째~하고 엄청 소리가 크다. 특출 나게 귀에 박히는 욕쟁이 매미 ~ “*지*지” 하고 울어대는 매미인데, 요즘 어린이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시건없는 어른이라고 욕할 거라 싶어 말도 못하지만 지금도 친구들과 있을 때는 욕쟁이 매미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계곡물의 소리와 매미소리가 합해지다가 물소리에 묻혀버리다가 또 매미소리만 나다가 얼마나 올라갔을까 매미마저 살수가 없는지 정적이 맴도는 곳에 이르러 산행인들의 숨소리만 “쎅쎅” 들리다가 드디어 하늘이 열리고 안개가 걷히고 세상이 열리는 모습을 기대를 하고는 쳐다보지만 온통 안개만이 주위를 둘러쳐 있다. 아무도 없는 산에서 사랑하는 애인과 함께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으련만~(내가 총각이라고 생각하고)
그래도 살짝 지나치는 산들바람이 속 가슴까지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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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못 미쳐서 확 튄 곳인데 안개가 자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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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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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룩덤 바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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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고나자 잠시 속살을 보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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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룩덤- 이름을 연상하자 비슷하기도 하네~ 어째 누룩을 생각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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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점심식사를 하고는 촉촉이 젖은 길을 가다가 누룩덤바위의 특이하게 생긴 곳을 지나 시흥골로 하산하는 길에까지 왔다. 시간은 13시20분경 시흥골 입구까지 얼른 계산을 하여도 한 시간이면 도착이 가능한 곳이다. 하산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다. 대장님께 확인을 받고서는 최사장님과 둘이서 늦어도 15시 전까지는 금원산정상에 도착하는 것으로 하고는 산행로를 덮은 무성한 수풀을 해치며 빠른 걸음으로 뛰다시피 하여 간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도 한다. 헬기장이 나오고 수망령으로 가는 임도가 있는 곳에 도착을 하여, 다른 산행 팀에게 하산하는 다른 길이 있는가 싶어 물어보지만 원점 회기 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유안청폭포로 가는 갈림길에서 한 손엔 우산을 한 손에 스틱을 거기서 최사장님과 다시 지도를 보고 확인하기 위하여 스틱을 땅에다가 꼽고는 지도확인을 하고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을 지나 동봉의 가파른 길을 한참을 올라가는데 왠지 손이 허전하였는데, 스틱을 갈림길에 두고 왔네, 하여간에 건망증은 어쩔 수가 없네, 내 머리는 워낙 단순하여 우산을 들고 있자 착각을 한 모양 하나만 들고는 신나게 올라왔으니, 정상에 갔다가 돌아서 오면 설마 누가 들고 가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최사장님은 기다릴 테니까 빨리 가서 가지고 오라고 하여 헐레벌떡 뛰어내려오는데, 아뿔싸 벌써 들고 가버렸네~. 비싼 건데 싶지만 두리번거리다 그냥 갈려는데, 내려가는 한 아줌씨 한 분의 스틱 손걸 이에 빨간 클립이 눈에 띄어 어~ 이거 내 꺼내 하고는 낚아채어 다시 올라왔다. 단 몇 초만 늦었어도 아까운 나의 4번째 다리를 잃어버릴 뻔 하였네~ 허이구 다행이다 싶어 신나게 올라오자 최사장님의 오이를 씹어먹고는 힘을 내어 정상에 도착을 한다. 안개가 끼어서 어디가 어딘지도 분간이 되지를 않지만 혹시나 늦어서 출발시간까지 도착이 어려울까 싶어서 마구 달려 간다. 우의를 입고는 풀을 헤치고는 빠른 걸음으로 수망골임도가 있는 헬기장의 갈림길에 오자 아무리 천천히 가도 도착하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 같아 안심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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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옛날 여름방학이면 오후에는 산에다가 소 찾으러 가고, 그땐 마을에서 소판(3가구가 한 사람씩 나와서 방목하는 소를 돌봄)이 있어 오후 약2시까지는 봐주었었다. 소를 찾으러 뛰어다니고 비가와도 거의 우의나 우산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소를 방목하는 길은 거의 흙 길이라서 이 산, 저 산 봉우리를 뛰어다니는데 축지법을 참으로 많이도 쓴 것 같다. 내리막에서는 한발 짝이 2m는 족히 되었을법하다. 경사길이 심한 곳에서는 뜀질을 하면 공중에 한참을 떠있는 걸 경험하며, 빠르게 우리 집의 재산인 소를 찾아서 몰고 다녔었다. 질퍽거리는 길과 수풀에 묻은 물방울들은 팔이며 몸을 스칠 때의 그 기분을 금원산 갔다가 오면서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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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골로 내려가는 길이 2.9KM, 그렇게 먼길이 아닌데, 생각보다는 돌길이라서 험하다. 시원한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물 썰매라도 타면 한참을 내려갈 것 같은 거대한 경사지의 물의 흐름을 보면서 조금만 나갔다가 이끼에 미끄러지기라도 한다면 ~ 좀 오싹해지기도 한다. 여전히 매미소리와 축축한 버섯 류들이 있다. 기백산으로 오를 때의 이쁜 버섯이 보이지 않는 게 아쉽다. 앞으로도 이쁜 것이 많을 거라 생각이 들어 한 장도 디카에 담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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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 옛날, 영지버섯이 처음으로 몸에 좋다는 말이 나오자 마을 뒷산의 영지가 구경도 못할 정도로 없어진 때가 있었다. 그때 빨리 서둘러 다닌 사람들은 영지를 팔아서 경운기를 싼 사람들도 있었다. 우린 어릴 적에 영지버섯이 독버섯이라고 거들떠 보지도 않았고, 겨울에 나무하러 가면 딱딱한 버섯이 있어 관상용으로 집에다가 가지고 와서는 책상 위에다가 두기도 하였었다. 딱딱하여 닦아두면 니스를 칠한 듯 깨끗하고 색깔이 이쁟던 기억이 있다.

