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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들의 세레나데\"와 \"한편의 산수화\"를 매화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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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사 이름으로 검색 작성자 박사 이름으로 검색
댓글 9건 조회 1,966회 작성일 2003-02-14 00: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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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겨울비 치곤 온종일 많은 비가 주룩주룩 했었고,오늘은(2月9日)그 비 핑계로 게으름을 즐기고 싶었는데, 山에 가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아니, 예약약속 지키고 싶어 8년 만에 매화산을 찾았슴돠!(08:00)

등산 들머리 부터 안개가 자욱하다. 그리고 희미한 산 하나가 어렴풋이 나타난다. 이때까진 아름다운 바위들을 보질 못할까? 좀 안타까운 맘도 생기고...하지만, 집행부님들의 정성어린 시산제 음식을 서로서로 나눠 가방에 눌러담고, 37명의 회원님, 산행대장님의 안내말씀 듣고 곧바로 산행시작!(10:30)..뿌연 아스팔트와시멘트길을 걷는다. 청량사밑 저수지가 길옆에 꽁꽁 얼어붙어 보이는데, 희미해서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갑자기 천불산 청량사라고 쓴 절 집 입구가 환히 보이기 시작한다. 매화산을 찾는데 아니, 천불산이라니? 어리둥절...천개의 불상이 능선을 뒤덮고 있는 모습같다고 하여 불가에서는 천불산이라 부른다나?

절집입구 왼쪽 길로, ㅇ님과 함께...어제 내린 비로 인해 잔설과 함께 가끔 질펀해진 길을 걷는다.이후부턴, 산정님들은 모두 절에 가셨나? 보이질 않는다. 다른 산악회 산우(山友)님들의 모습만 보일 뿐!

좀 시끌벅적하다. 외줄기 산길이 매우 미끄러워 비틀비틀 꽈당 나가떨어지는 님도 보이고, 그래서 지금부터 아이젠 찬 님도 생기고...우린 사뿐사뿐 길가 잔설 밟으며 조심조심 미끄러지질 않으려고, 나무와 돌에 의지한 채 안간힘을 쓴다. 절집 뒤뜰에 남은 잔설과 얼음이 이렇게 고통을 주는구나...

직선 외길 듬성듬성 박은 통나무 계단 길은 산행시간 넉넉해 천천히 걷지만,급경사이라서 퍽도 힘이 들어, 중턱에서 첨으로 바위에 걸터앉아 쏟구 치는 땀 훔치며, 타 들어가는 목을 축이기 위해 벌컥벌컥 물도 들어 마시면서 가쁜 호흡 가다듬는다.

이후,정상을 향한 힘이 합치고 마음이 합치고...꼭 그렇게 그렇게 한발한발 힘주어 내 딛다보니 드디어 정상같은 첫능선에 올라섰다.(11:50) 이곳엔 이정표가 이렇게 서 있었다.
매표소 →(0.4km)청량사 →(0.8km)현재위치 →(0.3km)민초정 →(0.8km)남산 제일봉이라고...

뒤를 돌아보니 아! 저멀리 세상 가득 안개가 차 올라 벌써 구름파도가 일고...저마다 산우님들의 가슴엔 꿈 날개가 펼쳐진다. 안개 속에 숨었던 햇님 덩어리가 서둘러 햇살 불러들여 언제,활활 타올라 지금 우리들에게 하나도 막힘 없는 순도 99.9 %의 시계(視界)를 보여娩.

아니! 탄성이 절로 나온다.(이때,공자 후손님께선 열심히 사진에 담는다.)
오!일어서는 땅과 출렁이는 하늘사이 들판가득, 가고픈 "구름바다 궁전"이다. 구름 파도에 몸을 눕히면 몸이 편안해질 것 같애 풍덩 뛰어들고 싶었슴돠! 그렇지만 넘 멀리 있어서.....
정말 갈매기만 날지 않을 뿐이지 그야말로 순백의 푹신한 구름바다가 가득차 넘실 거린다.(이때 roger님께선 "오늘의 압권이다"라고 설파 하였슴돠!)

건너편엔 가야산 정상 자락이 불심을 지피고 있는 해인사 뒤에서 하얀 눈 왕관을 뒤집어 쓴채 헌걸차게 쏫아 있고 눈앞엔 스스로 자랑스런 바위들의 세상이다...예쁜바위와 분재같은 소나무들을 만나니 유명한 화가도 흉내내기 힘든 한편의 뛰어난 산수화다. 정말 조화롭고 다채로운 바위들의 신비스러움에 창작이라는 것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가를 느끼면서.....

중간중간 철 계단을 지나기도 하고, 험한 바위들을 넘기도 하면서 눈앞에 사방팔방 펼친 세상은 일망무제로 확트여.... 저멀리 덕유산 자락과 가야산 그리고 이름모를 산들이 흰붓으로 툭툭 점을 찍어 완성한 한폭의 산수화임엔 틀림없다.또한 바위들은 어떤가? 웅장하기보다는 아기자기하면서....조그마한 바위들이 여러개 모여 만들어진 그야말로 수석 전시장 같다.

