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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춘삼월 같은 날에 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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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튼튼 이름으로 검색 작성자 튼튼 이름으로 검색
댓글 6건 조회 1,738회 작성일 2007-01-23 17:22:19

본문

***[덕유산]춘삼월 같은 날에 딸과 함께


**언제:2007년 1월 21일(일)
**어디로:덕유산
**누구랑:부산산정산악회랑
**하늘은:도저히 1월 같지 않은 날
**지나온 길:안성시인마을(칠연계곡)-동엽령-백암봉-중봉-향적봉-설천봉-(곤돌라)-무주리조트 or 삼공리(원코스)
**두발차 주행시간:5시간40분(곤돌라 대기,이용시간 50분 불포함)


**산행지도

{FILE:1}


**구간별 시각 및 특징
(제일 후미)


07:30-부산 시민회관 출발

10:04-안성 시인마을 도착
10:18-출발
10:35-칠연 폭포 갈림길/다리
11:39-동엽령
11:45~12:10-동엽령 옆 전망봉/식사
14:23-백암봉
15:06-중봉
15:38~53-덕유산 향적봉
16:05-설천봉/무주리조트
16:40-곤돌라 탑승
16:52-곤돌라 하차/무주리조트 설천하우스

15:??-택시 탑승
18:00-삼골리 주차장 출발
21:20?-시민회관 도착




**내용


어! 비가 온다.
그렇다면 거기는 눈이?

“아빠랑 무주리조트 갈래?”
“스키 타러 갈거야?”
“아니 저번에 타 보았던 곤돌라 타러 가는 거야! 등산도 조금 하고…”
“스키 타면 좋은데! 그런데 등산은 얼마나 하는데요?”
근래 산에는 도통 안갈려고 하더니 조금 관심이 있는 듯 미기를 물어 온다.
“음~ 한 서너 시간 걷고 곤돌라 타고 내려오는 거니까 다희 힘으로 충분히 할 수 있지!”
걸려 들었다.그런데 봄에 가족 모두 무주리조트로 가자는 조건을 단다.
내가 걸려든 건 아닌지?

그렇게 등산화를 산 후 자장면을 먹으면서 수중에 들어온 새 물건 때문에 기분이 좋은지 희희낙낙이다.
내일도 즐거워야 할 텐데…
맞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쓸만한 아이젠에 스패츠까지 장만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집사람이나 나나 자장면이 소화가 잘 안 되는지 속이 더부룩하다.



산행준비를 하고 자리에 누웠는데 잠이 쉬이 들지 않는다.
오후에 예약할 때 대장님이 부탁을 하는데 내 능력도 모자라고 딸까지 데리고 가는데
어떻게 그 일을…

택시를 타고 가면서 딸은 저대로 얼마나 걸릴지 걱정에 옆에서 조잘거리는데,
나는 나대로 잘할지 걱정에 답변을 대충 얼버무리는 사이 시민회관에 도착한다.

대장님께서 오늘 부득불 산행에 참석을 못하니 나보고 가이드 봉사를 해달라고 하였는데,
대장님으로부터 참석 명단과 중요 사항을 전달 받은 후 차에 오른다.

에~
또~
그러니까~

이 정도는 아닌 것 같았는데,
자리에 앉으니 “아빠! 아빠가 왜 말을 해! 그런데 별로다.엄마한테 말해야지”라고 한다.
박명수 버전으로 우이띠하고 싶지만 그랬어 라고 말하면서 한쪽 팔로 딸을 끌어 안는다.

꼭 한번 해보고 싶던 멘트
‘주무시는 분! 일어나십시오’를 하고 들머리인 안성매표소에 도착한다.
올해부터는 국립공원 입장료 징수가 폐지되면서 매표소라는 명칭 대신에 ‘시인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시집 몇 권 놓아둔 그냥 ‘안내소’ ‘지소’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설산의 으뜸인 덕유를 보기 위해 타고 온 버스들이 빼곡하고 부수적으로 화장실도 붐비는데
남녀 구분에 따라 줄의 길이는 아주 대조적이다.

인원점검을 한 후 다시 한번 시간을 주지시키고 상호간에 인사를 한 후 출발을 알린다.
에궁! 선두,중간 가이드를 봉사해주시는 분을 소개를 안했네!
선두가이드는 김종철님!
중간가이드는 조승민님!이었습니다.

등로상태를 보니 전날 부산의 비에 한껏 기대를 했던 마음은
칠연계곡 눈 쌓인 얼음장 가운데 녹은 계곡물 사이로 던져버린다.
딸은 올해 처음 보는 눈인지라 발로 밟고 손으로 뭉치고 아주 즐거운 모양이다.
덩달아 나도 즐거워지지만 저 기분이 언제까지 갈지는….

조금 조금씩 후미하고 간격이 벌어지는데 이는 딸이 쉬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고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과 같다.
‘얼마나 가면 돼?’하고 묻는 것이 힘이 든다는 것을 말해준다.
새 신발 때문에 발뒤꿈치 이번에 발등이 아프다고 하여 끈 조임을 여러 번 고쳐 맨 후
결국 동엽령 조금 못 미쳐 눈물을 글썽이는데,
아비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쉬었다가자,천천히 가자,물 좀 마셔라,너는 잘 할 수 있다라는
말밖에 없다.그나마 이도 가이드를 맡은 탓에 마음이 여유롭지 못하다.

드디어 동엽령에 도착하는데 많은 등산객들이 식사를 하고 그 사이에서 국립공원관리공
여자 직원이 생태 복원중인 동엽령을 통제하고 있다.
두리번거려 보지만 우리 일행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채널이 변경되었는지 무전기도 안되고 k사의 전화도 될 듯 될 듯 터지지 않아 애가 탄다.

