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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의 매력.....소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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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다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자 다인 이름으로 검색
댓글 7건 조회 1,290회 작성일 2005-12-12 20: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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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시민회관 앞에 너무 일찍 도착한 것 같다
에구~~어쩌나...
산정버스를 찾으니 보이지 않고
혹시나~~낯익은 얼굴이 있나???두리번 거려도 없고(있을리가 없지만...그래도 혹시나 해서~)
어색한 마음과 편하지 못한 행동으로 서성이고 있는데
어떤 남자분이 함께 산에 가자고 옆에 있는 차에 타란다
"아니예요~~저는 다른곳에 가야하는데요?"
"예약했어요?"
"네~~~"
그래도 이산이 좋으니까 이산에 가잔다
쳐다보니 월악산이라고 써졌다
"아니예요~~"하니까 "**가 있나보네"..한다
오물을 뒤집어 쓴 기분으로 자리를 뜨려고 하는데
좋은사람이네...양심적인 사람이네....한다
뭐가 양심적이고
뭐가 좋은 사람인지....
상쾌한 아침을 망쳐버렸다
부끄러운 장면이였다.

산악회를 전혀 몰랐을때...그때는 산악회에 대한 이미지가 참 좋았다
단지 산에를 가는 사람들의 모임인 것만으로 산악회의 이미지는 좋았다
그래서 산정산악회에 가입을 했다
어디에나 그렇듯이 다 좋은 산악회만 있는것이 아닌 듯하다


이곳저곳을 더 다녀 보다가 지난번 그자리쯤에서 산정버스를 찾았다
다음부터는 좀 늦게 도착 하도록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동명휴게소 쯤에서 옆에 앉으신 남자분이 갑자기 이런다
"그 유명한 다인님이시네요"
대장님이 알려준 것 같다
"제가 그렇게 유명해요?"
어쩌다 산정홈에 자주 흔적을 남기다 보니
이렇게 산정버스 안에서 듣는 인사가 되었다
오늘도 휴게소에서 대장님은 여전히 호두빵을 드셨다
덕분에 조승민씨를 거쳐서 나도 호두빵을 하나 먹었고....

저는 다인인데..
그러면 누구세요?
조승민이란다
아~~네 알아요(이름만....)

의자에 편하게 기대어 눈을 감고 만트라를 시작했다
"나는 꽃이네...나는 피어나네"
"나는 산이네....나는 단단하네"
"나는 땅이네...나는 든든하네"
조승민씨랑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아도 편하게 목적지 까지 왔다

산정에서 소백산 일정을 보고 좀 망서렸었다
비로사에서 비로봉까지는 한번 다녀 왔기에...
하지만 비로봉 바로밑 샘터에서 깔딱고개 그리고 어느 무명 산님의 묘지
그리고 이어지는 비스듬한 평원에 펼쳐진 철쭉군락지
그리고
내사랑하는 겨울바람...이런것들이 생각나서 신청을 하였다
그리고 비로봉에서 연화봉...희방사까지도 걸어 보고 싶었고....

역시나...
소백산은 소백산이다
비로봉 바로 밑에서 또 한번 산에 온 기쁨을 맛본다
나뭇가지에는 눈이 없었지만 땅에는 하얗게 덮여있었다
눈에 발 을 묻고 서있는 키작은 나목들....
너무 아름답고 눈이 부셔서 발걸음을 뗄수가 없다
앞으로 한걸음...
뒤돌아 보고
또 한걸음 떼고
또 돌아보고...
....
.....

비로봉에서
차갑고 세찬바람에 손이 시렵고 볼이 따가웠지만
얼마나 그리던 이 바람인가...
그 따갑도록 아프게 불어오는 바람이 좋아서 소리치고 싶었다
바람아~~
차가운 겨울바람아~사랑한다~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국망봉쪽을 바라본다
작년에 눈이 내릴때 국망봉에 올랐던 기억이 새롭다
쌓은 덕도 없는데 복을 주셔서 눈이 내릴때 오를 수 있었다
내리는 눈과
나목에 쌓인 눈꽃들
그리고 소백산 전체가 백설이던 기억
그리고 눈속에 누워서 하늘과 눈꽃을 피우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 보면서 생각했었다...
여기서 죽어도 좋겠다.....

국망봉에서 눈길을 거두고
오늘 가야할 길 희방사 쪽으로 눈길을 돌린다

아~~~
마음에서 아픈듯한 감탄사가 나온다
희방사...연화봉..
연화봉의 뜻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연화봉....연하봉이란 말에 걸맞게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아름답고 숭고하다
연화봉쪽으로 발길을 내딪는다

숨을 쉬기도 힘들 만큼 바람이 세차게 몰아쳐온다
감싸지 못한 볼이 따갑다
걸으면서 생각한다
볼이 찢어질 것 같다...
손이 동상에 걸리겠다...
그래도 고통과 함께 오는 쾌감..
곧 끝날 고통이기에 이 고통은 달콤함을 동반한다
이래서 겨울만 되면 산에 자꾸만 오고 싶어지는가......

