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로그인

초절정 초보 설악 공룡에게 된통 당하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 예광희 이름으로 검색 작성자 예광희 이름으로 검색
댓글 5건 조회 11,206회 작성일 2006-05-24 01:41:20

본문

안녕하세요..


대장님께서 매번 마지막에 하시는 말씀..홈피에 흔적을 남겨달라..
오늘 한번 실행에 옮겨봅니다..(제가 산정에 참여한 지 이번이 10번째라 10회 기념으로..ㅎㅎ)


밤 9시에 출발..차에서 온갖 취할 수 있는 포즈를 취해보면서 잠을 청했지만 잠이 안옵니다..평소에는 커피 마시고도 바로 잘도 자는데, 오늘 따라 낮에 마신 커피 2잔이 이럴 때 효과를 너무 잘 발휘해줍니다. 실제 잔 시간은 2시간인데 자는 체 하는데 4시간..잠은 안오는데 억지로 잘려니 곤욕스러웠죠..


새벽 3시가 넘어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초승달과 함께 산행을 시작합니다. 깜깜해서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안되었지만 앞사람 발만 비추면서 1시간 반 정도 올라가니 암흑세상에서 하늘이 점점 푸르무레해집니다.

드디어 대청봉 정상..아침부터 한 건 했다고 생각하니 기쁘기 그지없었죠^^ 중청대피소에서 아침을 혼자 김밥으로 때운 뒤에 지겨운 내리막길을 거쳐 희운각에 도착합니다..


희운각에서 도착시간이 9시를 넘기면 공룡능선으로 가지말라..
대장님의 이 말씀을 실천에 옮겼습니다-.-;
제가 도착한 시간은 8시 40분..
갈림길에서 어느 곳으로 갈까요?

10초간 고민에 빠졌습니다. 여기에 오기전까지는 제 자신을 잘 알기에 당근 천불동계곡 쪽으로 갈려고 계획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갈림길에서 어느 한 무리가 전부 공룡길로 가기에..에라~ 하고 저도 그쪽으로 따라 갔더래요..
10분정도 지나니 바로 밧줄..아뿔싸..후회가 시작됩니다..윗분 아저씨가 지금 돌아가면 안된다고 이왕 이쪽으로 왔으니 그냥 계속 가자고 보채깁니다..(지금 생각해보면 돌아갔어도 시간은 충분했음..ㅎㅎ)


공룡능선에 오릅니다..
평소에 좋아하는 동물 중의 하나인 공룡...도대체 어떤 공룡이길래 사람들이 공룡..공룡 그럴까...설악 공룡은 스테고사우루스에 가까운 듯..흣..

다른 건 몰라도 공룡의 뾰족뾰족한 뼈들을 보고 있으니 눈이 즐거워서 사진 찍을 거리는 많아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내리막길만 내려가면 다음은 엄청난 오르막길이 바로 기다리고 있으니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그리고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스파이더맨 밧줄코스가 줄줄이 사탕처럼 계속 나오더군요..-.-;;

또 문제는 제가 늦게 시작해서인지 산정인들을 능선에서 한 분도 못만났습니다..옆에 사람이라도 있으면 악으로라도 가는데 혼자 가니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산이 정말 무섭기까지 했답니다..꼭 공룡능선에서 혼자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마등령 도착하기 1km 전에서 맥이 빠져서 희운각에서 마등령까지 거의 4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흣...잠은 쏟아지고 다리는 천근만근에..서서히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되어 점심도 안 먹고 속으로 궁시렁궁시렁~

경~축~ 마등령 도착.. 이제 안심이 되었죠..


하지만 마등령에서 비선대 구간은 하산길이라 편안한 흙길을 기대했건만 막판 1km는 거의 돌길만 계속 있어서 무릎이 쑤셔오기 시작..케토톱은 나의 힘이라고 외쳤건만..끝까지 속을 썩입니다..ㅎㅎ..


평소 셔터남발의 달인인 나인데 마등령 지나서 부터는 귀찮아서 사진도 별로 안찍고 빨리 끝내고 싶단 생각만 들더군요..
4시 40분 정도 되어 버스에 도착..끝..


