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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 \"무택이가 끌어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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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작성자 산정인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2,266회 작성일 2005-06-04 13: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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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 "무택이가 끌어올렸어요"

"8천m이상 올라가기는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올라갈수록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게 무택이가 끌어올린 것 같습니다."

지난달 29일(한국시간) 후배 산악인 박무택씨의 시신을 수습, 안장한 엄홍길(45.트렉스타) 휴먼원정대 등반대장은 마지막 시신 수습 작업을 앞두고 심한 기관지염으로 더 이상 박씨의 곁에 가는 것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31일 밤 베이스캠프(5천100m)로 무사히 귀환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엄 대장은 1일 연합뉴스와의 위성전화에서 "고도가 높아질수록 숨이 턱턱 막혀와 7,8천m 이상 올라가면 숨이 멎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23일 ABC(전진베이스캠프.6천300m)에 도착한 엄 대장은 ABC나 캠프 1,2에서 지휘를 할 것도 생각해봤지만 직접 나서지 않으면 시신수습 작업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결국 박씨의 시신을 자신의 손으로 돌무덤에 편안히 안장했다.

엄 대장은 "내려올 때는 무택이가 길을 터준 것 같았다. 하늘이 맑아지고 다리에 힘이 생기면서 ABC까지 한달음에 내려온 것 같다"고 말했다.

ABC에 있는 장비를 철수 중인 휴먼원정대는 4일 위령제를 지내고 5일이나 6일 베이스캠프를 출발해 하산할 예정이다.

원정대는 카트만두로 돌아온 뒤 13일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엄 대장과의 일문일답.

--박무택씨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은.

▲너무나 심신이 稚컥羚駭쨉 무택이를 보는 순간 충격이 컸다. 무택이가 얼음에 휩싸여 차갑게 누워있다는 현실 자체가 갑자기 이해하기 힘들어졌다. 마치 방금까지 살아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신 수습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원정 길 후반부에 들어 날씨가 너무 안 좋아 두 번의 기회를 놓쳤다. 막판에는 기관지가 좋지 않으면서 호흡에 곤란을 느꼈다.

--직접 올라가는 게 힘들지 않았나.

▲처음에는 올라가면 갈수록 숨쉬기가 힘들어져 7,8천m 이상은 올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ABC 등 다른 캠프에서 무전기로 지휘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직접 올라가야 시신 수습이 순조롭게 될 것 같았다. 단단히 각오를 하고 한 걸음 한 걸음 디뎠는데 올라갈수록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마치 무택이가 올라오라고 부르면서 끌어올린 것 같았다.

--시신 수습을 할 때 상황은.

▲시신이 얼어있었고 두터운 얼음도 무택이를 감싸고 있었다. 3시간 동안 절벽에 붙어 있는 시신을 떼어내고 몸에서 얼음을 제거했다.

--돌무덤에 안장했는데.

▲네팔이 훤히 보이는 양지 바른 곳에 편히 잠들라고 안장했다.

--내려올 때는.

▲내려올 때는 무택이가 길을 터준 것 같았다. 마음이 편해진 데다 하늘이 맑아지고 다리에 힘이 생기면서 ABC까지 한달음에 내려온 것 같다.

--지금 몸상태는.

▲내려와서 쉬니까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말하기가 이전보다 편해졌다(여전히 목은 쉬어있는 상태).

--앞으로 원정대 일정은.

▲ABC에 있는 장비들을 철수하고 있는데 3일께 완료된다. 4일 위령제를 지내고 5일이나 6일 하산을 시작할 것이다. 현재로는 13일 아침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같이 고생한 대원들에게 고맙고 백준호와 장민의 시신을 찾지 못해 안타깝다. (서울=연합뉴스)

2005.06.02 08:1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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