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만 잔뜩하고 다시 오른 칼바람산 > 산행후기

걱정만 잔뜩하고 다시 오른 칼바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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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승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 작성자 조승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댓글 4건 조회 11,317회 작성일 2005-12-14 2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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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 슨 산 ? : 소백산(1439.5m)
- 언 제 ? : 2005년 12월11일(일)
- 어 디 로 ? : 비로사 - 비로봉 - 연화봉 - 희방사
- 누 구 랑 ? : 산정산악회랑(44명)
- 얼 마 나 ? : 4시간 30분(희방사 매표소까지)

.... 이번 소백산 산행은 개인적으로 조금 특별한 산행이다.
이 놈의 생애 첫 산행인 작년 11월 7일 천관산 산행을 시작으로 나름대로 산정산악회를 부지런히 따라 다녔다.
당연히 지금까지 오른 모든 산이 처음 가는 산행이었다. 그리고 이번 소백산이 27번째 산행이며, 처음으로 두 번 오르는 산이 되었다.
이제 겨우 산행경력 1년인 나로서는 내심 흐뭇하다. (많은 선배님들은 우스워 보이겠지만)
그런 흐뭇함과 약간의 흥분으로 소백산을 기다렸다. ....

가야산 등반 후 오랜만에 산행에 나섰다.
시민회관 앞에서 버스에 오르니 산정홈피에서 꽤 유명하신 다인님과 동승하는 행운도 안았다.
버스 안에서 총무님의 방해 속에서도 부지런히 자는 동안 어느새 소백산 들머리에 도착했다.
가을 단풍 행락 차량과 결혼시즌에 하객수송차량으로 몸살난 고속도로가 겨울이 찾아오면서 한가해져 여유롭게 예상 도착시간을 맞췄다.
11시 30분, 인원점검 후 산행을 시작했다.
예상보다 날씨는 비교적 따뜻한 편이라 첩첩이 껴입었던 바람막이 옷을 배낭 속에 넣고 출발했다.
작년 소백산 산행 때 배가 고파서 정상까지 오르는데 큰 고생을 한 경험이 있던 나로서는 이번 산행도 미리 걱정부터 된다.
첫 걸음부터 선두와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별로 힘들지 않아 쉬지 않고 계속 걷고 싶었으나 대장님의 무전으로 한판 쉬었다.
쉬는 동안 미리 준비한 쵸코렛을 두 개 먹었다. 그리고 다시 출발.
근데 걷는 동안 작년에 산행한 등산로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쨌든 작년의 기억을 되살리며 오르는데 이놈 스스로 생각해도 가볍게 살랑살랑 참 잘 걷는다.
신기하다.
기분 대빵 좋다.
전날 모임에서 먹고 싶었던 술을 이날을 위해 힘겹게 꾹 참은걸 참 잘했다싶다.
버스 안에서 확인했던대로 산 아래에는 눈이 보이질 않았다.
크게 힘겨움 없이 오름을 하면서 먼저 가셨던 다인님이 보이시길래...
이놈 왈 " 참 가볍게 잘 걸으시네요. "
다인님께서 " 예. 그런데 왜 산에 오면 콧물이 나지요? "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하여 한참을 뜸들이다가...
" 콧물도 신선한 공기 맡고 싶어서 나오는 거 아닐까요? " 하고 엉뚱한 대답을 하니...
" 아마 산에 오면 모두가 철부지가 되는 것 같아요. " 하신다.
재미있는 표현이다.

다인님을 뒤로하고 산중턱에 오르니 눈이 밟히기 시작한다.
" 뽀드득 뽀드득 내 발자국, 동생 발자국 ... "
예전 초등학교 시절 국어교과서 문장이 문득 생각난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눈은 더 많이 보이고 발자국 소리는 더 커진다.
산 정상에 다가오면서 땀을 닦았던 수건은 얼어서 딱딱해져 더 이상 쓸모가 없게 되었다.
샘터에 가까이 오니 예전 산행이 솔솔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식사장소인 샘터에서 조금은 긴 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정상에 도착했다.
역시 소백산은 온 사방이 활짝 개방이 되어 전망이 참 좋다.
날씨도 맑아 먼 거리의 산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근데 생각보다 그 유명한 칼바람은 매섭지가 않았다.
너무 마음을 단단히 먹어서일까?
그래도 거친 바람을 피하다시피 빠른 걸음으로 연화봉으로 향했다.
쉬운 능선길을 뛰다시피 했다.
천문대와 연화봉을 얼른 눈도장을 찍고 다시 산행을 했다.
희방사로 향하는 동안 이젠 제법 등산로가 울퉁불퉁하여 걷기가 까다롭다.
등산객들로 인해 다져진 눈길이라 매우 미끄러웠다.
반대방향에서 오는 분들은 아이젠을 착용한 모습이 자주 보인다.
그렇게 조심조심 열심히 내려오니 희방폭포가 보인다.
바위사이로 떨어지는 물결따라 찌삣찌삣 고드름이 멋있게 늘어져 있었다.
꼭 얼음으로 뒤덮은 슈퍼맨의 고향인 (이름이 뭐더라?)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모두들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바쁘다.
작년엔 이 곳에 도착할 땐 많이 어두웠었는데 이번엔 빨리 걷긴 걸었나보다.
후미가 걱정이 되었다.
아직 연화봉에도 도착 안했다는 무전이 들린다.
줄곧 신동수회원님과 동행을 하면서 희방사 매표소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꼬불꼬불 긴 차도를 따라 주차장에 도착하니 우리의 애마 산정버스가 보인다.
어? 근데 아무도 없네?
야-- 우리가 일등이다.
역시 난 겨울산이 좋아!!
목마른데 물 한 잔 마셔야지...
" 뭐야 물이 얼었잖아! "

소容 산행기 끄--읏!!!

댓글목록

감자대장님의 댓글

감자대장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05-12-14 22:09

저도 눈발자국소리 너무나 좋았구요 좋은공기도 너무좋고 산행기 잘읽고갑니다 같이 산행해서 너무나 즐거웠구요 다음에 올때 알지요 ^^ 오늘도 좋은하루되세요 항상행복하시구요,,,

다인님의 댓글

다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05-12-15 10:56

재미있어요*^^*저는 코 닦는다고 손수건 두장 버렸어요. 두정 모두 저도 꾸덕꾸덕~근데 비로봉에서 연화봉으로 내려 올 때 바람이 매섭지 않으셨어요?전 무지 매섭던데요. 함께 산행하게 되어서 즐거웠습니다.그리구요 하산 하실 때 뛰지 마세요 무릅다친데요. 허리도 다칠 수 있구요. 앞으로 계속계속 좋아 하시는 산에 다니실려면 다리도 소중히 다루어야 되지 않을까...싶어요. 건강하세요

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05-12-16 20:57

이번 소백산 산행이 조승민 님에게는 의미 깊은 산행이였겠네요,함께한 소백산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wty123님의 댓글

wty123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18-03-1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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