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을 통해 보는 건강법]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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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을 통해 보는 건강법] 동상
약한 추위에서 오랜 시간 노출돼도 위험
냉한 약과 활혈시키는 방법으로 치료
동상(凍傷) 하면 겨울에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하여 겨울 동(冬) 자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 얼 동(凍) 자를 쓴다.
지금부터 50년 전이면 가마득한 세월인데 본인이 느끼기에는 어느새 지났는지 엊그제만 같다. 50년대는 시장에 가거나 기차역에 가면 상이용사가 많았는데 대부분 발목이나 손목을 자른 장애자였다. 6·25 직후에는 병원에서 다리를 절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도 추운 겨울 1·4 후퇴 때 피난민들이 동상에 걸린 후유증이 아닌가 싶다. 또 육군병원에서도 부상자들이 다리를 절단한 경우가 많았는데, 총기사고보다는 동상 후유증으로 절단한 것이 많다.
지금은 외과수술이 많이 발달하여 다리절단 수술 중에 사망자가 없지마는 그 당시에는 사망자가 대단히 많았다. 처음에는 발가락을 잘라내고, 다음에는 발목을 자르고, 그래도 안 되면 무릎 또는 허벅지까지 잘라냈다.
벌겋게 충혈되고 부풀면서 가려운 증세
50년대는 군인들의 피복이나 신발의 재료가 나쁘고 엉성하게 만들어서 추운 겨占〈 손과 발이 많이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동상으로 이어졌다. 더구나 초소근무병은 일정한 시간동안 귀가 시리고 발가락이 얼어도 부동자세로 근무해야 되므로 발이나 손에 혈액순환장애가 나타나서 동상에 많이 걸렸다.
농촌에서는 겨울에 신발이라고는 짚신과 고무신밖에 없으니 눈 녹은 물이 신발 속으로 들어가서 날씨가 추워지면 양말과 함께 꽁꽁 얼어서 동상에 걸렸다. 이로 인하여 전신에 패혈증이 나타나 사망한 경우도 많았다. 정말로 불행한 일이다.
그 시절에는 너무나 물자가 없고 먹고 살기가 어려워서 겨울에 손이나 발을 따뜻하게 보호해주는 방한복이나 방한화는 생각도 못했다. 손가락이 시리면 입으로 호호 불거나 옷소매 속으로 손을 넣어서 동상을 피했지만, 발가락은 마음대로 그렇게 할 수 없어 동상에 많이 노출되었다. 필자도 초등학교 시절에 농촌에서 짚신을 많이 신어서 1도 정도의 동상에 걸린 일이 있었다.
진부령 덕장에 가면 동태가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면서 수십 일을 지나면 살 속에 물기가 다 빠져 명태가 되듯이, 사람도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면 살 속에 있는 혈관이 파괴되어 혈액순환이 안 되고, 그러면 영양공급과 산소공급이 안 되어 동상이 나타나게 된다.
오랫동안 추운 데서 발가락을 꽁꽁 얼려서 혈액순환을 중단시키면 모세혈관이 파괴되어 혈액공급이 차단되고, 이로 인하여 발가락 근육세포에 영양과 산소공급이 차단되어 근육조직이 괴사에 빠지게 된다. 혈관조직은 한 번 괴사에 빠지게 되면 계속해서 심장쪽으로 혈관이 파괴되어 그 혈관으로부터 혈액을 공급받던 근육은 자연적으로 썩는다. 작은 신발이나 버선을 꽉 쪼이게 신으면 발가락이나 발등에 혈액순환이 안 되어 나중에는 발이 뚱뚱 붓고 발가락 사이에 벌겋게 염증이 생기는 이치와 같다.
사실은 우리 몸에 동상이 걸리는 곳은 발가락만이 아니고 전신 어느 곳이나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발가락 손가락 귓불 콧등에 많이 나타난다. 심장에서 가장 먼 곳이나 유난히 튀어나온 부분에 동상이 잘 걸린다. 그러므로 궁둥이에 동전만한 구멍을 뚫어놓고 추운 데서 오랫동안 노출시키면 역시 동상에 걸린다.