여름방학 때이면 울 엄마는 삼베에다가 주먹밥을 싸서는 콩잎 쥐를 담아둔 것을 가지고는 혼자 가기에 무서워서 날 데리고 산에 제피열매(추어탕에 넣는 향료)를 따러 가자 신다. 엄마와 둘이서 제피열매 따러 갔는데 그땐 제피 한대에 꽤 비싼 돈을 주고 팔았다. 향료로 수출을 한다고 하였던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밥 먹을 때는 산속에 샘이 있는데, 이름이 “참새미”, “함새미” 또 이름없는 개울에서 물이 적을 때는 풀잎을 따서는 떠먹기도 하곤 하였었다.

이번의 산행은 축축한 온 천지를 바라볼 때 내가 어릴 적에 보아왔던 곳과 너무 흡사한 느낌을 받아서 핵심과 관련 없이 주절거려본다.
근교산인 정관에서 석은덤으로 올라가는 산들과 함박산 그 주위의 산속은 아마도 내 발길이 닿지를 않은 곳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릴 적에 수없이 뛰어다닌 곳이라서 유독 이곳의 산행에서만은 촉촉한 감회가 그때와 연관되어 생각이 들게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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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지가 가까워지고 하늘이 열리자 푸른 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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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산길은 다 내려왔다. 하늘이 열려있다. 푸른 하늘이 나타나고 서쪽의 봉우리 위에서 내리비치는 태양빛에 산세의 녹음의 음각이 아름답게 보인다. 최사장님과 둘은 개울에서 등 목하고, 씻고는 막걸리 마시고 있는 우리 팀들과 합류를 하고는 힘차게 떨어지는 용추폭포 옆으로 지나 주차장에 도착을 하여 산행의 일정을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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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추폭포의 위에서 내려다 본다)

