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속에 담아온 진달래향기.... 비슬산산행기 - 일 자 : 2003.4월 20(일요일) - 날 씨 : 흐림(봄비) - 인 원 : 산정님00분 - 배경음악 : Tie a yelle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양동∼휴양림∼대견사터∼진달래군락지∼비슬산정상(대견봉)∼유가사 [산행시간 4시간50분 식사/사진촬영시간포함] ▷ 비슬산산행지도 ▷ 비슬산은요?.... 비슬산은 대구시와 달성군, 청도군에 걸쳐 산자락을 드리우고 있으며, 유가사 쪽에서 올려다 보면 거대한 수직 암릉이 정상을 받치고 있는 듯 우뚝 솟아 있다. 정상인 대견봉에서 남쪽 능선을 따라 988봉 - 조화봉으로 이어진다. 조화봉 능선에서 서쪽으로 대견사 터 - 1034봉으로 이어지며 1034봉에 팔각정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정상에서 북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앞산으로 가는 안내표시가 되어 있다. 정상에서 조화봉 까지 약 4km에 걸친 능선은 988봉 주변에 바위가 있을 뿐 육산(흑산)으로 큰 나무들이 없는 시야가 탁 트이는 초원 같은 이 능선에 가을에는 억새가, 봄에는 군락을 이룬 진달래가 붉게 물들인다. 진달래 군락사이에 싸리나무 등 잡목들이 섞여 있으나 진달래가 더 많다.비슬산 진달래는 정상부근, 988봉 부근 아래, 대견사 터 산자락 등 크게 3군데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대견사터 북쪽 광활한 30여만평의 산자락이 대규모 진달래 군락지이며, 진달래가 가장 곱고 밀집되어 있는 곳은 988봉 부근 아래 산자락이다. .........한국의산하 시민회관(08:00)∼칠서휴게소(09:16)∼구지T/G(09:38)∼유가사(09:52) 오랜만에 고향뒷산을 간다는 설레임때문인지 맘이 들떠 새벽근무자가 깨우기전에 일어났다. 눈을 부비며 창밖을 보니 어! 아직까지 비가내리네....제법 굵은 빗줄기가 가로등불빛을 받아 부슬부슬내린다. 일기예보는 전날까지만해도 일요일에는 비가 그친다고 하더니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늘게 내리던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는것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비오는날(雨曜日)을 무척 좋아편이고 전날 출근할적에 방수자켓을 가져왔으니 오히려 적당한 봄비는 산행에 또 다른 재미를 더해줄것 같은 생각을 해본다. 7시20분경에 시민회관에 도착 적당한곳에 주차를 시키고 회관앞 사거리로 걸어나오는데 저만치 우산을 들고 있는 대장님의 모습이 보인다. 비가오니 눈이오나 1년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시고 계시는 대장님의 뒷모습이 믿음직하고 참 보기좋다. 아침인사를 드리고 가까운 식당에 가서 대충 아침을 해결하고 차에 올라 산정님을 기다린다. 먼저 박사님이 오시고... 뒤이어 영한님과 숙희님 모습도 보이시고.. 지난 1월 민주지산산행때 참석했던 문숙님도 오랜만에 오신것 같다. 비가내려서 그런지 오붓하게 산정님을 모신차는 비슬산으로 출발....

☞ 봄비가 내리는 시민회관앞....(07:45)

☞ 칠서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09:16)

8시10분에 출발....동서고가로를 지나 남해고속도로를 빗속에 질주 칠서휴게소를 도착했다. 오랜만에 들린 휴게소다. 비슬산에 갈려면은 시간상 들려야하는 곳이다. 아직 날씨는 여전히 보슬비가 오락가락한다. 비슬산으로 가는 많은산악회 차량들이 작은주차장을 메우고있다. 따뜻한 커피한잔을 마시고 곧바로 산행지인 유가사로 출발... 구지T/G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5번국도로 접어들었다. 여기서 한번 죄회전해서 현풍쪽으로 조금만 가다보면 "비슬산유가사"라는 커다란 이정표가 반겨준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빗줄기는 점점 가늘어져 이제 세우(細雨) 변했다. 자켓없이 걸어도 큰 부담이 없을정도인것 같다. 주차장에는 곳곳에 '비슬산 참꽃축제' 현수막이 봄바람에 나부낀다. 봄철 산행의 백미는 단연 꽃과 함께하는 산행일것이다. 그것도 "참꽃"이라는 순수한 우리말을 가진 진달래야말로 4월의 한국의산하를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인다.


