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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에 젖은 관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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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다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자 다인 이름으로 검색
댓글 3건 조회 973회 작성일 2006-03-07 18:3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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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좋아서 가슴이 벅차오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한숨이 새어 나온다.

오늘은 새벽산이 안개와 더불어 신비롭다.

즐비한 나목들은 안개 속에서 젖은 모습으로 서있다
끝이 없을 듯이 보이는 안개속의 젖은 나목들...
어디쯤에선가 이슬에 치맛자락 적시고
머리칼이 젖은 숲속의 요정이 나타날 것 같다.

많은 봉우리 중의 한 봉우리에 올라 먼산과 산 아래를 바라본다.
신음소리 같은 한숨이 나온다.

안개가 산 을 덮지 않고
골 을 따라서 움직이고 있다.

안개는 골짜기를 따라서 큰 강을 이루고 있다.

안개의강 을 건너 가깝게.. 멀게 보이는 산 봉우리들과 능선들
저 봉우리들 을 넘었던가....
저 능선들 을 걸었었던가....
바로 어제 저 길 을 걸었는데...
낮설게 다가온다.
......
아쉬운 마음을 거두고 돌아서서 걷는다.
아무생각 없이 걷다가
생각한다
"안개와 산이 어우러진 또 다른 모습이 보고싶다".

늘 다니던 길 을 조금 벗어나서
가끔씩 오르던 바위로 이루어진 좀 거칠은 국기봉에 오른다 .

관악산에는 국기봉이 많다.
걷다가 보면 몇개의 국기봉을 만난다.

국기봉에서 내려다 본 관악산은
안개로 이루어진 강과 바다로 둘러 싸여 있는 듯 하다.

골짜기와 산아래가 안개로 자욱하다
겹겹이 멀리 보이는 산 봉우리는 어느새 안개에 둘러 쌓인 섬이 되었다.

어제는 연주대로 올랐다가
짙은 안개 때문에 방향을 잃어 버렸다.
근처 연주암에서 불경소리와 목탁소리가 가깝게 들려 오는데
연주암은 보이지 않고
여기저기서 사람 소리는 들려 오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고....
내린 눈이 얼어붙은 길 을 엉금엉금 기면서 산 정상에서 헤매었는데....

어제는 산 위가 짙은 안개더니
오늘은 산아래가 짙은 안개다.
......
......
국기봉을 내려와 오봉쪽으로 갈까 하다가
무너미고개에서 서울대쪽(집)으로 길 을 잡아서 내려온다.

생각없이 걷는다.
걷다가 문득 얼굴에 미소가 지어져 있음을 느낀다.
산길에 새겨진 발자욱 마다에 물이 고여서 얼음이 얼어있다.
큰 발자욱
작은 발자욱...
여러가지 발모양의 얼음이 만들어져 있다.
그 모습이 재미있었서 미소가 지어졌다

응달진 곳에는 아직 두꺼운 얼음과 눈이 녹지 않고 있다.

내려 오면서 야영장에서 걸음을 멈추고 위을 쳐다본다.
입가에 미소와 함께"다 지어 가네"한다

몇 일 전에 야영장을 지나는데
느닷없이 하늘에서 작은 나뭇가지 하나가 떨어졌다.
무심코 위를 쳐다보니
미완성의 까치집이 보였다
아마 까치가 집 을 짓다가 떨어뜨린 모양이다
"내일이면 얼마나 진행이 되어 있을까~~"
"까치가 집 짓는 모양을 지켜 봐야지..."
그랬었는데 오늘 쳐다보니 어느새 거의 완성이 다 되었다.
새삼스럽게 신기하다
이 우주의 질서가 새삼스럽다.

모두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다인(hsdlful)

안녕하세요. 다인의 블로그입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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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대장님의 댓글

감자대장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관악산 산행기읽으면서 마치 시을 읽는 기분이네요 산의 진미을 느끼고 오셨네요 산이란 얼마나 좋읍니깐 사람에게 항상
무엇가는 주는 아~~~산에 가고싶다...다인님 좋은글 잘읽고 갑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시구요 항상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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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님의 댓글

포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어~~ 진짜 다인님^^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십니다^^  안개 낀 산에서 느꼈던 느낌들을 제 맘처럼 표현해 주셨네요^^ 저는 그 느낌들을 어찌 표현해야 하나 많이 주저했었거든요^^ 그러고는 제대로 표현도 못했는데 이 글을 읽고나니 아 그런 느낌이지 싶습니다^^ 감자대장님 말씀처럼 진짜 시를 읽는 기분입니다^^ 완성 된 까치집에서 까치가족들이 세상의 나쁜 환경에 찌들지 않고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봄이 되면 안개 낀 산을 자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끄러운 길 조심히 다니시구요^^ 산에서의 느낌들 많이 전달해 주시길 바랍니다^^ 다인님 글을 읽으면 제 감수성이 더 풍부해지는 것 같습니다^^ 많이 느끼고 싶어집니다^^ 많이 보고 싶습니다^^ 우주의 질서를 산에서 느낄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항상 행복하시구요^^ 즐산하십시요^^ 정말 글 잘 읽고 갑니다^^ 이 밤 왠지 잠이 잘 올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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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다인 님의 글을 읽어며 산의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합니다,안개와 어우러진 운치있는 관악산의 아침이 그려 집니다, 건강하십시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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