배고프다는 딸과 바람 한 점 없는 덕유 주능선의 전망좋은 바위에서
어느새 기분이 풀렸는지 둘이서 오붓한 점심을 즐긴다.
눈꽃은 없지만 그나마 따뜻한 날씨는 딸에게는 다행이리라.

음지의 눈을 만나면 눈을 뭉쳐 던지기를 계속하며 즐거워하고,
양지의 시냇물 같은 등로에서는 옷이 더러워진다고 투덜거리기를 반복하며 걷는 딸,
때때로 힘들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목적지까지 가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작년 여름 대간 진행 할 때 등산로 정비 작업을 위해 헬기가 풀어 놓은 짐들이 가득하더니
계단,목책 등으로 새단장을 하고 등산객을 맞이하고 있다.
아직도 국립공원 목책 너머에서 고기까지 구워먹는 용감 무식한 인간도 있다.
떼거리 문화의 힘이리라.

드디어 중봉이다.
딸도 이제는 다왔다는 생각이 드는지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작년 초가을에 여기까지는 곤돌라 타고 와보았던 곳이기에 대충 감이 잡히는 건지는 모르지만
육안으도 향적봉은 지척에 보이기 때문이다.

주목군락지를 지나고 향적봉대피소를 지나며 작년 생각에 이번에도 컵라면과 햇반 먹고 갈갈까하고 물어보니
그냥 가자고 한다.아비의 서두르는 마음이 읽혔나 보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곤돌라를 이용하는 인원이 생각보다 적은가 보다.
총무하고 통화를 하니 거의 백련사로 해서 삼공리로 간다고 한다.

길게 늘어선 줄 탓에 그리고 행여나 늦을까 하는 생각에 딸에게 설천봉에서 아무것도 사주지 못하고
오늘 산정에 참여하신 남자 한 분,아가씨 두 분과 합류하여
편도 7천원인 곤돌라를 타고 내려오고 만다.

삼공리 가는 셔틀버스 시간이 여의치가 않다.
4시반 차는 가고 없고,6시 차는 우리가 삼공리에서 출발 시간이라 늦고…
히치를 하던지 무슨 수가 나겠지 하고 무작정 나가서 걸어 보기로 한다.

바로 눈 앞에 택시가 짜잔하고 나타나는데,콜 받아 왔겠지 하고 물어보는데 타라고 한다.
이게 왠 횡재야!
2만원이라는데 거리에 비해선 비싸지만 지금 현재 우리의 상황에선 착한 가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요일 스키 마감시간이라 얼마간의 교통 체증을 겪고 삼공리 주차장에 도착하여
회원들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출발 예정 시각인 18시 정각에 출발한다.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딸의 다리를 주물러 준다.




**사진


안성 시인마을에서 출발을 하며
deokyu20060121-01.jpg



동엽령에서 지나온 칠연계곡을 바라보며
deokyu20060121-03.jpg



봄날 같은 덕유의 백암봉 가는 능선
deokyu20060121-04.jpg



백암봉 오른쪽으로 백두대간은 갈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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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를 언제 갈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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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봉 오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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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의 설사면에서 즐거워하는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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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계단으로 새단장을 한 중봉 오름길
deokyu20060121-10.jpg



중봉에서 바라본 향적봉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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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길-왼쪽 백암봉과 그 뒤 뾰족한 무룡산과 순서대로 삿갓봉과 남덕유와 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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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암봉에서 이어지는 대간 길-멀리 좌 대덕산,가운데 삼봉산
deokyu20060121-13.jpg



주목
deokyu20060121-15.jpg



deokyu20060121-16.jpg



deokyu20060121-17.jpg



향적봉에서 바라본 설천봉과 멀리 단풍으로 유명한 적상산
deokyu20060121-19.jpg


무주리조트 설천베이스와 길게 늘어선 줄

deokyu20060121-20.jpg






함께 한 모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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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민님의 댓글

조승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겨울산행을 어린 딸까지 동행하고,
게다가 일일 가이드까지 맡으시느라 마음고생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포근한 날씨 덕택에 조금은 여유있는 산행이었습니다.
산행 전 맨트보다 산행 후 맨트가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더군요.
역시 세상살이는 경험이 중요한가봐요.
수고하셨습니다.
다희도 정말 칭찬을 팍팍 해주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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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님의 댓글

프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일일 대장님까지 맡으시고 이쁜 다희랑 곤돌라 타시고 ㅋㅋㅋ 봄날같은 산행 부럽심더이~~~
건강하시고  조만간 하단에서 쏘주일빙 합시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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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님의 댓글

화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튼튼님이 어떤 분인지 그날 확실히 알았어요. 튼튼님이 어떤 분일까? 정말 궁금했었는데...^^                                                                                                                                        딸래미가 너무 예쁘고 대견스럽더군요. 부러웠어요  ..                                                                                                                                          기대했던 눈꽃은 볼수 없었지만 오랫만에 산정님들도 뵙고 너무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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永漢님의 댓글

永漢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다희를 자꾸 힘든 곳으로 데려가면 아빠에 대한 위대함은 높아지는 반면에 꼬시기 위한 거짓말 때문에 신뢰감은 떨어질 터인데...아동학대(?)를 하지 않으면서 같이 갈 수 있는 방법은 조금 낮은 산을 선택해서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장갑 낀 손을 볼에 대고 있는 모습에 "아이구 내팔자야? 혹시 내 아빠 맞나?" 표정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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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님의 댓글

이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대견한 다희^^~자상한 아빠~!!  먼훗날......아이가 아빠를 떠올리면서 행복해 할겁니다~!!저도 그런 기억이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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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님의 댓글

탱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어떤분인진 잘 모르지만 글을 정말 잘써셧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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