현대사회에서 직업상 드라이아이스를 취급하는 사람들은 잘못하면 손가락에 순간적으로 동상을 입을 수가 있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드라이아이스는 영하 160℃ 이하인 경우가 많으므로 동상이 순간적으로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장례 집에서 입관할 때 드라이아이스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때에도 취급자는 철저한 주의가 요망된다.
동상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동상 걸린 부위가 벌겋게 충혈되면서 약간 부풀어 오르고 조금씩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어떤 때는 아주 미미하게 피부감각이 마비되면서 어둔해지는 것을 느낀다. 가려움증상도 날이 가면서 조금씩 심해지고 나중에는 피가 나도록 긁어도 시원치가 않다. 이 때는 동상인지 무좀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자기가 특별히 추운 곳에 가지도 않았는데 동상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니 구별하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
그런데 약간 추운 방에서 발을 내놓고 깊은 잠에 빠지면 심장이 최소한도로 혈액순환을 시켜서 발의 온도가 내려가고, 이것이 여러 번 반복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동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아주 추운 곳에서는 아주 짧은 시간만 노출되어도 동상에 걸리지만, 약간 추운 곳에서 장시간 노출되어도 동상에 걸린다. 높고 춥고 눈이 많은 고산지대에서 등산하는 사람들이 장비를 가지고 가도 동상에 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겨울에 동사자가 많은 것도 같은 이치이다.
치료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아직까지는 시원치 않으며, 한방의학에서는 이열치열 이한치한으로 냉한 약과 활혈시키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또 민간요법으로 겨울에 콩 자루나 팥 자루에 손이나 발을 묻어 통증을 완화시키고 가려움증을 감소시켰지만, 일시적인 냉동요법에 불과하다.
무엇보다도 동상은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예방만 잘하면 100%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예방법이 강조된다.
김남주 보건학 박사·잠실한의원 원장
약한 추위에서 오랜 시간 노출돼도 위험
냉한 약과 활혈시키는 방법으로 치료
동상(凍傷) 하면 겨울에 걸리는 병이라고 생각하여 겨울 동(冬) 자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 얼 동(凍) 자를 쓴다.
지금부터 50년 전이면 가마득한 세월인데 본인이 느끼기에는 어느새 지났는지 엊그제만 같다. 50년대는 시장에 가거나 기차역에 가면 상이용사가 많았는데 대부분 발목이나 손목을 자른 장애자였다. 6·25 직후에는 병원에서 다리를 절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도 추운 겨울 1·4 후퇴 때 피난민들이 동상에 걸린 후유증이 아닌가 싶다. 또 육군병원에서도 부상자들이 다리를 절단한 경우가 많았는데, 총기사고보다는 동상 후유증으로 절단한 것이 많다.
지금은 외과수술이 많이 발달하여 다리절단 수술 중에 사망자가 없지마는 그 당시에는 사망자가 대단히 많았다. 처음에는 발가락을 잘라내고, 다음에는 발목을 자르고, 그래도 안 되면 무릎 또는 허벅지까지 잘라냈다.
벌겋게 충혈되고 부풀면서 가려운 증세
50년대는 군인들의 피복이나 신발의 재료가 나쁘고 엉성하게 만들어서 추운 겨占〈 손과 발이 많이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동상으로 이어졌다. 더구나 초소근무병은 일정한 시간동안 귀가 시리고 발가락이 얼어도 부동자세로 근무해야 되므로 발이나 손에 혈액순환장애가 나타나서 동상에 많이 걸렸다.
농촌에서는 겨울에 신발이라고는 짚신과 고무신밖에 없으니 눈 녹은 물이 신발 속으로 들어가서 날씨가 추워지면 양말과 함께 꽁꽁 얼어서 동상에 걸렸다. 이로 인하여 전신에 패혈증이 나타나 사망한 경우도 많았다. 정말로 불행한 일이다.