집에 와서 보니 돌에 살짝 스쳤을 뿐인데 종아리와 허벅지가 시퍼런 멍으로 도배를 했고 갈비뼈에도 멍이..스파이더맨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가 봐요..흣..역시 초보는 초보입니다..


공룡능선에서 고수 아저씨 한 분을 만났는데 설악산만 몇 십번 왔는데 다른 산을 못가겠다고 그러시더군요..이 말이 약간 이해가 갑니다..
비록 몸은 피곤하지만 산에서 많이 배우고 가는 것 같아 뿌듯한 하루였고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저는 머리에 충격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는한 향후 몇년간은 공룡능선 쪽으로는 안 갈것 같습니다^^..에구..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요~

{FILE:1}
{FILE:2}
{FILE:3}
{FILE:4}
{FILE:5}
{FILE:6}
{FILE:7}
{FILE:8}
{FILE:9}
{FILE:10}
{FILE:11}
{FILE:12}
{FILE:13}
{FILE:14}
{FILE:15}
{FILE:16}
{FILE:17}
{FILE:18}
{FILE:19}

댓글목록

profile_image

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아름다운 사진 많이 찍어셨군요,
항상 말없이 조용히 산행 참여 하시는
 
예광희 회원님 산정산행 참여회수10회 째 설악공룡 완주산행
축하드립니다,

산에 적응 되고, 동화되어 감은, 맑은 정신과 강건한 육체를 선물 받을 것이며,
함께하는 각계각층의 산정님들은 더 넓은 세상을 볼수있는 기회가 될것입니다,

무너미고개에서 현명한 선택하셨네요,
아름다운 사진이 곁들여진 산행기 잘보았습니다,

열심히 참여하시여 아름다운 기록 많이 남겨주시길 기대합니다,
함께한 설악공룡 즐거웠습니다,

산에서 봐요.

profile_image

위풍당당그녀님의 댓글

위풍당당그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ㅎㅎ~~~
후기 읽는 동안 - 내가 가서
같이 발동무 해 드릴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이 늙어 갈수록 아련한 추억이 될 듯 싶으네요......무서번 공룡이......ㅋ
완주 하심을 추카드리며......
공룡 늙기전에 우리 같이 함 더 도전합시다...아자!

profile_image

감자대장님의 댓글

감자대장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고생은 많이 하셨는데 그래도 좋은 사진 정말 많이 찍으셨네요 좋은 사진 정말감사하구요
항상 고생끝에는 보람이 있는법. 수고많이 하셨읍니다 오늘도 좋은하루되시구요 항상행복하세요^^

profile_image

포포님의 댓글

포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저와 같이 산행하신 분도 한동안은 설악에 올 일이 없을 것 같다고 하셨는데요^^ 얼마전 통화하니 올 가을에 또 가자고 하십니다^^  아마 님께서도 설악이 다시 생각나실 것 같습니다^^ 님의 글을 읽으니 제 글보다 훨씬더 그 당시의 느낌이 생생히 재현되는 듯 합니다^^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저도 산행하면서 사진 찍고 싶으나 아직 초보다 보니 그럴 여유까지 부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러버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즐산하십시요^^혹시 단발머리 아니신지요^^

profile_image

어라차차님의 댓글

어라차차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글 읽고 생각나는게 있어올림니다.
저도 처음으로 산정인을 따라겨울 설악에 갔는데 주글뻔했읍니다
이제 나이60인데 정말로 힘겹드군요 아무턴 고상 마니 했읍니다 좋은추억 간직하세요.

Total 926건 2 페이지
  • RSS
산행후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911 예광희 이름으로 검색 11533 2006-12-31
910 산으로 이름으로 검색 11415 2006-01-31
909 예광희 이름으로 검색 11399 2006-06-06
908 조승민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317 2005-12-14
907 산정인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25 2005-04-20
906 여지원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211 2010-02-23
열람 예광희 이름으로 검색 11207 2006-05-24
904 엄정흠 이름으로 검색 11161 2004-02-09
903 향기~♡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136 2008-12-22
902
민주지산 댓글9
엄정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68 2004-01-12
901 산마루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67 2004-09-28
900 엄정흠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11051 2004-01-05
899 예광희 이름으로 검색 11034 2007-12-31
898 예광희 이름으로 검색 10995 2009-03-02
897 조승민 이름으로 검색 10988 2007-01-03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