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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이 가도 난 너를 잊을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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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유리 이름으로 검색 작성자 유리 이름으로 검색
댓글 10건 조회 2,096회 작성일 2003-02-27 00: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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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회관 08:00 - 남강휴게소 09:00 - 중산리 도착 10:15)****

올 겨울 나의 최대프로젝트는 당연 지리산 산행이었다. 2월달 직장내 휴무를 정할때 많은분들이 덕유산 종주에 휴무를 맞추었지만 나는 아무산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르지 내가 가고 싶은산은 딱 한곳. 그 이름만으로도 찬란한 남한 육지에서의 최고의 봉... 이 산의 정상을 밟지 않은자는 산에 대해 논하지 말라고 했던 바로 그산.... 바로 지리산 천왕봉 이었다. 2월 마지막주에 산정산악회 지리산 천왕봉 계획이 잡혀 있다는 저희 직장산악회 회장님의 단 한마디에 오로지난 천왕봉을 밟아 보기 위해 준비했다.

지난해 직장동료들이 지리산 종주를 하고 온후 찍은 수많은 사진과 산행후기를 읽으면서 피를 토할 심정으로 지리산에 대한 애착이 남 보다 강했다. 그리고 저번에 같이 못한게 너무나 아쉬움이 컸기에 더욱 지리산에 대한 꿈과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출발하기 전 회장님이 급한 사정이 생겨 나 홀로 산정산악회에 몸을 실었다. 날씨의 변덕이 너무 심해 노심초사 걱정 하시던 회장님의 염려를 안고 시민회관에 도착했다.

차를 주차시키고 모닝커피를 두잔타서 산정산악회 대장님한테 먼저 인사를 한후 차에 몸을 싫었다. 30여명의 산정식구들과 함께 Let's Go... 지리산... 변덕스러운 날씨가 조금 부담 되었지만 남한의 제1봉인 천왕봉을 나의 가슴에 품는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나 설레였다. 아.. 정말로 이쁜 여자친구를 만난들 이보다 더 설레일까 하면서 말이다...... 남해고속도를 따라 한 시간 정도 가서 남강 휴게소에 도착했다.

역시 비는 계속 내리고.... 내마음은 그 빗물을 타고 지리산을 향했고..... 휴게소의 쓴 원두커피에 너무나 마음편한 나의 모습에 만족 아주 만족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시간 더 달리니 여기가 항상 말로만 듣던 중산리 인가..... 산정식구들은 미팅을 간단히 마친후 선두 중간 후미에 각 한명의 안전요원을 배치시키고 점심은 행동식으로 하는게 가장 좋을 것 같다는 산정대장님의 말을 가슴에 안은채 그렇게 나의 지리산 등반은 시작 되었다.



****(중산리매표소 10:45 - 칼바위 11:10 -로타리대피소.법계사 12:05)****

산행이 시작되자 어느 누구 말없이 묵묵히 자기기의 갈 길만 가기 시작했다. 나도 선두 그룹에 서서 정말로 내가 느끼고 싶은 천왕봉의 정상에서의 환희를 위해 그렇게 묵묵히 올라갔다.

매표소를 지나 산행 전체 표지판 앞에서 어느 회원님 한테 사진한장 부탁했다.
사진 촬영후 회원님 왈...
회원님 : 혹시 저니님 이십니까.... ?
유 리 : 아닙니다. 저니님은 저희 직장산악회 회장입니다.
회원님 : 산행후기를 참 자세히 정성스럽게 적어시던데요..
유 리 : 산도 아주 좋아하지만 우리가 함께한 소중한 기억을 너무나 이쁘게 간직하려는 아주 좋으신 분입니다.....^^

역시 그랬다. 회장님이 항상 자랑하시는 산정산악회에서 자기팬이 생겼다는 사실이 결코 우스개 소리가 아닌... 많은 산정인들이 저니님에 대해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진실로 느낄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산행은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짙은 안개로 전방20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시야에 지리산의 모습은 아무것도 보지 못한채 오로지 등산로만 따라서 말없이 말없이 올라 갔다. 한 30여분 정도 가니 칼바위가 나왔다. 이성계가 왕위에 올랐을 때...... 로 시작한 칼바위에서 사진한장 찍으려 했는데 너무나 가파른 등산로라 숨이 차 올라 왔다. 도저히 사진 찍을 분위기가 아닌 듯.... 그래서 포기 하고 계속오르니 우와... 이거 장난아닌데... 내가 그토록 좋아 하는 능선은 온데 간데 없고 안개에 비에 눈에 엄청난 가파른길에 거기에 추운날 땀에 더위까지...