산행시작(09:56)∼매표소(10:04)∼휴양림(10:26)∼대견사터(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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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위쪽 계단을 올라서 5분정도 걸어니 돌탑2개가 보이고 조그마한 다리를 지나면 비슬산 매표소가 보인다. 매표소를 지나면 완만한 경사의 시멘트포장도로가 계속이어지는데 20여분 걸어야 비로소 산길이 열린다. 길 양쪽으로 휴양시설로 보인는 여러개의 산장모습이 보인다.

부슬부슬내리던 비도 완전히 그친것 같다. 비가내린직후라서 그런지 나무숲 내음이 진하게 전해지고 봄비를 흠뻑 머금고 있는 나무와 꽃들이 너무도 깨끗하게 보인다. 이지점이 대충 해발 500m정도 되는것 같다. 여기는 진달래가 완연히 핀 모습이다. 정상에 가면 아직 완전히 만개가 되질 않았을것임을 예상해본다.

☞ 산행지도를 살펴보고있는 산정님...(10:02)

☞ 매표소입구에있는 돌탑...(10:04)

산길로 접어들면서 부터 경사가 조금씩 가파라지는데 후미에 오시는 영한님이 지난주에 주(酒)님을 계속 모신탓인지.. 힘들어 하는것 같다. 보통사람은 산행을 하면은 체력이 보강이되는데 오히려 영한님은 체력이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는것 같다. 비가오고난뒤의 후덥덥한 날씨때문에 조금은 더 힘이 들것으로 생각된다.

산행로 중간중간 예쁘게 피어있는 진달래가 힘들 덜어주고 참꽃요정의 예쁜표지판이 깜찍하게 달려있다. 새순들이 촉촉하니 더 선명하게 보여 마음까지 맑아지는 기분이다 비 온 후의 산 ! 아니 간간이 내리는 빗속의 산행은 이런 맛 때문에 즐기는 것이 아닌가 ? 싶다...

☞ 이제는 산길이 열리고...(10:36)

☞ 예쁜 비슬산 참꽃요정....(10:52)

안개속 숲이 걷히고 전망이 조금씩 열리기시작.... 조금만 더 올라가면 대견사터에 도착될것 같다. 임도와 만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안개속에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있는 덩치큰 기암괴석이 터를 호위하듯이 둘러싸여있는 모습이 다가온다. 해발1000m넘는 이곳에 넓은 터를 닦아 절을 지었다는것이 믿기지 않는다. 여기서 유가사쪽으로 보는 조망이 일품일텐데... 짙게 깔린 안개때문에 미워! 미워! 미워!....

대견사지 삼층석탑
대견사(大見寺)의 창건설화에는 중국 당나라 때 황제가 절터를 찾던 중 세숫물 아래 한 폭의 아름다운 산수가 비취길래 수소문 해보니 바로 이 자리였다는 것이다. 때문에 대국에서 본 절이라 하여 '대경사(大見寺)'라 이름지었다고 자료는 전하고, 이탑은 전형적이 신라석탑에서 벗어나 퇴화된 양식을 보이는 고려전기의 작품이라고 자료는 전하고있다.