너무나 아름다운 능선길...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철쭉길은 꽃이 없으므로 해서 더 아름다웠다

한참을 걷다가 뒤돌아 보니
멀리 비로봉에서 부터 이어진
한발 한발 걸어 온 길이 길게 길게 이어져있다
그 길은 추위에 모습을 드러내 놓고 침묵하고 있었다

산은 위대하고 엄숙하게 앉아있다
그 산이 너무 숭고하고 위대해 보였다
그래서 이제는
"나는 산이네....나는 단단하네"
"나는 땅이네....나는 든든하네"
이 만트라를 하지 않기로 생각한다

이 무한한 우주공간에
그 중에 작은 지구라는 별위에
너무 작은 생명체로 살고있는 나
너무 작은 나 라는 생명체가
자연의 덕택으로 살아가는 생명체가
산이네...땅이네...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이 지구라는 품에서
땅이라는....어머니 같은 무한한 품속에서
땅을 닮고 산을 닮고...
겸손해지는 마음이다

걷다가 뒤돌아 보는 길은 언제나 그리움을 남긴다
앞에 펼쳐진 길 을 망연히 바라볼 때는 외로움 같은게 밀려오고...

희방사에서 주차장까지 내려오는 길이 또 벌걸음을 멈추게한다
철계단을 내려 올 때는 설악산의 천불동계곡의 어느 한부분인 듯 하다

높은 절벽을 타고 흐르던 물이 곳곳에서 얼었고
그 얼음 사이로 또 맑다 못하여 깨어질 것 같은 물이 떨어지고
멋진 폭포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물이 고여 있는 곳에는 낙엽으로 덮였다
자연은 자연스러울 때가 가장 아름다운 듯 하다
내려와서 안내표지판을 보니 그것이 희방폭포였다

조금 일찍 내려왔다
일찍 내려 온 몇몇 분들이 하산주를 하러 가시고
뒤에 오시는 분들도 속속 그리로 가셨다.
몇몇분들이 함께 가자 하였지만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니 아쉽지만 버스에 있었다

조용히 걸어온 산길을 더듬고 싶은데
기사아저씨가 자꾸만 말씀을 하신다
혼자서 어지간이 심심 하셨나보다 생각 하면서 말 대답을 해준다
얘기중에 기사아저씨 또 다시 말씀하신다
가서 하산주 한잔하란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
산에 와서 하산주도 하지 않고 무슨 재미냐...하신다
산에만 밋밋하게 갔다가 가면 재미가 없다하신다
하산주 하는 맛에 산에 오는것 아니냐고...

오늘은 아침과 저녁에 생각지 않은 말 들 을 들어서 마음이 가볍지가 않다

그러나 곧 바로 마음을 바꾼다
삼라만상 닮은 것 하나 없는데
사람들 마음이라고 다 같을수가 있겠는가
그 닮은 것 하나 없기에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는 거라고
내 잣대로 재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아마도 그 기사아저씨는
내가 참 답답하고 못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또 그럴수 있고.....

기사아저씨 입만 부지런한게 아니였다
손과발도 엄청 부지런하셨다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작은차를 추월하고
큰차를 추월하고...
잘도 달려서 예상시간 보다 훨씬 빠르게 부산에 도착했다

소백산을 다녀 왔기에 몇자 적었습니다

산정님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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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님의 댓글

동장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다인님!  글재주가좋으시네요.잘읽었어요.근데요 궁금해요 어떤분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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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님의 댓글

이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I've  same  mind  a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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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민님의 댓글

조승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 행복이 가득한 집 " 책자가 놓여있는 따뜻한 거실 탁자에서 이 글을 쓰셨나요? 직접뵈니 다인님의 따뜻한 글만큼이나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쑥스러워 대화는 못나눴지만요...산행실력도 대단하시더군요. 점심식사도 안하시고... 전 밥없는 산행은 꿈도 못꿉니다. 함께한 산행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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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산악 동호인 들의 문화성과 산악단체의 문화성 회복이야 말로 절실한 때임을 절감합니다,산정 시작의 동기가, 비문화적인 가이드 ...등산문화를 바꿔놓고 말겠다는 일념으로 여기까지 왔는데,아직도 우리가 노력 개선 해야할부분이 너무나 많은듯합니다,다인님과 같이 이면의 부분을 공중파에 나타내 주심은 변화발전에 도움되리라 생각합니다, 산악회를 만들어 가는 한사람으로 부꺼럽습니다,우리 함께 노력하여 아름다운 등산문화 만들어 갑시다,함께한 소백산 즐거웠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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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대장님의 댓글

감자대장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글 잘읽었읍니다 정리도 잘하시고 같이 산행을 해서 정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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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대장님의 댓글

감자대장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즐거웠구요 항상행복하시구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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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님의 댓글

튼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많은 바람중에 칼바람을 좋아하시는군요! 칼바람이란 살갗을 에일 정도로 차갑고 세찬 바람일 것 같은데 산정에서의 공간과 산행이라는 시간의 제약이 있으면 몰라도 지금 일상생화에서의 칼바람은 정말 싫다 못해 무섭기까지 합니다.올 초 폭설 때 설악산의 칼바람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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