출발하기전날 산행코스가 만만치 않을것이라는 회장님의 말처럼... 정말인것 같았다 ... 바위로 굴로 통나무로 흙길로 빙판길로 눈길로 안개에 비에 눈에 거기에 가파른 숨을 고르가며 체력을 너무 소모하니 배고픔까지 이겨내며... 정말 전쟁에서 패한 패전병의 기분이 이럴까.... 힘들고 힘들지 않던 지난 산행의 기억이 아스라이 생각하면서 그렇게 한참을 오르니 저멀리 통나무로 만든 집 ... 아하 이것이 지리산의 산장이라는 곳이구나...! 바로 로타리 산장에 도착했다. 간단히 물로 목을 적시고 다시 산행시작하려 하는데 산장 바로 위에 법계사라는 절이 보였다.....




***(개선문13:15 - 천왕봉정상13:45)****

법계사 대웅전으로 향했다. 대웅전에서 부처님에게 우리가족의 안녕과 평온을 기도드리고 그리고 나와서 뒤쪽 바위쪽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마 큰 부처님의 형상이 있을법한 바위에 기도드렸다. 저번주 일어났던 너무나 슬펐던 우리 이웃의 대 참사 대구지하철 희생자와 그의 가족들을 위해 기도드렸다. 지상에서 못다한 일들.... 그리고 그들의 사랑...... 천상에서 너무나 행복하고 사랑 받으라고.......TT

천왕봉을 향했다. 개선문에 가기전 하얀 눈과 상고대 그리고 하얀 눈으로 뒤덮인 산과 설경.... 그리고 상고대 ... 정말 아름다웠다.... 그렇게 그렇게 나의 발길은 천왕봉을 향했고 아 천왕봉이 눈앞에 우뚝 서 있었다. 마지막 나의 힘을 발휘하여 안전줄을 잡고 뛰어올라 가기 시작했다.

드디어 천왕봉 정상.......... 해발 1915... 육지에서의 남한 제1봉... 그 감격은 정말 눈물이 나오려고 할 정도로 감격 이었다. 하지만 체감온도 영하 30도를 방불케 하는 차가운 온도와 안개로 오로지 정상의 바위들과 -한국인의 기상은 여기서 시작된다- 라는 정상돌비석만이 나를 반길뿐이었다. 지리산의 운해와 아름다운 지리산 능선은 보이질 않고 추위와 안개만이 가득찬 천왕봉...... 하지만 하나도 아쉽거나 슬프하지는 않았다. 언제든지 날씨 맑을 때 한번 다시 오면 되는거다... 여기서 중요한건 오로지 최고 봉에 올랐다는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 했다는거.. 그것만으로 나의 지리산 산행은 천왕봉 정상에서의 기쁨은 충분했다....




****(장터목14:25 - 백무동하산 17:20 - 진영 20:10 - 시민회관 21:00)****

장터목을 향해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본 하얀 설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여전히 안개로 전방시야는 많이 가렸지만 능선을 따라 내려오는 나의 기분은 행복 98% 넘칠 때 였다...^^ 그렇게 내려오다 제석봉이란 곳이 생각났는데 눈에 뒤덮인 지리산에서 어디가 제석봉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40분정도 내려오니 저멀리 그 빨간 우체통이 있다는 장터목에 도착했다. 일단 산장과 빨간 우체통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산장 취사장에서 준비한 김밥과 컵라면으로 나홀로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장터목을 뒤로 한 채 중간책임자인 산정대장님과 회원님 몇분과 함께 하산을 하였다. 하산도 역시 지리산이었다. 정말로 지리지리 할 만큼 걸어 내려온 백무동 계곡길의 하산길.... 주위에 아무도 없는 시야는 온통 눈으로 뒤덮혀 있었다.

정말 호랑이와 곰이 당장에 내 눈앞에 나타나 으러렁하고 나타날것만 같아 무서웠다...^^ 그만큼 인적없는 조용한 눈길을 3시간 정도 내려오니 저멀리 백무동 주차장이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철다리를 건너 산행이 끝날 무렵 난 이런생각을 가졌다. 이런생각은 맨 마지막에 언급하려 한다. 그리고 후미 그룹까지 완전하산후 산정가족들은 고향인 부산으로 향했다. 부산 다 되어갈 무렵 김해 진영휴게소에서 원두커피를 아주 달게 타서 한잔 마셨다. 서부산 톨게이트를 거쳐 학장 현대자동차를 경유해서 시민회관 도착, 아낌없이 이끌어 주신 산정대장님과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찾아뵙겠다는 여운을 남긴채 오늘 지리산 천왕봉 산행은 마무리 지었다.