대견사터(11:20)∼진달래군락지(11:30)∼용연사갈림길(12:00)∼대견봉(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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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쉬움을 안개속에 묻은채 대견사터를 뒤로하고 쇠철로 만들어진 난간을 올라주능선에 올라섰다. 비로소 비슬산의 자랑... 30여만평이나되는 넓고넓은 진달래평원이 나타난다.아직 정상부근에는 꽃을 완연히 피우지못하고 있는듯하다. 군데군데는 봄비를 맞아 생기있게 핀 참꽃의 아름다운 모습이 나의 마음을 전부 빼앗아 버린다...예로부터 진달래는 참꽃이라 불리우는 순수한 우리 꽃이다. 대견사터에 988봉까지 이르는 길에는 사람정도만큼이나 키가 큰 진달래 꽃밭이 계속이어진다.

많은사람들이 지리산 피아골 단풍을 삼홍(三紅)이라 하는데...이곳의 진달래 또한 삼홍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진달래 꽃이 붉고, 진달래를 찾은 사람의 옷자락이 붉고, 여기에 취한 사람의 마음마져 붉게 물들어' 삼홍을 이룬다고 선등자(先登者)가 남긴 산행기에는 전하고있다.. 아마..내생각에도 참꽃이 만개하는 5월초가 되면 정말 "삼홍(三紅)이라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네" 하고 감탄할것 같다.

대장님 말씀에 의하면은 매년 봄철 비슬산을 가이드하시면서도 이곳 진달래군락지가 해발 1000m가 넘는 고원에 위치하고있어 기상청에서 조차 진달래 개화시기를 맞추가 힘들다고 한다. 이곳 대구달성군에도 개화날짜를 맞추지못해 올해 참꽃축제도 참꽃없는 축제가 되는것 같다.

☞ 나의위치는 어디일까요....(11:43)

☞ 봄비를 맞은 비슬산 참꽃...(11:52)

이제부터는 능선길을 한시간정도 걸어야 비슬산정상인 대견봉에 도착할것 같다. 능선길은 반대편쪽인 유가사나 용연사에서 산행을 시작하신분들이 휴양림으로 가기위해 많은분들과 만나는길이다. 산행로에 핀 진달래를 따서 입에 넣어보니 진달래향과 달콤한맛이 일품이다. 정상부근에 도착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는 대장님과 오차장님을 뒤로하고 정상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평지로 되어있는 정상은 꽤 넓게 보인다. 비슬산 최고봉 대견봉이라는 정상석은 비가와서 미끄럽게 보이는데도 많은분들이 기념촬영을 하기위해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산불감시초소옆에는 어른키만한 크기의 이정표가 세워져있는데 머리.어깨.허리.무릎부근에 각각의 산행로를 알려주는 푯말이 붙여있는데 허리부분에 있는(조화봉방면)푯말이 제멋대로 회전을 한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르키고있으면 처음오시는분들은 엉뚱한길로 갈수있을것 같다.

비슬산은요?
비슬산(琵瑟山."비파 비(琵) 거문고 슬(瑟))")이라는 이름은 정상에 있는 바위의 모습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비슬이란 말이 인도의 범어의 발음 그대로 음으로 표기한 것이라고도 하며, 비슬의 한자 뜻이 포라고 해서 일명 포산이라고 하였다 한다고 합니다.


출발(13:10)∼도성암갈림길(13:30)∼유가사(14:30)∼주차장(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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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한바퀴 돌고오니 후미일행이 도착을 한것 같다. 나무밑 적당한곳에서 점심식사를 가졌다. 오늘은 문숙님이 가져오신 밀양무안김치가 최고 인기다. 바로 옆에는 나이가 조금 지그하게 드신분이 계셨는데 박사님이 여쭤보니 6학년이란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젊은사람들과 산에서 호흡을 맞추고 산행을 한다는것이 쉽지는 않을텐데...

☞ 대견봉의 거리이정표..(13:13)

☞ 대견봉을 뒤로하고 하산..(13:26)

하산은 대견봉정상비석옆으로 난길을 따라 내려서면 된다. 휴양림쪽보다는 경사가 심해보인다. 비가내린탓으로 등산로는 미끄럽고 질퍽하여 조심스런 하산이 필요하다. 눈밭에서 미끄러지는것은 그래도 어느정도 눈이 충격방지를 해주지만 너덜지대에서 미끄러지면 발목이 삐는경우와 골절의 위험이 항상 있는것 같다. 어느정도 내려서자 도성암 갈림길 이정표가 보인다. 고도를 낮추어 내려갈수록 좀처럼 물러날것 같지 않던 안개도 서서히 걷히는 느낌이다.