산에서 바라보는 크다란 세계가 처녀 총각들의 마음을 빼앗아 버린 듯 노총각~, 노처녀들이~
국수 좀 먹읍시더~

산행일정
출발지에서 기백산 정상까지 4.2Km, 기백산 정상에서 시흥골 삼거리 1.5Km, 금원산 정상 왔다리 갔다리 5Km, 시흥골삼거리에서 하산지점 2.9Km, 버스 타는데 까지는 보너스로 제외=총 거리는 13.6Km산행
08:00 시민회관 출발
10:30분경 산행시작
12:20분경 기백산정상 도착
12:55분경 하산시작
13:20분경 시흥골 가는 길과 금원산 갈림길 도착
13:37 수망령가는 길과 금원산 정상 1.6Km남긴지점 헬기장도착
14:00경 유한청폭포와 금원산 정상 갈림길
14:18 금원산정상 도착
14:28 유한청폭포와 금원산 정상 갈림길
14:46 수망령가는 길과 금원산 정상 1.6Km남긴지점 헬기장도착
15:10 시흥골 가는 길과 금원산 갈림길 도착
16:09 하산지점 도착
등 목하고 산정님들과 합류하여 주차장까지 걸어서 내려옴
17:00 부산으로 출발
총 산행시간 5시간 40분, 주차장까지 걸어서 내려오자 총 걸은 시간은 6시간

퇴근전에 신나게 두드리고 갑니다.

이번 한 주도 즐거운 날 되세요~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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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쇠엄마님의 댓글

돌쇠엄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함께한 산행 즐거웠습니다. 어렸을때 추억과 함께한 산행이어서 그날도 영락없는 개구쟁이 모습이었습니다..ㅎㅎ 근데 댓글 1등으로 달면 뭐 없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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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님의 댓글

튼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원래 3등까지는 뭐 주던데...지난 지리산처럼 장쾌한 조망은 주지 않았네요! 아이 고셔! 잰 걸음으로 금원산까지 갔다 오셨네요 이젠 다리가 많이 좋아진 것 같은데 워밍업을 언제 해 봐야 할런지 좀이 쓰는 것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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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에라~이......결정,으로 하루 스케줄이 변하셨군요? 에라이~결정 종종 있으시길 바랍니다, 시원한 물소리 원시림 아래로의 산길... 간간이 비취는 파란 하늘은 가을을 제촉 하는듯 했습니다,여름이 지나는 끝 자락에 함께한 기백산의 하루 즐거웠습니다, 시골 에서 소먹이던 생각 납니다, 지금은 그런 정황을 볼수는 없지만 아련이 그려집니다,사진과 곁들인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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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님의 댓글

포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정말 오랜만에 산정카페에 들어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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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님의 댓글

포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아^^ 또 실수했네요^^ 엔터키 치는 버릇이 들어서 그만^^ 죄송합니다^^ 대장님을 비롯하여 총무님외 모든 산정님 안녕하십니까^^ 산행엔 참석 못하고 드문드문 카페에 들릅니다^^ 지리 종주하실 때 전 한신계곡 쪽에서 니나노~~!~ 즐거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진작 알았으면 휴가 포기하고 산행에 참석 했을텐데... 아쉽게도... 산에 오른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합니다^^ 이젠 체력이 받쳐줄지도 의심스럽네요^^ 이번 산정 지리산행에 참석하지 못해 홀로 9월에 종주를 하려고 계획중입니다^^ 장담은 못하지만요^^ 산을 오르지 못하고 일에 파묻혀 살다보니 점점 산매력에서 멀어지는 것도 같구.... 뭔가가 빠진 듯 허전합니다^^ 산정님들 산행기에 대리만족을 느껴야 하다니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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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님의 댓글

포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그래서 9월 부터는 우야둔동 산정에 참석하려고 합니다^^ 혼자서도 오를려고 하구요^^ 이제 가을이 다가오고 좀 있으면 겨울이다 보니 산에 대한 갈망이 더해 갑니다^^ 조망간 산에서 뵙겠습니다^^ 아님 산행이기에서라도^^ 항상 건강하시구요^^ 특히 감기 조심하시구요^^ 즐산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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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포포 님 오랫만이내요? 잘 지내시는지 궁금 합니다,그나마  이렇게 소식 주시니 반갑습니다, 산 에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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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래치님의 댓글

매래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3등까지는 상을 드리겠습니다. 무슨 상을 드릴까요?  귀를 귀울여 들으면 들립니다. …………… 이런 상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돌쇠어머님 1등상, 2등상은 튼튼님, 3번상은 대장님인데, 한꺼번에 드리지요~, 그나저나 포포님은 백마타고오는 왕자님 만났나 싶었는데, 산에 오신다니 반갑습니다. 산정님들 즐거운 날 되시고요, 항상 웃는날이 계속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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