*하산길에서 유리가 생각한 이런생각이란?
내 주위에 수 많은 산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내 삶은 결코 불행하지 않을 것같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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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하늘까지님의 댓글

걸어서 하늘까지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반갑읍니다,조은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조은산행 잘하시구여,,지리산천왕봉 갈만 하지예,,,남한에서 제일높기하기만 하늘아래 뫼이져^^,,,저니님두 잘지내시져,,,항상건강하시고,,푸르름과 자연을 벗삼아 좋은 산꾼 화이팅! 유리처럼 맑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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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님의 댓글

김영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천년이 가도...최대 프로젝트...피를 토할 심정으로...패전병의 기분...산이 존재 하는 것만으로도..../ 단단히 산사랑에 미친(열병에 걸린) 당신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p.s 패전병 하니 생각이 나는 군요.해방 후 이현상 부대 빨치산들이 자신들 나름의 이상을 안고, 이곳 지리산에 도당을 만들고 그곳을 그렇게 패전병처럼 올라갔을 겁니다.지리산엔 진짜 반달곰이 서식 중이고 뭔가 헛것이 보이면 그건 아마 파르티잔의 영혼이 헤메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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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인님의 댓글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한국인의 氣相 여기서 發原 되다. 지리산 천왕봉 정상비에 적힌 문구 인데 전해오는 바 이현상 작품 이라고... 유리님 수만은 산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할수 있을 것입니다.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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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님의 댓글

저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유리님 회장을 대신해서 잘 다녀왔네요.... 일욜 하루종일 걱정이 앞섰는데 당당히 천왕봉을 손에넣고 돌아오신 후배님께 큰 박수를 보냅니다... 산정홈피에 실린 멋진 사진과 산행기 잘읽었습니다.. 그리고 산정의 첫산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참.... 그리고 저를 기억해주시는 산정님이 계시는것이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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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의 댓글

박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역시 그 회장에 그 회원님이시군요?멋드르지고,맛나는, 실감나는 산행후기 올려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산정에 또 한분의 재주꾼이 탄생하셨네요?유리님 말씀처럼 산정엔 저니님팬이 정말 많아요.앞으로 님께서도 자주 찾아주시고,글 올려주시면 재주많아 팬이 아마 또 많을 것임을 확신합니다...천왕봉 정상'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란 표지석은 지난 80년대 이것을 세울 때는 '경남인의 기상'으로 새겼다가 말썽이 나자 '한국인의 기상'으로 고쳤다.이 표지석 이전에는 남명 조식의 '하늘이 울어도 천왕봉은 울리지 않는다'는 오석 표주가 서있었다..최화수의 大河르포 <地異山>..유리님! 정상에서 광활한 전경은 안개땜에 비록 못 보셧지만 이제 산정에서'홀로서기'성공하셔서 이렇게 큰글까지 베풀어 주심을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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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니님의 댓글

저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박사님... 지난 1월 가지산에 갔을적에 큰 정상에 조금떨어진곳에 어느산악회에서 만들어놓은 조그마한 정상석에 "경남인의 기상은 여기서 발원(?)된다라는 글을 읽은적이 생각이 납니다... 역시 지리산정도면은 "경남인의 기상"보다는 "한국인의 기상"이 어울리겠죠... 이번기회에 지리산에 대한 공부를 좀 할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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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의 댓글

박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저니님!..가지산엘 최근에 오른적이 없어서..담에 꼭 확인하고 싶네요..정보주셔서 고맙습니다.제가 8년전 올랐을때 지리산 정상표지석 "韓國人의 ..." 글에 어느분의 소행인지? "韓國人"글자를 정으로 예리하게 파내어 글자가 형체조차 없었던 적을 목격하고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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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금맨님의 댓글

개금맨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유리님 그날 사진 박아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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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님의 댓글

유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너무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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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님의 댓글

유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생각나는 되로 적은글에 너무나 많은 관심과 격려로 너무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을 거울삼아 더욱더 우리산하를 아끼고 사랑하는맘 가득하며 기회가 된다면 빠른시일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산정을 사랑하는 모든 좋은님들.. 항상 가정과 직장에 행복만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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