그 시절에는 너무나 물자가 없고 먹고 살기가 어려워서 겨울에 손이나 발을 따뜻하게 보호해주는 방한복이나 방한화는 생각도 못했다. 손가락이 시리면 입으로 호호 불거나 옷소매 속으로 손을 넣어서 동상을 피했지만, 발가락은 마음대로 그렇게 할 수 없어 동상에 많이 노출되었다. 필자도 초등학교 시절에 농촌에서 짚신을 많이 신어서 1도 정도의 동상에 걸린 일이 있었다.
진부령 덕장에 가면 동태가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면서 수십 일을 지나면 살 속에 물기가 다 빠져 명태가 되듯이, 사람도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면 살 속에 있는 혈관이 파괴되어 혈액순환이 안 되고, 그러면 영양공급과 산소공급이 안 되어 동상이 나타나게 된다.
오랫동안 추운 데서 발가락을 꽁꽁 얼려서 혈액순환을 중단시키면 모세혈관이 파괴되어 혈액공급이 차단되고, 이로 인하여 발가락 근육세포에 영양과 산소공급이 차단되어 근육조직이 괴사에 빠지게 된다. 혈관조직은 한 번 괴사에 빠지게 되면 계속해서 심장쪽으로 혈관이 파괴되어 그 혈관으로부터 혈액을 공급받던 근육은 자연적으로 썩는다. 작은 신발이나 버선을 꽉 쪼이게 신으면 발가락이나 발등에 혈액순환이 안 되어 나중에는 발이 뚱뚱 붓고 발가락 사이에 벌겋게 염증이 생기는 이치와 같다.
사실은 우리 몸에 동상이 걸리는 곳은 발가락만이 아니고 전신 어느 곳이나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발가락 손가락 귓불 콧등에 많이 나타난다. 심장에서 가장 먼 곳이나 유난히 튀어나온 부분에 동상이 잘 걸린다. 그러므로 궁둥이에 동전만한 구멍을 뚫어놓고 추운 데서 오랫동안 노출시키면 역시 동상에 걸린다.
현대사회에서 직업상 드라이아이스를 취급하는 사람들은 잘못하면 손가락에 순간적으로 동상을 입을 수가 있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드라이아이스는 영하 160℃ 이하인 경우가 많으므로 동상이 순간적으로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장례 집에서 입관할 때 드라이아이스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때에도 취급자는 철저한 주의가 요망된다.
동상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동상 걸린 부위가 벌겋게 충혈되면서 약간 부풀어 오르고 조금씩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어떤 때는 아주 미미하게 피부감각이 마비되면서 어둔해지는 것을 느낀다. 가려움증상도 날이 가면서 조금씩 심해지고 나중에는 피가 나도록 긁어도 시원치가 않다. 이 때는 동상인지 무좀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자기가 특별히 추운 곳에 가지도 않았는데 동상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니 구별하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
그런데 약간 추운 방에서 발을 내놓고 깊은 잠에 빠지면 심장이 최소한도로 혈액순환을 시켜서 발의 온도가 내려가고, 이것이 여러 번 반복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동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아주 추운 곳에서는 아주 짧은 시간만 노출되어도 동상에 걸리지만, 약간 추운 곳에서 장시간 노출되어도 동상에 걸린다. 높고 춥고 눈이 많은 고산지대에서 등산하는 사람들이 장비를 가지고 가도 동상에 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겨울에 동사자가 많은 것도 같은 이치이다.
치료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아직까지는 시원치 않으며, 한방의학에서는 이열치열 이한치한으로 냉한 약과 활혈시키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또 민간요법으로 겨울에 콩 자루나 팥 자루에 손이나 발을 묻어 통증을 완화시키고 가려움증을 감소시켰지만, 일시적인 냉동요법에 불과하다.
무엇보다도 동상은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예방만 잘하면 100%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예방법이 강조된다.
김남주 보건학 박사·잠실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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