감탄과 탄성 속에 바위와 쇠사다리를 오르내리다 보니, 어느덧 매화산 정상 남산 제일봉이다! 이곳에서 올해 산정인의 무사 산행 기원하는 시산제!.... 산행대장님과 여러 회원님 함께 정성 다하여 잔설 위에서 천지신명과 매화산 산신님께 제를 올린다. 그윽한 향불과 함께 산정님의 맑은 영혼이 온누리에 활활 타오르소서......솔바람도 잠이 들었나? 겨울 끝자락에 때아닌 봄볕이 고루 퍼져 싱그럽고 포근도 하다. 이후 음복함께 나누며 긴 시간 담소 즐기고, 점심 식사도 하고.....기념 사진도 찰칵하고......

이제부터 오늘 이 감탄스럽고 신비스러운 바위들이 뿜어내는 아름다움을 가슴에 담고 속세로 하산한다. 이곳 비탈 하산 길은 음달이라 눈도 제법 많고 미끄럽다. 날등을 벗어나자 오솔길 걷는 것처럼 부드럽고 완만하다. 가끔 진창길, 눈길, 얼음판을 번갈아 밟으면서 회원님 모두 저마다 아름다운 얘기로 웃음꽃 피우며 넉넉한 산길 퍽 재미있게 미끄럼 타며 장난기도 발동하며 내려오다 보니 벌써 속세의 해인사 관광호텔 앞이다.
여기서 온천욕 즐길 님 뒤로하고, 다른 님은 해인사로 향하고, 저는 酒님을 사랑하여 주막으로 go.....

오늘 "바위들의 세레나데"를 듣고 가슴에 안고 온 이 아름다운 풍경은, 앞으로 윤택하고 아름다운 생활을 꾸리는데 필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확신하며.... 이만 물러갑니다. 함께 하신 산정님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다음 뵈올 때까지 부디 옥체 보존하시옵소서....

※오늘 운동화 신고서 겁없이 매화산 오른, 길 잃은(?) 젊은 남녀 대학생 5명에게 부산까지 우리차량으로 한량없는 친절을 베풀어주신 산정 집행부님 복 많이많이 받으소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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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의 댓글

박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사실 roger님,걸어서 하늘가지님께서 넘 좋은,산행기를 올리셔서 저는 글 쓰지 않을려고 했었는데...저니님께서 산정님을 위해서 덕유산 종주 산행기를 너무 상세히 올리셔서 감동받아 무례함을 무릅쓰고 사족(蛇足)으로....이렇게 한잔 취해 억지로 기억 더듬어 가식없이 졸필을...용서바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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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하늘까지님의 댓글

걸어서 하늘까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박사님 ,오셔네요,,,별말씀을 전 실천그대로 생각나는대로 그냥 적어요,,,전 유격조교잔아요,,그래서 박사를 꿈꾸죠,,,그때까지 박사님 강의 경청하고 배워야죠,,잘읽었읍니다,,,역시 주가 주네여,,,주도 박사이시라 안주거리만이 장만해야게네요,,,산정에는 집행부 모두다들 집행부며 회원이죠,,저도 일일회원인데요^^늘 변함없는 사랑으로 우리벗 설 박사님,,옥체보존,,,만수무강,,유아독존,,,교우이신,,,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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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를 꿈꾸며님의 댓글

박사를 꿈꾸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잇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으며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어려서 배우지않으면 늙어서 아는것이 없고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거둘것이 없어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날 할 일이 없어지다,,,,공자 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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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님의 댓글

저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박사님... 저때문에 늦은밤에 주무시지못하고.... 그렇지만 아침에 또 좋은글을 읽을있는것에 기쁨에 감사를.....매화산(남산제1봉)은 넓게보면 가야산의 일부라고도 할수있는곳이지요..신라말기의 학자인 최치원이 마지막 생을 보낸곳이기도하지요..8년만에 매화산을 다시 찾으셨군요... 감회가 어떠하셨는지요... 시산제도 올리시고...힘들어하는 산행초보님들을 부산까지 태워주시는 맘에 산정의 따뜻한 정을 느낍니다.. 바로 산정이 추구하는 무한감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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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님의 댓글

김영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 일요일엔 주(?)님에 감사!! - 日曜日엔 酒님에 感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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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팬님의 댓글

박사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박사님 글 얼마나 기다렸는디,,,인자 오셨능교? 酒님 찾으시느라 그랬군요/시산제 축문 읽으신 소감과 밤늦도록 酒님 사랑 뒷이야기는 우째됐능교? 바위섬,,바위산의 세레나데,,,하하하/음악과 표현 한번 죽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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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님의 댓글

나그네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갈매기 울음소리 멋져버라--음악 존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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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시절님의 댓글

여고시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박사님 반갑습니다. 몇일간 컴 고장으로 ......  매화산에 천불산(천개의 불상이 능선을 뒤덮고 있다고요) 제주한라산 영실 등산입구 산행하다보면 바위가 오백개 있다하여 오백장군이라하는데요... 사진자료실보니 바위하나하나 정말 신비습럽군요. 구름파도.구름바다. 산행못한게 아쉽네요 산행후기에 음악하고 딱이네...박사님이 8년만에 찾은 매화산은(안개, 바위, 설경)  그리고요 한가지 땡초클럽도 좋고요 산사모회는 어떤가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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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팬님의 댓글

나도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남은 것은 바위섬과 흰파도라네.......바위섬에 살고 싶어라....나는 너를 너무 사랑해...이제는 갈매기도 떠나고...아....박사님은 글과 음악 매치의 달인인가봐여...눈물이 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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