☞ 도성암 갈림길 이정표..(13:30)

☞ 줄지어선 연등의 모습..(14:28)

산행로가 끝나고 아스팔트길을 10여분정도 내려서면 유가사가 보인다. 유가사는 신라 때부터 내려오는 유서깊은 고찰로 지난번 내소사처럼 고풍스럽고 고즈넉한 모습을 기대했지만 마음과는 달리 많이 변해있었다. 유가사입구에는 연등이곱데 수놓아있는것으로 봐서 부처님오시는날이 멀지않았음을 알려준다. 극락전에 들려 속세의 탐욕과 번뇌를 잠시나마 참회하여본다.

유가사(瑜伽寺)는?..
유가종의 총본산으로 신라 흥덕왕 2년(827년) 도성국사가 창건한 유가사는 비슬산 정상의 암석이 마치 아름다운 구슬(瑜)과 부처의 형상(伽)을 하고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비슬산의 주봉인 대견봉 밑 내산에 위치하고 있는 유가사는 천년의 역사와 더불어 고찰의 풍미를 간직하고 있으며 빼어난 산수와 절경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 유가사 극락전의 모습..(14:51)

☞ 달성대장군과 달성여장군...(15:00)

최근에 지은듯한 일주문을 지나 주차장으로 내려오면 많은사람들로 붐비는데 주차장옆 비슬산집에서 하산주를하며 오늘산행의 뒷이야기를 꽃피웠다. 시간적여유가있어 느긋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일잔후.. 모두 잔을모아...박사님이 즐겨하시는 말씀유머중에서.....두번째 진달래(찐하고 달콤한 내일을위하여~)를 힘차게 외치고 차가 기다리고있는 양동쪽으로 내려왔다.

유가사출발(16:00)∼구지T/G(16:12)∼장유휴게소(17:06)∼시민회관도착(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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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슬집에서 하산주를 하며...(15:20)

☞ 장유휴게소에 곱게핀 연산홍(17:08)

돌아오는길..창밖으로 고향의 모습이 멀리 아련하게 보인다. 어릴적 맘놓고 뛰놀던 그 동심의 시간이 생각이난다. 언제나...돌아가고 싶은 시간. 잠시눈을 붙여 어릴적 그 시간으로 돌아가본다. 시민회관에 도착한시간은 오후6시쯤... 산정에 산행을 하고난 이후 최고일찍 도착을 한것 같다. 산행에 참석하신분들과 다음에 또 뵙기를 인사하고...뒤돌아서 걸어오면서 이런생각을 했다.

"산이란 과연 나에게 어떤 존재일까"
아침 산행준비를 하고있으니까 동료들이 비가오는날 산에간다고 나보고 산에 미쳤다고 한다. 글쎄....3년전에 첨 산행을 시작할적에는 누구말처럼 산이있기에 그냥 무작정 다녔는데 요즘은 산이 내 삶의 일부가 된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동료들이 산에 미쳤다고 해도 그 말이 듣기가 싫지않는것이다. 아마.... 나도 산에대한 지독한사랑을 뛰어넘어 어느정도 중독(?)된것이 아닐까 하는 기분좋은 생각을 가져본다.

산정님.. 산행기를 마치고 따뜻한 커피한잔을 마셔봅니다.. 오늘도 비가 하루종일 내리고 있네요..올봄에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리는것 같습니다. 그렇죠? 비내리는 소리가 참 듣기가 참좋습니다..맘속에 간직하고온 진달래향기를 산행에 참석하지 못한 산정님께 글로써 보내드립니다.... 늘 부족하고 지루한글 끝까지 읽어주시는 산정님께 감사드립니다..산정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