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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씨,3명 시신찾으러 3월14일 에베레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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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자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2,230회 작성일 2005-03-05 12: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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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씨, 3명 시신 찾으러 14일 에베레스트로

[서울신문]“친구야, 미안하다. 너무 늦었구나.”

산(山)사나이들의 생사를 초월한 우정이 펼쳐진다.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인 엄홍길(45·트렉스타)씨가 생애 38번째로 히말라야를 찾아간다.14일 등반은 정상에 오르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지난해 5월 계명대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에베레스트 원정을 떠나 등정에 성공한 뒤 산을 내려오다 숨진 박무택씨와 장민씨,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나섰다 유명을 달리한 백준호씨 등 3명의 시신을 찾기 위해서다.

특히 엄씨와 박씨는 지난 2000년 칸첸중가(8598m)에서 사선을 넘나드는 사투를 벌인 끝에 정상을 정복하는 등 히말라야 8000m급 봉우리를 4차례나 같이 올랐던 막역한 사이.

이들의 시신을 되찾기 위해 계명대 산악회를 중심으로 조직된 이번 등반대에 엄씨는 자신의 일정을 뒤로 돌린 채 흔쾌히 참가했다. 엄씨는 “올 봄에만 전 세계 25개 등반대가 에베레스트를 오르내릴 텐데 그 길목에 누워 있는 동료들의 시신을 차마 그대로 방치할 수가 없었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이번 등반은 정상 정복보다 오히려 더 힘들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산 지대의 험준한 지형과 악천후, 산소 부족으로 몸 하나 가누기 힘든 상황에서 기계의 힘이 아니라, 순수 사람의 힘으로만 시신을 운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박씨의 시신은 정상(8848m)으로 가는 8750m 암벽 구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다른 2명은 정확한 위치가 알려지지 않아 수색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앞서 엄씨는 지난 1월 말 한라산에서 시신을 운구하기 위한 훈련을 벌였고, 지난달에는 네팔로 건너가 사전 답사를 마치기도 했다.4억∼5억원에 달하는 경비는 포스코, 파라다이스 등 뜻있는 기업들의 지원으로 마련됐다.

엄씨는 “차디찬 눈 속에 잠들어 있는 동료들을 품에 안고 고향에 돌아올 수 있도록 대자연이 허락해줬으면 한다.”고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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