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위봉(1465.8m)에 올라 잠시 신선이 되었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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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의 두위봉 하면 떠오르는 건 아무것도 없다. 단지 억수로 멀어서 갔다가 오는데 시간이 무지 많이 걸려 고생깨나 하겠다 싶은 마음뿐~
그래도 산이 좋아 가는 곳
한 주의 행사가 되어 안 가면 섭섭하기도 하고 다리의 근육이 풀리면 텅텅 비어가는 마음의 지주가 흔들리는 듯하여 간다.
새벽 5시20분 알람에 깨어 부지런히 움직이지만 뽁사장 6시에 집 앞으로 온다는데 도무지 맞추어지질 않는다. 시민회관 앞의 은행나무엔 덜 떨어진 노란 단풍이 달려있다.
죽령터널 지나기 전의 소백산의 하얀 눈을 본다.
설레는 맘이다.
산행지가 가까워오자 도로엔 하얀 눈이 깔려있다. 차량이 육중하여 미끄럼 없이 도착하고 첫발을 내딛자 하얀 눈을 밟게 된다. 스패치와 아이젠을 차고 카메라를 배낭에 매달고, 양쪽잠바의 호주머니엔 렌즈를 넣고, 뒷주머니만 비었고 꽉 찬다.
후미에서 서두름 없이 천천히 간다. 어차피 시간을 측정하는 경기가 아니기에 하산시간의 17시까지만 도착하면 된다.
쭉 뻗은 낙엽송의 숲을 지나 평이한 길을 가자 하늘이 너무 파랗다.
으아~ 오늘 완전 멋진 산행이 되겠다 싶다. “으아~ 길”을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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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뻗은 눈꽃 핀 아름다운 나무를 올려다보며 찰칵거린다. 숨이 멎을 듯 하다. 필터 돌릴 때부터 찰칵거릴 때까지 호흡을 멈추었더니 그렇다.
새파란 하늘과 하얀 눈 쭉 뻗어있는 나무 위의 하얀 눈꽃
포근한 온도
하늘과 눈과 나무와의 절묘한 조화다.
우와~
“우아~능선”에 올라서자 지상천국이 펼쳐진다.
(표현력이 부족하여 생략 사진만 보고 느끼려 한다.)
시공간이 모두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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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하면서 뽁사장 마눌님 생각난다더니
나 역시 마찬가지
오늘 장모님과 김장하느라 고생할 마눌님께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같이할 수 없음이 마음이 아프다고 표현해야 하나(주책스럽게~)
평소와 달리 하산하는 것이 싫어진다.
이곳에서 놀다가 가고 싶어진다.
“우와~ 능선”이 끝나는 곳에서 우리일행은 점심식사 중이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이렇게 맑고 아름다운 경치가~
하산할 방향의 한 무리의 사람들을 가리키자 우리일행이 아니라고 한다. 여태껏 우리 외엔 본적이 없어서 ~,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인가 싶기도 하다.
하늘과 눈과 나무와의 절묘한 조화가 아니면 밋밋할지도 모르지만 지금껏 다닌 겨울산중에서 이렇게 눈과의 조화가 아름다운 곳은 한라산 다음이 아닌가 싶다.
구차하고 긴 이야기지만 무지 재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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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 능선”을 따라서 간다.
어디든지 모두 작품이다.
하늘색이 받쳐주는 아름다운 산행길이다.
거의 힘 드는 곳 없는 “우아~”능선, 확 튄 “이야~”능선을 모두 지나자 하산길~
주목군락지를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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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기가 아쉽다.
오늘의 길동무 뽁사장, 광희씨와 한 아가씨, 대장님~
같이한 산정님들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참고: “으아~길” 낙엽송 숲을 지나 우아 능선 길 까지
“우아~능선”은 산마루 길에서 점심 먹은 곳까지
“이야~능선”은 점심 먹은 곳에서 주목군락지가기전까지
그냥 으아~, 우와~, 이야~ 하다 보니 하루 동안 그렇게 붙였음.
일정
2006년 12월 10일
07:00 시민회관 출발
11:30 단곡계곡 산행시작
13:00 산마루길 표지목-정상까지 0.6km
13:38 두위봉 철쭉석
14:22 두위봉(낡은 판자에다 다 지워져 가는 글이 적혀있는 곳)
14:40 주목군락지의 안내문이 있는 곳
15:33 도사곡으로 내려가는 갈림길
15:57 제2쉼터
16:05 제1쉼터
16:57 도사곡 주차장
17:00 부산출발
21:50분 정도 시민회관 도착
가는데 4시간30분 오는데 4시간50분 산행시간 5시간30분
집까지 왕복 한 시간= 총 16시간 50분 소요됨
댓글목록
뽁꾹집 사장님의 댓글
뽁꾹집 사장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아직까지 산행하면서 너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귓가에 들린듯 하구나 우와 ~ 이것봐라 ~ 이야 ~
산행하면서 매래치가 그래 좋아 하는거 첨 보았구먼
자연의 극치를 보았다고 해야할까
발품을 팔지 않고서는 도저히 볼수 없는 산꾼들만의 특혜를 마음껏 누리고 온것같아 가슴이 뿌듯하구나
체력이 20년은 더 자연과 함께 할수 있을련지 좀더 일찍 산을 접해서야 하는 생각도 들었고
산행중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혼자서만 보고 왔다는게 많은 미안감이 들고
그래서 오늘 월요일 뽁꾹 뚝배기 허불나케 날랐지 ~~~~
맬치 친구 늘 건강하고 시간 내서 산엘 많이 가고
또 우와 ~ 이야 ~ 들으러 가자꾸나
건강해 ~
aofocl님의 댓글
aofocl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뽁~산에갔다가 와서 마눌님께 봉사 열심이구랴, 나이가 들어가면서 Fe이~, 하여간에 같이 있어서 즐거웠다.
대장님 넘어진거 오랜만에 봅니다. 넘어지자 걱정보다는 우스웠으니 원~
지수님은 어째 안 왔시유~ 바쁘셨는 가베요~
감자대장님께 댓글 감사패를 드립니다. 언제나 관심가져줘서 고마워요~
xms 이제 클났다. DSLR 맛드리면 중고차 한대 슝~ 하고 날라가는데 구좌에 돈부터 채워야 되는디~
maru님 제가 갈때 같이 가입시더, 편안한 모습을 보고 싶으네요~ 캄솨함니다.
예광희씨 맑은 표정 좋습디다. 산을 오르고 이쁜 카메라로 많은 것을 담는 모습, 아름다웠습니다. 산 추억 많이 만드세요~
오늘 오후 아름다운 두위봉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 자주 접하기 힘든 하루 였다고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올겨울 산이 더욱 기대가 되는 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